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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T Feb 06. 2021

방송도 음악도 내겐 ‘유레카!’

인내심(人內心): 피플러스- 5. 장유례 아나운서

장유례 아나운서(본인 제공)


최근 부캐(주: 부 캐릭터의 줄임말로, 한 우물만 파던 과거와 달리 본업 이외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거나 평소의 모습과 달리 새로운 모습이나 새로운 성격을 드러내는 행위) 열풍이 불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부캐를 만들고 이를 뽐내고 있다.     


하지만 여러 일만 잔뜩 벌여 놓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부캐에 함몰된 나머지 본캐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부캐를 한 때의 유행처럼 가볍게 취급하는 것이다. 부캐 또한 자기 자신인데 말이다. 이 과정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에 진정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반갑다. 강산이 한 번 바뀔 정도로 긴 세월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한편, 다른 분야에서도 자신만의 개성과 색깔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굳이 부캐 운운하지 않고서도 말이다. 그녀는 바로 SBS스포츠 장유례 아나운서다. 


#. 방송과 음악의 공통점은...    


장유례 아나운서는 ‘음악 하는 아나운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자신의 전공(이화여대 작곡과)을 살려 지난 2017년부터 격월간 프로젝트 Bimonthly를 통해 신곡들을 잇따라 선보였고, 동료 아나운서들이 이 프로젝트의 객원 보컬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장 아나운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 OST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드라마 속 귀에 익은 배경 음악 중 여러 곡이 그녀의 손끝으로부터 나왔다.

   

‘음악 하는 아나운서로 잘 알려져 있어요전공을 다시 접하고 살리는 느낌인데음악 작업하는 소감이 궁금합니다.

장유례 아나운서(이하 장): 음악 작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집에서 쉬는 날에 곡을 쓰면서 힐링합니다. 방송이나 육아로 지칠 때 음악이 제게 힘을 주고 있죠.


작곡 전공임에도 음악인의 길을 가지 않고 스포츠 아나운서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어떤 계기로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셨는지요?

: 클래식 작곡 전공이라 작곡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어요.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더 하거나 음악 선생님이 되거나 아주 드물게 음악 관련 회사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제 눈엔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중학생 때 교내 아나운서를 했던 게 너무 재미있었고, 음악 관련 방송을 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마음먹으면서 아나운서의 꿈이 시작되었어요. 라디오 DJ나 영화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진행자, 예술을 다루는 교향 방송 MC를 너무 하고 싶었고 그래서 아나운서 시험 준비를 하게 됐죠. 그런데 제가 시험을 보던 시절에 공채가 너무 없었어요. 1년 가까이 지상파 3사 아나운서 채용이 없던 적도 있었고 그나마 드물게 공채가 나서 시험을 보면 탈락하고...(시험을 정말 많이 봤어요. 1차에서 탈락한 적도 있었고, 최종까지 가서 탈락도 있었죠) 그래서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생각하기로 했고 그렇게 스포츠까지 확장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전 스포츠를 정말 좋아해서 빅 이벤트는 당연히 새벽잠 안자며 다 챙겨 봤고요. 당시 유럽축구도 보고 열심히 야구장도 다녔어요. 또래 여자들 중에선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또 많이 알고 있는 편이었죠.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스포츠 채널 시험은 편하고 재미있었어요. 예를 들어, SBS스포츠 실기 테스트에서는 저에게 돌발 질문을 많이 하셨는데(야구 선수 인터뷰 상황) 저는 그 선수가 최근 트레이드 이슈가 있었던 선수란 걸 알아서 그런 이슈를 담은 인터뷰를 즉석에서 재현했고 그래서 실기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아나운서 생활 중에도 음악에 대한 갈증은 계속 있었는지요그럴 경우 어떤 식으로 해소했나요?

