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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Sep 08. 2022

아이폰 14가 이 모양으로 나온 이유

아이폰 14 발표 이벤트가 끝났습니다. 처음에 애플 워치 소개가 너무 주야장천 나와서 힘들었지만, 어쨌든 다 보긴 했네요. 전체적으로는... 비상시 긴급 구조(+위성 활용) 기능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 게 인상적이면서도, 왜 이러지? 했다는.


특히 애플 워치가 심했는데요. 아무래도 애플 워치를 '필수품'처럼 여기게 만들려고 하는 작업이라 생각하고 넘어가렵니다. 살면서 위성까지 써가며 긴급 구조 요청할 일이 몇 번이나 있겠어요.


다만, 이번에 발표된 애플 워치 울트라-는, 기존 가민-같은 회사가 지분을 차지하고 있던 고급형 스마트 워치 시장을 상당히 잡아먹을 것 같습니다. 라이딩이나 다이빙이나, 각각 존재감을 가지는 특화된 회사들이 있는데, 조금 곤란해질 듯.


뭐, 한국이라면 골프 관련 기능 들어갔을 것 같아서, 확실히 시선이 다르긴 하구나-하고 느낍니다. 소개 시간도 애플 워치+울트라 합쳐서 30분. 아이폰 14가 20분이고 14 프로가 20분이었던 걸 생각하면, 정말 힘 팍주며 소개했습니다.






... 중간에 소개한 새로운 에어팟 프로는 별로 관심 없고요(막 귀라서 36만 원이나 주며 그런 제품 살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오늘 키노트를 보다가 가장 당황했던 부분은, 마지막에 아이폰 가격 알려줄 때였습니다. 뜬금없이 아이폰 12가 들어가 있었거든요. 가격도 아이폰 13과 같아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하고 한국 애플 스토어 들어가 보니, 아이폰 12는 당연히(?) 팔지 않습니다. 다만 저렇게 나온 이유를 추측할 수는 있었는데요.


... 아이폰 13 밑에 써진 가격이, 아이폰 미니 가격입니다.


그러니까 아이폰 판매 제품을 늘린 겁니다. 아이폰 SE/ (표준 크기) 아이폰 12/ (미니) 아이폰 13 (표준) 아이폰 13/ (표준) 아이폰 14/ (맥스) 아이폰 14 맥스/ (표준) 아이폰 14 프로 (맥스) 아이폰 14 프로 맥스.... 뭐 하는 거냐 애플.


다행인 건, 일단 달러 기준 가격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거 안 그래도 강달러 상황인데, 가격 올리면 더 안 팔릴 거란 우려가 꽤 있었거든요. 그래서 가격이 오르긴 했는데, 생각보단 덜 올랐습니다. 덜 오르긴 했는데, 그래도 따지면 꽤 많이 올랐습니다.


아이폰 14 256GB 기준 대충 18만 원 정도 올랐어요. 가격이 비쌀수록 더 올라가서, 아이폰 14 맥스 프로 1TB는 35만 원 정도 올랐습니다. 가격 인상 폭은 10%가 넘습니다.





아이폰 14는 안 팔릴 겁니다. 256GB 용량 기준 아이폰 13보다 18만 원 올랐는데, 배터리 시간 1시간, GPU 코어 하나 추가, 전면 카메라 오토 포커스 기능, 색이 다양해진 정도가 전부입니다. 충돌 인식 기능은 한국에서 누가 쓸까요. 18만 원 더 주고 이걸 사느니 중고로 아이폰 13을 사는 게 훨씬 낫습니다.


다만 기본 가격에 10만 원... 256GB 기준 아이폰 13보다 28만 원 비싸진 아이폰 13 맥스 모델은 좀 팔리겠네요.






여기는 변화된 미국 시장의 흐름이 한몫했다고 봅니다. 아이폰 12 미니는 작은 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인기를 얻었지만, 전체적으론 별로 팔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이폰 13 프로 맥스, 그러니까 큰 화면 스마트폰이 꽤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이폰 13-아이폰 13 맥스 프로 이렇게 이원화된 겁니다. 아이폰 13 프로도 안 팔린 건 아닌데,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고요.


아이폰이 점점 사치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면 당연히(?) 아이폰 프로 쪽에 힘을 싣겠죠. 올해도 아이폰이 더 잘 팔릴 거라 자신하는 이유는 모르지만, 아무튼 애플은 팔리는 수량이 적어도 더 비싼 걸 많이 팔아서 이윤을 내야 합니다. 


중국과 미국에선 사실상 가격 동결, 또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인하에 가까운 편이라, 이 두 나라 시장에 전력투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고요.




그를 위해 내놓은 기능이 바로 다이내믹 아일랜드입니다. 알약형 노치를 커졌다 작아졌다 보이게 하면서, 세컨드 스크린(?) 같은 느낌을 주는 거죠. 실행되는 기능을 표시하고, 알람을 잘 보여주는 기능이랄까요. 보면서 이걸 이렇게 쓰다니-하면서 신박하게 여기긴 했지만, 어차피 1년 정도 지나면 지루해질 겁니다. 우린 인간이니까요.


사진이나 영상은 더 좋아졌다고 했는데, 사실 정말 프로들에게나 다가갈 문제라- 모르겠네요. 원하면 아이폰 12로도 일반적으로 쓸 사진은 다 충분히 찍을 수 있습니다. 유감이지만, 아이폰 프로 모델 사도, 제대로 사진 찍는 일반인은 별로 못 봤습니다. 제대로 찍는 사람들은, 원래 DSLR 가지고 다니며 사진 잘 찍던 사람들뿐.


결국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가계가 넉넉하신 분들은 + 아이폰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이폰 14 프로 사세요. 그냥 큰 화면이 좋으시면 아이폰 14 프로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실 겁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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