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충분히 흔들렸고, 이제 다시 피어나기로 했다.”

by 엠마


누구나 자기가 뿌린 씨앗에

좋은 열매가 맺히기를 바란다.

나 역시 그랬다.

열심히 땀 흘리고, 애써 가꿨으니

당연히 원하는 만큼의 열매를 기대했다.


하지만 때로는

기대했던 만큼의 결실이 보이지 않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나는 곧잘 ‘실패’라고 단정 지었다.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열매는 이미 열려 있었다는 것을.


비록 눈에 띄게 크지 않고,

생각했던 모양과는 달랐지만,

그 열매가 가진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나태주 시인의 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는 구절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고 소중한 것들이 있다.


성과 역시 마찬가지다.

아주 작고 조용한 것일지라도

그건 분명히 존재하는 나의 발자국이고,

감사할 만한 열매다.


작은 결실을 알아보지 못하면

큰 결실도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배워간다.


나는 그동안 많은 갈등 속에서

수없이 흔들렸다.

하지만 흔들림 끝에

나는 뿌리를 조금 더 깊이 내릴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

다시 한번 피어나기로 한다.

바람에도, 비에도, 때론 내 안의 두려움에도

조금은 흔들리더라도,

나는 다시 피어나려 한다.


어쩌면 피어남이란

언제나 이렇게,

조심스럽고도 단단하게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화,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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