: 클래식 작곡 전공이라 대학생 때는 오선지에 악보를 직접 그려서 곡을 만드는 그야말로 예술 음악만 작업을 했어요. 그래서 영화음악과 대중가요 작업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이 계속 있었죠. 컴퓨터 음악 작업(미디)을 아예 할 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취미 삼아 미디라도 좀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에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영상 음악원에 다니면서 미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영상음악 작업도 할 기회가 주어졌고, 재미 삼아 노래 작업도 해보게 됐습니다.


스포츠 아나운서와 작곡닮은 점들도 있을 것 같아요어떤 점들이 닮아 있을까요?

: 스포츠 방송은 일이 많을 땐 며칠을 몰아서 엄청나게 에너지를 쏟아내야 해요. 하지만 중계가 없을 땐 좀 자유로운 시간도 있죠. 음악 작업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마감 시간 가까이 되면 잠도 못 자고 엄청나게 타이트한 상황 속에서 작업을 하게 되는데, 마감을 끝내면 여유가 많아져서 피아노 소품 같은 소소한 음악도 취미로 만들거나 다른 사람 음악들도 찾아 듣는 시간도 가지면서 자유롭게 보냅니다. 둘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는 공통점도 있네요.


반대로 다른 점들도 있을 것 같아요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무엇이고이로 인해 아나운서 생활 중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 방송이 많이 몰려 있을 때 작업해야 할 곡도 갑자기 몰려서 정신없이 바빴던 적이 있었습니다. 몇 달 전 당구 중계 스케줄이 한 주 동안 있었는데, 딱 그 주간에 제가 참여한 드라마 음악 현악기 녹음이 잡혀서 작업 시간이 너무 촉박하더라고요. 방송 마치고 SBS 로비에 앉아서 악보를 만들고 겨우 마감시간 맞춰서 악보를 보낸 기억이 있네요.


(사진: 본인 제공)


대학교에서의 전공그리고 지금의 음악활동이 아나운서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어떤 점에 도움이 되나요?

: 음악은 전공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또 모든 사람들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매개라고 생각해요. 스포츠 중계도 눈에 보이는 상황 전달만 하는 게 아니라 선수의 감정이나 시청자 분들이 느끼실 감정에 대한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음악을 공부하고 또 지금도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 저는 공감 능력이 그래도 조금은 좋은 편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격월간 프로젝트 Bimonthly를 통해 이재형 안현준 최희 조정식 윤태진 염상엽 김소영 등 여러 선후배 아나운서들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요객원 보컬들 각각의 장점들이나 개성이 있을 것 같아요인상 깊은 분들과 인상 깊은 순간을 꼽아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정말 많은 동료 아나운서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배경음악이 아닌 노래를 처음으로 발표할 수 있었어요. 모두 너무나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해줘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나운서 분들 중에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 분들이 많구나, 다들 재능이 참 많구나 느끼게 됐던 시간이었어요. 다들 저보다 더 열정적으로 참여를 해줬어요. 직접 가사를 쓰며 참여해준 최희 김소영 아나운서가 많이 기억에 남는데, 김소영 아나운서는 개인적으로 따로 노래 코치 선생님께 레슨도 받고 디렉팅도 받으며 녹음 작업을 했어요. 무슨 일을 하든 정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업가로도 승승장구하는 것 같아요.


지금껏 작업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 한 때는 가요를 만들어 내 곡을 팔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요, 지금 제가 참여하고 있는 드라마 배경음악 작업이 저에게는 좀 더 잘 맞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방송사도 제가 여러 곳을 시험 봤지만 결국 맞는 방송사가 있었던 것처럼 곡 작업도 저에게 맞는 장르가 있는 것 같아요. 무비클로저 김준석 정세린 음악감독님을 만나서 2015년 ‘그녀를 예뻤다’ OST 배경음악 첫 작업 했을 때가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고요,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 ‘펜트하우스’ OST 작업도 기억에 많이 남을 듯합니다.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선후배 아나운서 혹은 다른 직업군의 분들 중 함께 작업하고 싶은 분은 누구입니까?

