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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is Kunwoo Kim Apr 28. 2023

형 나 카페 창업하려는데... 어떻게 해?

형이 왜 거기서 나오는 거야? 3년 만에 만난 친한 형이 카페 사장이라니

형 나 카페 창업하려는데... 어떻게 해?

형이 왜 거기서 나오는 거야? 3년 만에 만난 친한 형이 카페 사장이라니


카페 창업 체크리스트! 진호의 카페 창업 대모험 시작 #1





진호는 회사를 그만두고 호기롭게 장사를 시작한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딱히 차도는 없었다. 카페를 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너무 많은 카페들 사이에서 내가 과연 존재감을 뿜뿜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사실 카페 장사를 쉽게 본 것도 있다. '뭐 그거 머신에서 물만 내리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수준이었다. 그냥 교외에 있는 대형카페나 동네 단골카페 정도 탐색한다고 가보는 거랑 평소 즐겨가는 스타벅스 가는 수준이지, 카페 장사에는 딱히 매력을 느끼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카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내가 어렵지 않게 시작해도 장사가 잘 될 것 같은 일종의 믿음이 있어서였다. 마케팅과 브랜딩 분야에서 일도 오래 했겠다, 고객 취향과 니즈에 맞춰서 시장 규모가 큰 사업에 뛰어드는 게 맞다 정도로만 생각한 거다. 근데 실은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대형화해서 회사 매각도 생각하는 큰 그림을 그리다 보니, 쫌 만만한 분야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일단 한 번도 커피를 내려보지는 않았기에 가장 먼저 해야 할게 무엇인가 생각했다. 일단 카페에서 알바를 해보자!라고 결심하고 이력서를 내고 다녔다. 다행히 카페는 많고 구인난은 심하기에 가르쳐줄 테니 배워서 일해보자는 곳이 생겼고 회사생활 10년의 루틴에 종지부를 찍고 카페에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피크니크. 진호가 처음으로 다니게 된 카페는 무척이나 근사했다. 넓은 잔디마당이 펼쳐져있고, 경의선숲길 공원 초입에 있다 보니 돌아다니는 사람도 참 많았다. 하얀 벽이 존재감을 드러냈고, 마당에는 반려견들이 컹컹 소리 내며 주인과 잘 어울리는 마당 넓은 카페였다. 여기가 내가 일할 곳이구나. 처음으로 시작하는 알바라이프는 과연 잘할 수 있을지 잘되야 하는데 라는 마음이 커졌다. 그래 여기서 잘 배워서 나만의 카페를 창업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성진은 피크니크 사장이다. 여러 사업을 병행하면서 감각을 키워왔고, 맨땅의 헤딩으로 사업에 있어서는 디테일은 조금 떨어지지만 야생에서 살아남은 맹수처럼 재빠르게 움직이고 결정하면 바로 움직이는 타입이었다. 매니저와 스텝체제를 만들어서 가게를 경영하고 있다. 지금은 여러 지점을 확장하는 중이다.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는 건 좋아하지만 디테일한 건 조금 떨어지기에, 꼼꼼한 매니저가 필요한 참이었다. 마침 티오가 생겨서 채용공고를 올렸는데,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피크니크입니다. 알바 채용 중인데, 이력서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전화 가능합니다! 네 혹시 괜찮으시면 다음 주 월요일 오후 4시쯤 시간 괜찮으세요? 카페에서 뵐 수 있을까요? 아 네! 시간 맞춰서 가겠습니다! 이렇게 둘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진호야! 어 성진이 형? 형이 왜 여기서 나와? ㅋㅋ. 야 이거 내가 운영하는 카페야! ㅋㅋ 놀랐지!? 엥 형이 운영하는 카페라고? 진짜 몰랐어! 뭐야 미리 알려주지 그랬어! 장난함? 미안하다 근데 이력서 보고 깜짝 놀랐다. 3년 전에 보고 오랜만이네! 너 여기 왜 지원했냐? 아 형 나 지금 회사 그만두고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카페일 좀 배워보고 싶어서 지원했어! 근데 여기 너무 근사하다! 형이 만든 거야? 아 그럼 내가 만들었지! 그래도 형이 짬바가 좀 있잖아 ㅎㅎ 


너 알바 면접 보러 온 거지? 아 맞아! 근데 진짜! 형이 나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네! 


나는 이력서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도 마케팅 분야에서 너 짱 먹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고급인재가 누추한 곳에 오면 어떡해 인마! 형 여기 정말 멋있어, 잔디도 이거 진짜 넓다! 최고야! 이거 샀어?! 어떻게 여기에 카페를 오픈할 생각을 한 거야? 


