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삶의 속도가 느려지는 시간이 있다.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기 어려울 때도 있고,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어 보이지만 마음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이어지는 때도 있다. 그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지탱할 무언가를 찾는다. 누군가는 사람을 찾고, 누군가는 쉼을 찾고, 누군가는 말을 찾는다. 나는 예술을 찾는다.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나는 마음을 글로 적어 내려간다. 흩어져 있던 감정들이 문장이 되고, 문장들은 어느새 시가 된다. 그리고 그 시는 멜로디를 만나 노래가 된다.
힘든 순간을 마음의 글로 쓰고, 그 글을 시로 빚어 노래로 만든다.
노래는 설명하지 못한 마음을 대신 말해 주고, 말로 표현되지 않던 감정의 결을 부드럽게 풀어 준다. 때로는 한 곡의 노래가 하루를 버티게 하고, 반복되는 선율이 무너질 것 같던 마음을 다시 이어 붙여 준다. 노래는 나의 감정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마음이 흐르도록 자리를 내어 준다. 그 안에서 나는 조금씩 숨을 고르게 된다.
그림을 마주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색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드러내고, 선은 방향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마음의 흐름을 보여 준다. 내가 그린 그림이든, 다른 이의 그림이든 이미지 속에는 언어로 정리되지 않은 마음의 층위가 담겨 있다. 그림을 바라보는 순간, 마음속에 묶여 있던 감정들이 천천히 풀어지는 것을 느낀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들이 색과 형태 속에서 조금씩 자리를 찾는다.
누군가는 나의 힘듦을 사소하게 여길 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사건의 크기로 고통을 비교하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통에는 등급이 없다. 마음이 힘들다면 그것은 이미 충분히 힘든 일이다. 누군가의 아픔이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경험은 회복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나는 예술을 통해 그 마음을 만난다. 노래 속에서 마음이 녹아내리고, 그림 속에서 마음이 풀어진다. 그리고 그 경험을 명상이라는 거울로 바라본다. 명상은 나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의 마음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감정을 고치거나 밀어내기보다, 그 감정이 머물 자리를 내어 준다. 그렇게 바라보는 순간, 마음은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나 자신을 향한 태도 또한 조금 더 따뜻해진다.
예술은 나를 즉시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예술은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한다. 무너진 마음을 빠르게 고치려 하지 않고, 천천히 회복될 시간을 허락한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조금 더 가까워진다. 그리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 있다. 나에게 그것은 예술이다. 예술은 나를 이해하려 애쓰지 않으면서도 나를 이해하게 하고, 나를 위로하려 애쓰지 않으면서도 나를 위로한다. 그래서 나는 다시 예술을 찾는다. 예술은 언제나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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