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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Aug 09. 2016

갤럭시노트7, 삼성이 변하고 있다

애플이 주춤거리는 사이, 삼성은 다른 파도를 올라탔다

갤럭시 노트7은 예상했던 대로 나왔다. 홍체 인식 기능 등을 더한, 갤럭시노트5를 강화한 형태로. 예상대로 반응이 뜨겁다. 갤럭시S7이 갤럭시S의 완성형이었다면, 갤럭시 노트7은 갤럭시 노트의 완성형이기 때문이다. 

전작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하고, 스스로 생산한 부품을 대거 탑재함으로써 개발/생산비도 줄였다. 예상 생산 대수는 월 250만 대. 이미 갤럭시S7을 잇는 메가 히트 제품의 자리를 예약해 놓았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예상한 대로다. 예상하지 못 했던 것은 갤럭시노트7을 둘러싼 분위기 변화다.


갤럭시 노트7, 새로운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다



이번 갤럭시 노트7 에서, 삼성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하나는 기술 과시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것. 홍채 인식 기술은 작년부터 탑재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기술이다. 하지만 사용성이 나아지기 전에 일찍 탑재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특이하게(?) 올해 삼성 전자는, 실사용성, 이 제품으로 인해 얻어지는 유저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전의 삼성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가격 정책 역시 마찬가지. 32G 용량을 없앰으로써 초기 구입 비용이 올라간 것은 맞다. 하지만 언론에서 100만 원이 넘어갈 것 같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99만 원이란 출시가를 발표하고, 이통사에서도 지원금을 미리 공시하게 함으로써 갤럭시노트7 붐에 찬물이 끼얹어지는 것을 바로 막았다. 

이런 변화를 통해 어떤 것을 노리는 지도 분명하게 보인다. 바로 삼성 스마트폰이 중심에 놓인 생태계의 확대. 신용카드와 보안카드 대신 삼성 페이를 사용하는, 시계 대신 기어핏을, 가상 현실을 보기 위해 기어VR을 사용하는 생태계를. 삼성은 지금 삼성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라이프 스타일 생태계를 야금 야금 만들어가고 있다.


차세대 아이폰, 출시되기 전부터 난관에 부딪히다



반면 아이폰7은 출시되기 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디자인 때문이다. 2년 주기로 디자인이 달라지던 예전과는 달리, 차기 아이폰은 디자인 차별성이 거의 없을 전망이다. 대신 듀얼 카메라, 무선 충전 기능 등이 추가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리 매력적인 포인트는 아니다. 이어폰 단자가 없어질 경우 많은 불만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알려진 차기 아이폰에 대한 루머는 기대감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낮추는 것들이었다. 거기에 애플이 더 비싼 아이폰 프로를 내놓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고급 제품에만 듀얼 카메라를 달 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정말 그렇기야 하겠냐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렇게 한다면, 애플은 이미 망한 길을 걷는 것과 다름없다. 안 그래도 비싼 제품인데, 핵심 기능을 더 비싼 제품에만 제공하겠다고?

아서라, 원래 애플은 그런 기업이 아니었다. 하드웨어 스펙보다 사용자 경험에 더 초점을 맞추던 몇 안되는 회사가 바로 애플이었다. 최근엔 그런 애플의 모습이 사라졌다. 관리의 팀 쿡은 애플의 이익은 관리했을지 몰라도 사용자 경험은 예전만큼 관리하지 못 했다. 삼성은 애플이 있던 자리로 한 발자국 다가갔는데, 애플은 그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비틀 비틀대고 있다. 



시장 양극화, 이제 스마트폰은 다음 세대로 움직인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시장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전조를 보여준다. 루머지만 애플 프로 같은 좀 더 고가형 제품의 출시가 검토된다거나, 미국 알뜰폰으로 출시된 ZTE의 99달러짜리 패블릿 ZMAX, 인도에서 출시된 프리덤 251 같은 초저가형(5000원짜리 스마트폰!) 스마트폰의 발매가 그 증거다. 

예전 휴대폰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모두 비싸다가 고가/중가 시장으로 나뉘는 것이 보급기이고, 저/중/고가 시장으로 나뉘는 것이 성숙기라면, 양 극단을 추구하는 제품이 나오는 것은 시장이 끝물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우리야 이통사가 스마트폰 유통을 장악하는 바람에 그런 흐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 시장의 성패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다음 시장을 먼저 생각하고 대처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삼성전자는 시장의 바람이 바뀐 것을 알고, 바뀐 바람이 그리는 파도에 천천히 올라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애플은 계속 굴러떨어지고 있다. 다가올 9월, 애플은 과연 그런 우려를 뛰어넘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음, 솔직히,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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