: 가수분들과 작업해 보고 싶어요. 드라마 OST 배경음악 말고 노래 작업을 해보는 게 앞으로의 목표인데 OST 음원 강자 분들 꼭 함께 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 후배들에게 좋은 길 제시하고파     


장유례의 본업은 아나운서다. 특히 그녀가 스포츠 채널에 문을 두드리던 시절 스포츠 채널은 거의 금녀의 구역이었다. 또한, 여성 아나운서는 ‘경기장의 꽃’, ‘야구 여신’ 등의 수식어를 달고 칙칙한 마초들의 세계를 빛내주는 액세서리 취급을 받기도 했다. 방송사들도 신인 아나운서를 발탁해 몇 년간 이미지를 실컷 소비한 뒤 재계약을 포기하고 그 빈자리에 다시 신인 아나운서를 뽑아서 소모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스포츠 아나운서로 롱런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스포츠 현장과 스포츠 채널은 척박한 땅이었다.     


그런 불모지에 발을 디딘 후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며 비옥하게 만든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장유례 아나운서다. 후배 아나운서들은 이제 더 이상 ‘여신’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이미지를 소모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전문성을 발휘하는 전문 방송인으로 하나 둘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스포츠 현장 일과 양립하는 단어였던 결혼을 일과 병행하는 단어로 변모시키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후배들이 롤모델, 닮고 싶은 인물로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업인 스포츠 아나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다양한 종목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 2010년 신입 아나운서 시절 참 신기하게도 그때만 딱 한 번 ‘볼링 여자 캐스터 오디션’이 있었어요. 중계가 뭔지도 모르던 병아리 아나운서 시절 그냥 오디션을 봤다가 캐스터가 되었고 그러면서 중계를 시작하게 됐죠. 선배 말로는 제가 엄청 잘해서 된 게 아니라 멘트에 멋 부리는 것 없이 백지상태라 앞으로 하나씩 만들어 갈 수 있겠다 싶어서 뽑으신 거라 하더라고요. 하하하 

그렇게 2010년 신입 시절 야구 리포팅으로 방송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방송에 자신이 없고 나와 잘 맞지 않는 직업인 건가 싶어 힘든 한 해를 보냈어요. 잘했다는 칭찬 대신 못한 것만 지적당하다 보니 자신감이 바닥을 쳤고, 그러다 보니 목소리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방송도 늘 불안정했죠. 그런 상황 속에서 볼링에 이어 당구 중계까지 맡게 됐는데, 현장 리포팅보다 스포츠 중계 목소리 톤이 더 잘 맞더라고요. 중계를 하게 되면서 잘 어울린다, 잘 맞다는 칭찬도 조금씩 듣게 됐고요. 그러다 보니 2012년 런던올림픽 3D TV중계팀으로 배정되어 올림픽 종목들도 중계를 해보게 됐고, SBS에선 동계 종목들에 대한 콘텐츠가 꾸준히 있었기 때문에 동계 올림픽 종목들도 경험했습니다.     


(사진: 본인 제공)


한 종목의 전문가가 되는 것과 여러 종목 두루두루 잘하는 것둘 다 중요하겠지만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지요?