아직 부동산은 산건 아닌데, 임대한 거야 ㅋㅋㅋ, 일단 코로나 시국이라 좀 저렴하게 나온 것도 있지만 여기 날 좋을 땐 사람들 진짜 많거든! 그거 하나 믿고 질렀지! 너 커피 한잔 할래? 일단 일 배우러 왔으니까 면접이고 모고 때려치우고 니 이야기 좀 들어보고 바로 일 시작하자! ㅋㅋ 오우! 이게 지인 찬스인가! 사장님 그럼 열심히 하겠습니다! 


진호는 너무나 신기했다. 대학생 때 만난 친한 형이 여기 사장일 줄은 몰랐다. 간간히 인스타나 페북에서 뭐하는지 보기는 했지만, 내 할 일이 바쁘다 보니 3년 사이의 소식은 잘 몰랐었다. 그래도 멋진 공간을 운영하다니, 역시 옛날부터 한 가닥 했던 형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한잔 시키고 지금은 한적하니 선선한 마당에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냐? 나 실은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하다 보니까 좀 답답해서 그리고 실은 직장인 수명이 거기서 거기잖아. 그래서 카페 분야 좀 배워볼까 한 거지. 너 그럼 사업하게? 아니~ 사업이라기보다 일단 내가 할 일을 찾고 싶어서 한번 도전하는 거야! 형처럼 거창하게 하는 건 아니고! 아냐 잘 생각했어! 내 일을 한다는 건 그래도 꽤나 매력 있는 일이지! 너는 그래도 외국계회사도 다니고 대기업도 다녔는데, 이렇게 결심하고 실행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다. 쉽지 않은 결심인데. 


맞아 나도 실은 고민 많이 했어 ㅎㅎ 연봉도 꽤 됐는데, 어느 순간 탁 막힌 거 같더라. 일단 휴직은 걸어놨고, 퇴직금은 창업할 자금은 될 것 같아. 모아둔 것도 좀 있고. 


야 근데 이 카페 사업이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아. 나도 지금 우아한 백조 같지만, 실은 매달 스트레스 엄청 받거든. 일단 매 순간 전쟁이다 보면 된다. 형 나도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다고! 근데 형은 어쩌다가 카페를 하게 된 거야? 형 원래 다른 사업하지 않았나? 


맞아 에이전시 비즈니스 하다가 넘어왔지, B2B 하다가 나도 막막하더라고, 매번 비딩에 입찰에 PT 하고 다니고 근데 일 끊기면 바로 죽음이고 이러다 보니까, 지속가능성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시작한 거지. 물론 나도 경험이 많지 않아서 처음엔 좀 힘들었는데, 그래도 일정 수준 올라온 거 같아. 아직 줄 서는 가게가 되려면 멀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올라가는 거 같아서 기대하고 있어 


근데 요즘 저가 커피가 너무 많잖아. 프랜차이즈도 많고, 형은 어떻게 생각해? 개인카페 하는 게 좋아? 그리고 저가커피 할 생각은 없어? 


나도 처음에 막막하니까 창업 박람회도 가보고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그래도 나는 어느 정도 기획력도 있고, 추진력이 있기도 해서 다 돌아보고 나니까 무조건 개인카페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지. 더군다나 이미 다른 사업도 하고 있다 보니까, 남 좋은 일 하기 싫더라고. 일단 맛에 대한 대중성이랄까? 먹는 건 잘 먹으니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데 집중해보고 싶었어. 


프랜차이즈는 어떤 사람이 해야 하는 거야? 


프랜차이즈는 아무래도 돈은 있는데 시간이랑 경험이 좀 부족한 사람? 아니면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나오는 브랜드가 좋겠지? 자본이 있으면 프차도 괜찮아. 초기비용이 좀 들어서 그렇지. 근데 개인적으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 누구에게나 적합한 모델이 있으니까. 나는 개인카페가 좀 잘 맞았고, 부동산도 좋아하고 건축이나 인테리어도 좋아해서 나 커스텀이 필요했어. 


형. 나 여기서 제대로 배울 테니까. 키워줘! ㅋㅋ 

야 근데 나 미리 나간다고 밑밥 까는 애들 안 뽑는데... ㅋㅋㅋ 어쩌냐 

아 그러지 말고 ㅎㅎ 좀 도와주라! 대신 수업료라 생각하고 1년 일하고 퇴직금은 안 받는다 내가! 오 진짜 약속했다! 일단 근로계약서 바로 쓰자! 


성진이는 바로 노무사 후배에게 연락했다. 준영아! 지금 내가 신분증 하고 줄 테니까 이력서 좀 보내줘~ 내 후밴데, 아르바이트하기로 했어. 오케 이따가 서류 보내고 알려줘. 



형 바로 계약서 쓰는 거야? 응 당연하지! 너 언제부터 일할래? 그리고 나는 별로 관여 안 하고 여기 점장님 계시니까 내가 말 잘해둘 테니 거기서 잘 배워바. 나 내일부터 하게! 오케 그럼 계약서는 내일 날짜 기준으로 작성한다. 형 ㅋㅋ 뭐가 이렇게 빨라! 야 요즘 근로계약서 진짜 중요해! 이거 당일날 안 쓰면 진짜 골치 아프다. 그래서 나도 노무사 후배 두는 거잖아! 너도 나중에 소개해줄게. 그래 좋아~ 알바도 근로 계약서 쓰는 줄 몰랐어. 

