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좀 더 여유롭게

by 엠마


요즘 나는

무언가를 더 잘하려는 마음보다.

조금 덜 애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

제대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습관,

멈추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 속에서

나 자신을 자주 다그쳐 왔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이 질문부터 꺼내 본다.


지금, 나는 나에게 얼마나 여유로운가.


여유란

시간이 많다는 뜻도,

아무 걱정이 없다는 의미도 아니다.

여유는 어쩌면

지금의 나를

고치지 않아도 괜찮다고

잠시 허락해 주는 태도에 가깝다.


숨이 얕아도 괜찮고,

마음이 산만해도 괜찮고,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 날이어도

그대로 머물 수 있는 공간.


나는 그 공간을

명상에서 만났고,

그림을 그리며 다시 만났고,

글을 쓰며 조심스럽게 불러내고 있다.


이 글들은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한 기록이 아니다.

잘 살기 위한 해답도 아니다.


그저

조금 더 여유롭게 살고 싶었던 한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흔적에 가깝다.


혹시 당신도

요즘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고 있다면,

이 글을 읽는 이 시간이

잠시 숨을 고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매거진은

그런 의미에서

삶에서 여유로웠던 순간들을 주제로

공동작업으로 꾸며 보고자 한다.


아주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잠시 숨이 고였던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오후,

괜히 마음이 느슨해졌던 어떤 순간이면 충분하다.


누구든 참여할 수 있고

잘 쓴 글이 아니라

머물다 온 기록이면 좋겠다.


이 공간이

서로를 비교하거나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잠시 내려놓고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쉼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만큼은

조금 덜 애쓰고,

조금 더 여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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