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느라 힘들었다고 징징대는 이야기
나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그 끝을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덕분에 미리 질려서 시작을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상상한 그 끝을 느껴보기 위해 시작하곤 한다. 이번에 책을 쓰는 것도 비슷했다. [도서 출간 제의] 라는 제목으로 도착한 이메일을 읽고나서, 빵모자를 눌러쓰며 글을 쓰며 여유롭게 늙어가는 삶을 다 살고 돌아오는 데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상상만 해도 좋았다. 그리고 혼잣말로 되내었다.
내가 저자라니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다. 당시 이메일 대답도 안 한 상태에서 나는 미래에 갔다 온 것이다. 그래서 였을까 너무 힘들었다... 삶을 돌아보니 이렇게 긴 호흡의 무언가를 해낸 적이 없더라. 주변의 환경을 핑계 삼아 버틴 적은 있지만 내 의지로 해낸 적이 없었다. 책을 읽는 것도 힘든데 이 내용을 백지에서부터 써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었다. 잘 써지지 않을 때는 다른 짓(유튜브, 유튜브..)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훅 가더라.
글은 엉덩이로 쓰는 것이다
강원국 선생님의 책인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는 무작정 앉아있게 되었다. 내용이 이상하면 고칠수 있지만 백지상태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내용을 채워나갔다. 꾸역꾸역이라는 표현을 온몸으로 절실히 느꼈다. 글 쓰는 기간에는 약속도 거의 잡지 않았다. 정말 꼴값을 떨고 있다는 표현이 딱이였다.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 해내고싶은 마음이 포기하고싶은 마음보다 더 컸기에 엉덩이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지금도 꼴값떨고 있네 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 무슨 대단한 내용을 쓴 마냥. 나에겐 아주 대단한 내용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하나의 온전한 App과 Web 프로덕트를 만들기까지의 고민과 경험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모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분명 이 내용은 UX/UI 디자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한다..ㅠ)
퇴사하고 많은 시간을 책에 쏟았다. 시급으로 계산해보면 그다지 좋은 일거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식적으로 굉장히 성장한 것을 느낀다.
책을 쓰는 과정은 희로애락을 느끼게 해 주었다. 출간제의를 받았다는 기쁨, 함부로 출간제의를 수락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나 자신에 대한 노여움, 부족한 나 자신에 대한 슬픔, 그리고 해탈한 뒤에 오는 즐거움까지. 주변에 있는 모든 분들께 무한한 긍정적 영향을 받으며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혹시 내가?" 라고 생각하신다면 영향주신 분 맞습니다. 감사해요..!
징징글 끝!
'이토록 쉬운 스케치'의 저자 서한교 입니다.
이 책에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써 Sketch로 다양한 Web과 App을 만들며 고민했던 모든 내용과 (잡다한) 팁이 담겨있습니다. 스케치를 처음 사용하는 분이라면, 스케치로 프로덕트를 만드는 전반적인 프로세스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201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