요즘은 다 이렇게 서류로 만들어야 해. 그리고 이따가 전자문서로 보내줄 테니까. 기다려봐. 내일 가서 카톡으로 회신하면 된다. 오~ 세상 좋네. 알겠어. 


형 근데 요즘 카페 어떤 걸 사람들이 많이 해? 요즘에는 진짜 다양한데, 그래도 흠... 양극화 추세랄까? 저가커피가 일단 많고 스페셜티도 상당히 많아졌어. 그니까 중간에 애매한 카페는 좀 어렵달까. 이디야 같은 카페가 지금은 좀 애매하지. 너 스벅갈래 이디야갈래 하면 어디 갈 거야? 나는... 스벅이지. 왠지 편하더라고. 그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바뀌고 있어. 근데 네가 지금 너무 더운데 길에서 한잔 사 먹고 싶어. 그럼 이디야랑 메가랑 어디 갈래? 나 메가. 왜? 창문이 뚫려있어서 안 들어가도 돼서 ㅋㅋ 오 그런 생각을 할 수 도 있구나. 나는 싸길래 간다는 줄. 아 가격도 부담 없는 것도 있는데, 평타는 치더라고. 맞아 그니까 사람들이 그런 사고가 있으니까 이렇게 애매한 데는 안 가는 거야. 

그럼 너 주말에는 여자 친구랑 놀러 갔는데 어느 카페 갈 거야? 그때 스벅이랑 메가랑 둘 다 있다고 치자. 갈래? 

아니 나 둘 다 안 가. 차라리 대형카페나 식물카페, 디저트카페 가야지. 뭐 하러 거길 주말에 가. 그니까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바뀌는 거야. 애매한 포지션은 이제 안 먹히는 거지. 차라리 좀 특이한 제품이 있는? 특히 베이커리 카페를 선호하는 거야. 데이트 갈 때 우리 놀러 가요? 어디? 스벅요! 이러진 않잖아. 


그러고 보니 일리 있네, 재밌다. 형 그럼, 형은 왜 이런 곳에 카페를 차렸어? 입지도 중요하지 않아? 맞아 나는 근데 선호하는 입지가 있어서 발견하자마자 여길 계약 했는데, 이런 데를 로드샵이라고 하거든. 백화점을 특수상권이라고 하고. 독특한 로드샵을 발견하고 싶었달까? 암튼 우리 브랜드랑 잘 맞아서 여길 택했지. 오 그러고 보니 진짜 여기 오면 새로운 공간 같아. 피크닉 온 느낌이랄까? 이름부터 피크니크네? ㅋㅋ 이름 잘 지었다. 저 로고는 머야? 새 모양인데? 맞아!ㅋㅋ 피크니크는 피크닉+유니크 합성인데, 독특한 피크닉이라는 이름이야. 오 재밌다. 그럼 저 로고에는 의미가 있어? 응 새 두 마리 ㅋㅋ 피크 하고 니크라고 불러 ㅋㅋ 앵무새랑 종달새가 합쳐진 애들이야. 그리고 p랑 q가 합쳐져서 만들었지! 로고 대박이다. 이거 진짜 의미 있네! 


카페 하면 모두 상권일 중요하다고 하던데. 형은 아닌가 보네. 


그 말도 맞지. 근데 그런 건 브랜드별로 다른 거 같아. 그래서 카페 콘셉트랑 방향이 잘 맞아야 해. 가령 우리처럼 데이트나 가족단위로 놀러 오거나 휴식하러 오는 곳은 복닥 복닥 한 상권에 있는 것보다 뷰가 좋거나 풍경이 좋은 입지가 더 유리해. 그런데 직장인이 많은 곳이면, 저가커피나 프랜차이즈가 안정적이니까 유리할 수 있지. 그러다 보니 주변에 상권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아니면 내가 지금 자본에서 투자할 수 있는 수준에 있는 부동산 매물을 기준으로 어떻게 콘셉트를 잡을지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아. 

와! 재밌다. 형 더 이야기해 주라. 힙한 브랜드가 되는 것도 중요해? 가령 노티드나 어니언 같은 브랜드 있잖아. 그런 거 말이야. 


그건 말이야.... (계속)





김건우  


개인적으로는 미디어와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에 빠져 살고 있고, 음악을 좋아해 아이디는 20년째 위니스밴드입니다. 2017년 <1인미디어 당신의 콘텐츠를 캐스팅하라>를 집필했으며, 사회학 박사학위를 수료한 상태입니다. 최근까지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조직의 울타리도 경험했습니다. 최근에는 F&B에 빠져있고, 도시와 공간을 좋아하기에 부동산도 같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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