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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니 Aug 29. 2016

사진의 시작 - 카메라는 어떤 것을 사야 하나요?

나의 첫 카메라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

행사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인화해서 집으로 보내주는 사진사들이 매년 졸업식, 입학식을 대목으로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다 추억이 된 지 오래.. 이젠 전 국민이 사진작가가 될 것 같은 기세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DSLR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정말 자주 만날 수 있고, 또한 너도나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필자도 2003년 캐논 A40이라는 200만 화소짜리 똑딱이 디카로 처음 사진 생활에 입문했다.


제대하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일본을 갔었는데 그때 사용할 목적으로 골랐던 카메라였다

 무려 200만 화소의 고성능!! (from google)

이후로 많은 카메라를 바꿔가며 사용해오고 지금까지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다 보니, 그동안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있어 그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해 보고자 한다.




나 카메라 살려고 하는데 뭘 사야 해?


정말 많이 받은 질문이다. (전산과 출신이라 컴퓨터 뭘 사야 하냐는 질문도 물론 많이 받았고...)

자..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카메라를 뭘 사야 할까?


1. 내가 얼마를 쓸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라. 

카메라는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10만 원대 똑딱이부터 수백만 원 또는 천만 원을 넘어가는 카메라도 많다. 돈이 많은 사람이면 이런 걱정 없이 "제일 비싼 걸로 주세요~"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이 더 많으니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내가 카메라 구입에 100만 원을 쓸 수 있으면 그에 맞춰서 기종을 선별해 나가야 한다. 에이.. 이왕이면 이걸로, 이왕이면 이걸로 하다 보면 어느새 장바구니에는 5D mark IV와 각종 L 렌즈가 다 들어가 있지만, 결재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니, 조심하길 바란다. 비참해진다...


캐논 이스토어에서 갖고 싶은것을 담았더니...... 흐엌...


결론은, 내가 카메라를 위해 얼마를 쓸 것인가를 먼저 체크하라. 재정상태가 여유롭지 않다면 처음부터 욕심은 내지 말자.


2. 꼭 번들 렌즈만 구입해서 한 달만 찍어 보길 바란다.

만약 렌즈 교환형 카메라를 선택했다면, 절대 처음부터 다양한 렌즈를 한 번에 구입하지 말길 바란다.

카메라를 산다고 하면 주위에 꼭 이런 사람이 있다.

"번들 렌즈는 별로야. 광각렌즈도 있어야 하고, 표준 줌도 있어야 하고, 당연히 망원렌즈도 있어야지!"

맞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카메라를 구입하는 당사자는 아직 그 개념들을 모른다는 게 문제다.


광각을 쓰면 어떤 사진이 나오는지, 망원을 쓰면 어떤 사진이 나오는지 , 몸으로 느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는 그것을 말만 들어서는 체감하기 힘들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번들 렌즈만 먼저 구입해서 한 달만 써봐라. 그러면 내가 어떤 사진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고 내가 어떤 렌즈를 필요로 하는지 알게 된다"라고 얘기를 한다.


번들 렌즈가 절대 나쁜 렌즈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광각의 넓은 사진을 좋아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망원의 느낌을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느낌을 남이 얘기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한 달 후에 더 넓게 나오는 것을 원한다면 광각 렌즈를 구입하면 될 것이고, 멀리 있는 것을 더 당겨서 찍고 싶다면 망원렌즈를 사면 될 것이다. 그때 구입해도 늦지 않다. 아니 늦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때가 바로 렌즈를 사야 할 때가 될 것이다.


3. 내가 불편하지 않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를 선택하라

어떤 물건이든 간에 내가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어야 진정한 내 것이 되는 법이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좋다고 하고, 멋있어 보여서 커다란 DSLR을 구입했다가 무겁고 불편해서 되팔거나, 장롱 속으로 처박아놓고 작은 카메라를 구입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봤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큰 카메라가 아니라, 작고 가벼워서 항상 들고 다니기 쉬운 카메라가 더 어울린다고 봐야 한다.


