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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도와줄 때 행복한 사람

디자인 팀의 만능 재주꾼, 김성구 매니저 이야기

by 거친짹

자연이 좋아요

그는 자연이 좋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눈에 들어오는 자연 풍경을 보는 게 좋다. 세상에 있는 모든 자연을 보고 싶어서 어렸을 적 꿈이 세계일주였다.


그 꿈의 첫 발걸음으로 재작년 대학교 마지막 방학 때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독일, 체코,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24일간 돌아다녔다. 그중엔 스위스의 자연 풍경이 가장 인상 깊었다. 지금도 멍 때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그때의 여행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의 새로운 취미는 자연 풍경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아재향이 난다. / Photo by 김성구


가족 이야기

그가 이렇게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게 된 것은 큰 누나의 영향이 크다. 그에겐 2명의 누나가 있는데, 그중에 올해 결혼한 큰 누나는 지금까지 본인 인생의 반을 해외에서 살았다. 그녀 나이 24살에는 1년 반 동안 세계일주도 다녀왔다. 전 세계에 안 가본 곳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그러한 여행하는 삶이 좋아서 누나는 외교관이 되었다.


여기까지 들으면서 진취적인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실 그녀는 시각 장애에 알비노 증후군을 갖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 편견으로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오히려 그러한 고난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공부에 심취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인이 갖고 있던 핸디캡을 발판 삼아 꿈을 이루어 가는 그녀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의 아버지는 10여 년 넘게 간암으로 투병생활을 하시다 재작년에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술을 많이 드셨다. 학창 시절에 그의 아버지는 술에 취해 계시거나, 아프시거나 둘 중 하나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술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은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본인이 늦둥이 아들이라서 귀하게 자라왔다.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계속 가고 싶었는데 작년에 엄마와 함께 다녀왔다. 여자 친구랑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했다.


그는 생전 처음 가는 장소에 가도 길을 잘 찾는다. 방향 감각도 좋다.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내비게이션이다. 그것은 아마 엄마가 부동산을 해서 어린 시절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만약 엄마가 없으면? 그것이 그에게는 현재 느낄 수 있는 가장 슬픈 일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 그는 엄마 없이 못 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마보이다.



여자 친구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 여자 친구를 엄청 사랑한다. 그가 군 제대 후 같은 학교 후배였던 그녀를 만났다. 가식적이지 않은 순수함이 너무 매력 있어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서로가 결혼에 대한 생각은 갖고 있지만 아직 둘 다 어려서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 결혼을 한다면 5년쯤 후를 예상해본다.


그에게 있어서 완벽한 하루란 시계를 별로 안 보게 된 날인데, 올해 3월에 다녀온 여자 친구와의 일본 여행이 바로 그랬다. 여자 친구도 그의 영향인지 자연을 좋아해서 함께 홋카이도에 있는 빙하와 유빙을 보러 갔었는데, 이미 다 녹아서 볼 수는 없었다. 그것 빼고는 거의 완벽한 여행이었다.



인생의 목표

대학교 시절에 홍대 앞 미술학원에서 강사를 한 적이 있다. 학교가 군포에 있어 끝나고 학원까지 오가는 게 힘들었지만 그 일이 무척이나 재밌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려면 나 자신도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들이 즐거웠다.


그의 인생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 물론 디자이너로서 명예와 인정을 받아 유명해지고 싶긴 하지만, 사실 어떠한 분야 상관 없이 누군가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새로운 것을 남보다 먼저 알고,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빨리 나이가 들어서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미중년(?)이 되고 싶어 한다. 미래에 앞마당이 있는 집에 개를 키우며 지금의 여자 친구와 같이 사는 것이 그가 꿈꾸는 삶이다.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었다. 김치찌개를 앞에 두고 활짝 웃는 김성구 매니저의 모습.


디자인 팀에서

지금 그는 집닥 디자인 팀의 일원이다. 그가 디자인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남들에게 잘 표현하기 위함이다. 지금 배우고 있는 영상과 3D 기술도 머릿속에 있는 것을 멋있게 구현하고 싶어서 배우려고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은 아직 자신이 없지만, 기존에 있는 것들을 더 좋게 바꾸는 것은 자신 있다.


현재 디자인 팀의 다른 디자이너들은 각자가 맡은 분야가 있지만, 본인은 애매한 포지션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 집닥으로 새로 오신 윤영선 팀장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길을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BX디자인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BX디자인이야말로 그의 적성에 딱 맞는 일이라 생각된다.




김성구

그는 공공 예절과 시민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어진 규범에 맞춰서 행동을 해야지 본인의 이득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이기적인 행동은 진짜 싫다고 했다. 웬만해서는 화를 안 내는데 억울한 일을 당하면 감정이 주체가 안된다고 한다.


또 사람들은 잘 모르는 사실인데 생각보다 뒤 끝이 있고 엄청 소심하다고 한다. 본인이 누군가에게 잘못한 일이 있으면 그게 그렇게 신경이 쓰인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모습을 감추고 싶어서, 조금 대범해지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더 살가운 척을 하고 다닌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일부러 먼저 다가가고 누군가 말을 걸면 미소로 답했다.


그렇게 마음먹은 지가 거의 십여 년. 그는 차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였고, 좋은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있는 김성구 매니저 / Photo by 김태웅


실제로 그는 만능 재주꾼이다. 집닥에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우선 김성구 매니저를 찾는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서버나 컴퓨터, 기타 설비 담당이 따로 없어서 구성원 내에서 직접 관리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대부분 그가 관리하고, 설치하고,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심지어 랜 선도 설치한다. 그는 디자이너다.


그는 누군가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그래서 본인 업무보다 다른 일을 더 많이 할 때도 있다. 어느 날은 부탁받은 일이 너무 많아 보여서 걱정했더니 씩 웃으면서 괜찮다고 했다. 다른 이를 도와주는 게 좋단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자신의 행복보다 남을 도와줄 때가 더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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