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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래하는얼룩말 Apr 21. 2023

나는 과거를 살고 싶다.

나는 과거를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내 미래는 항상 불안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뭐 하지? 내 진로를 제대로 정하지 못해 불안했다. 

일을 하면서도 10년 후에 나는 뭘 하고 있을까? 불안했다. 


그때부터 나는 계획을 잡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어느 정도의 방향이 잡히지 않으면 불안한데, 

요즘은 그 불안이 통제되지 않는 지경이다. 


그러다 문득 나는, 

이미 다 지나가 버린, 원인이고 결과를 다 알고 있는 나만의 과거 속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불안하지 않을 텐데, 

예측할 수 있는 일을 온몸으로 막아낼 수 있을 텐데, 

내가 과거를 살고 있다면 그럴 텐데, 


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가 빨리 끝나버렸으면 한다. 

내 피곤하고 지친 몸뚱이를 얼른 뉘일 수 있도록

이 하루가 어서 빨리 과거가 될 수 있도록 

난 내 과거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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