필자는 캐논 5D mark III와 각종 렌즈들을 보유 중이다. 가방에 한꺼번에 넣고 들고 가면 어깨가 뻐근할 정도로 무거운 편이지만, 그래도 항상 들고 다니려고 하고 많이 찍으려고 한다. 서브 카메라를 따로 구입할 만도 한데, 그걸 구입하게 되면 메인 카메라가 더 무겁고 불편해질까 봐 핸드폰 카메라를 제외하고는 서브 카메라를 들이지 않는다는 원칙도 가지고 있는 편이다.

무겁고 불편하지만, 나에게는 그것을 감수할 만큼의 결과물로 보답을 해주니 말이다.


요즘은 제품들이 상향평준화가 되어서 작다고 잘 안 나오고 크고 무겁다고 잘 나오는 시대가 아니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커다란 DSLR 들은 더 고성능의 H/W 와 S/W로 무장해서 더 잘 나오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카메라라도 잘 나오기 때문에 내가 편하게 잘 쓸 수 있는 카메라를 선택하자!


4. 꼭 만져보고 뷰파인더를 들여다보고 액정을 보고 셔터를 눌러보고 구입하라

자동차를 판매할 때 고객들이 직접 느껴보고 결정할 수 있도록 "시승"을 하게 해준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꼭 직접 손에 쥐어보고 느껴보고 구입을 해야 한다. "시승" 이 아니라 "시촬" 쯤 되는 듯?..


요즘 마트에 가면 카메라 코너에 마음껏 카메라를 만져볼 수 있게 전시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자동차 시승은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은데, 카메라는 그냥 가서 슬쩍 만져보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명한 브랜드 제품은 다 사용해볼 수 있으니, "시촬"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DSLR 렌즈 같은 경우, 진열장에 전시되어있는 제품도 직원에게 말하면 다 꺼내서 마운트 하게 해주니 이 점도 잊지 않고 마음껏 느껴보고 선택하라. 고가의 DSLR 도 맘껏 사용해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압구정에 있는 캐논 플렉스에 가면 천만 원이 넘어가는 망원렌즈도 사용해볼 수 있음)


마음껏 만져보라!! (from 스포츠서울)

팁을 하나 주자면, 주머니에 SD 카드 하나 챙겨가서 여기저기 꽂아서 촬영해서 집에서 비교하는 방법도 아주 좋은 방법이니 잊지 말고 활용하자.


5. 주위에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의 의견도 꼭 들어보자. 단! 전적으로 믿진 말자.

카메라를 구입하고자 하면 아마 인터넷 검색 이외에 가장 먼저 주위에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일 것이다. 분명 주위에 DSLR 들고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깐..


이때 가만히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쓰고 있는 브랜드가 좋다고 얘기를 한다.

캐논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색감은 캐논이야! 왜 1위를 하겠어!"

니콘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남자는 니콘이야! 핀도 안 맞는 캐논 사지 마!"

라이카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사진은 감성이지! 결론은 라이카야!"

뭐 대부분 이런 식이다. 


사실 이런 얘기들은 카메라를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질 못한다.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드니 말이다. 하지만, 그 브랜드를 많이 경험해 본 사용자들이기 때문에, 특징에 대해서는 잘 들어두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꼭 위에 4번에 말한 것처럼 직접 만져보고 찍어보고 결정하길 바란다.. 꼭 꼭..


돈은 본인이 쓰는 것이다. 주위 사람이 사다 준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기 때문에 꼭 찍어보고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은 다음에 결정하도록 하자! 내 돈은 소중하니깐!


참고로 필자는 2003년 첫 디카부터 지금까지 10번 가까이 기변을 했지만 모조리 캐논만 써오고 있다. 왜냐고? 그냥 캐논이 좋으니깐..^^



자, 이제 내가 원하는 카메라를 정하였는가? 그럼 통장 잔고나 카드 한도를 확인하고, (물론 상한선은 정해놓고) 카메라를 지르자!


그리고, 사진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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