: 사실 여러 종목을 다 전문가처럼 하고 싶지만 현실은 한 종목도 잘하기 힘들겠죠? 국내 대표 야구 중계 캐스터로 인정받고 있는 정우영 선배가 지금 연차에도 야구만 하지 않고 골프 중계도 도전하고 당구 중계도 즐겁게 하시는 걸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방송을 선택해서 할 수 있는 프린랜서가 아닌 이상 스포츠 캐스터는 여러 종목을 맡을 수밖에 없는데 저는 맡겨진 모든 종목을 최선을 다해서, 각 종목마다 그 종목만 하는 것처럼 하려고 해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종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요트, 에어로빅, 승마, 피트니스, 하이 다이빙 등 여러 종목들도 많이 해봤는데요.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종목은 딱히 없고, 지난해부터 KLPGA 투어 중계에 합류하게 된 만큼 올해는 골프 중계를 좀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10년 이상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약 중에 있습니다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 2011년 동료 여자 아나운서들은 야구 현장으로 가고 저는 볼링 당구 중계를 하게 되었을 때, 야구에서 잘렸다(?)는 생각에 참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오히려 다들 하지 않는 길을 혼자 걸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구나 싶습니다. 거의 매년 새로운 종목을 만나며 계속 도전을 해야만 했는데 도전을 준비하는 과정은 늘 겁이 나고 두려웠지만 그 산을 넘어서면 뿌듯하고 보람이 있었어요. 나만 힘든 길을 가는 것 같아 속상했던 마음에서 지금은 그런 기회들이 제게 주어졌던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 힘든 과정들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제가 스포츠 자체를 전반적으로 좋아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종목이었던 야구에서 제외되었을 때, 나 자신이 부족했다는 평가에 대한 속상함은 있었지만 야구라는 종목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종목을 계속 접할 수 있어 더 재미있기도 했고 안주하지 않고 계속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어요. 스포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결국 그만두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여성 아나운서들이 롱런하기는 힘든 구조입니다신인 아나운서가 등장하면 팬들은 여신’ 등의 수식어를 붙여주며 열광하지만시간이 흐르면 연륜이나 경험을 인정해주기보다는 뉴 페이스를 찾는 경향이 강합니다선배 아나운서를 향한 열기는 이내 식어버리고 새롭게 등장한 신인 아나운서에게 새롭게 관심이 쏠립니다방송사들도 여성 아나운서들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마는 경향이 강합니다이런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요또한 아나운서 활동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 10년 전엔 분명히 계속해서 뉴페이스를 찾으려는 분위기였습니다. 잠깐 반응 보고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금방 새로운 진행자를 찾곤 했는데 그래서 항상 불안감 속에서 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같이 일을 시작했던 동료들도 그런 분위기가 견디기 힘들어 다른 곳으로 떠났고요. 그런데 정말 많이 바뀐 듯합니다. 저희 SBS스포츠만 봐도 막내 김세연 아나운서가 6년 차가 되었어요. 다른 스포츠 채널들을 봐도 이제는 새로운 얼굴을 내세우기보단 조금 더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진행자를 선호합니다. 요즘엔 ‘야구여신’이라는 용어도 잘 안 쓰지 않나요? 스포츠 케이블 3사 야구 하이라이트 메인 진행자들(김민아, 김선신, 이향)이 모두 기혼이라는 것도 정말 고무적인 변화입니다. 10년 전엔 스포츠 아나운서들은 결혼하면 일을 그만둬야 하는 줄 알았거든요.


장유례 아나운서를 필두로 김선신 아나운서 등이 출산 후 다시 현장에 복귀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후배들을 위해 좋은 선례를 남기고 계신데요후배 아나운서들도 닮고 싶어 하는 아나운서로 장유례 아나운서를 손꼽기도 합니다선배로서 어떤 아나운서로 남고 싶으신지요?

: 입사했을 때 여자 아나운서 선배가 한 명 계셨는데 결혼하시면서 바로 퇴사하셨어요. 그래서 결혼하면 일하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결혼하고 출산 후에도 이렇게 일을 하고 있네요. 지금은 스포츠 캐스터 중에 여자 선배들보다 후배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좋은 길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내가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장유례 아나운서가 격월간 프로젝트 Bimonthly를 진행할 때 사용했던 활동명은 유레카(Eureka)다. 본인의 이름과 비슷하기도 한 유레카는 아르키메데스가 올 누드인 것도 잊은 채 ‘발견’의 기쁨을 누리면서 외친 외마디 탄성이기도 하다. 


그녀가 음악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켜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도, 그렇게 한 뼘 자란 모습으로 척박했던 방송 환경을 일궈가며 후배들에게 길을 찾게 도와준 것도 모두 ‘유레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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