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너무 애쓰지 않기로 했다

by 엠마


요즘 부쩍 몸이 무겁습니다.

땅거미 내려앉듯 축 처진 기운.

처음엔 ‘왜 이러지?’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애썼고,

너무 오래, 너무 자주 나를 몰아붙여왔다는 걸

이제야 인정하게 됩니다.


나는 그동안

자비명상도 말했고,

자기에게 친절하자고 글도 썼습니다.

하지만 정신에게는 다정했어도,

몸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괜찮아.”

“수고했어.”

“천천히 해도 돼.”

이런 말들을 수없이 되뇌었지만,

막상 내 몸에게는 쉬어도 된다는 허락을 내리지 않았던 거죠.


며칠 전 링거를 맞으며 침대에 누워 있었을 때,

그제야 내 몸이 조용히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


혈관을 타고 수액이 천천히 퍼지면서

마른땅에 물이 스며들듯

피로했던 나의 기운도 조금씩 적셔졌습니다.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불쌍해서도, 감동해서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알게 되어서요.

내가 얼마나 내 몸을 미뤄두고 살아왔는지,

이제야 그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내일이면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겁니다.

익숙한 루틴, 해야 할 일들, 나를 필요로 하는 곳들.

하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그렇게 애쓰지는 않으려 합니다.


노자는 말했습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좋은 삶은 물과 같다.”

물은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흘러갑니다.


이제 나도,

몸과 마음의 흐름에 막힘없이 기대며

천천히,

조금은 느슨하게,

그냥 그렇게 살아가 보려 합니다.


화,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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