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스튜디오를 소유로 전환하니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한때는 서울시 내에 7곳 정도 되는 스튜디오를 동시에 운영했다. 직접 시공해서 론칭한 공간도 있고 위탁운영 및 운영대행도 있고, 권리금 받아서 넘겨받은 곳도 있었다.
2014년부터 공유스튜디오라는 개념으로 1인미디어, 팟캐스트, 유튜브를 위한 콘텐츠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형태의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론칭부터 최근까지 1시간 기준으로 비용을 나름 높게 책정해서 운영했는데 타 스튜디오에 비해서 비싸다는 평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매출은 일정 수준 이상은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우선 비용에 따라 고객군이 달랐고, 협상이 가능했으며, 콘텐츠 제작 혹은 마케팅의 영역에서 활용도가 좋았다.
그렇게 잘하는 것처럼 보이던 공간사업은 2020년을 기점으로 정말 달라지게 되었는데, 우선 코로나 시국으로 수요가 잠시나마 감소했지만 20년~21년도 콘텐츠 산업과 유튜브 붐이 일어나면서 스튜디오 활용도가 오히려 높았다. 하지만 그만큼 스튜디오 창업 또한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빈 공간을 활용하는 전략이라는 거창한 포장으로 공간 임대 사업자도 꽤나 많아졌다. 플랫폼 기업도 많이 생겼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결국 21년도에 결정을 내려야 했는데 더 확장해서 거점을 확보하고 올인할 것인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금을 공간 소유로 방향을 바꿔 내실을 우선시할 것이냐였다.
확 늘릴 것인가, 다 정리하고 고정비 줄이면서 자산가치 상승이냐 를 두고 결국 후자를 선택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 잘했다고 생각한다. 영토를 확장할 때 유능한 인재와 자본이 확보되어야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는데, 어설픈 흉내내기는 패망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과거의 실패로부터 배웠기에 우선 전열을 다시 정비하기로 결심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모든 공간을 정리하고 있다. 공유스튜디오를 표방했지만,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알토란 같은, 내 공간들을 정리했다. 대기업과 맞잡은 손을 내려놓는 아쉬움도 있었고 (한때는 어깨뽕이 가득했던)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데 하는 유동성 높은 공간도 있었지만 고정비의 압박을 던지기 위해 모두 정리하고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너무 많은 스튜디오가 생기고 가격은 이제 1시간 기준으로 1500원, 3000원, 5000원 정도 비용을 받고 있다. 투자금을 생각한다면, 혹은 임대/매입등의 자본투입대비 소득으로 계산해도 정말 너무 저렴한 금액이다. 그렇다고 해서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내기도 쉬운 건 아니다. 입지와 조건등이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내겠지만 그것도 크지 않다.
하나가 유행하면 완전히 쏠리는 경향이 있는 사회구조 속에서 살고 있기에, 조금은 다른 길을 가려고 노력한다. 안 하는 것을 하거나 완전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거나. 하지만 이런 것도 어느 순간 유행하게 되고, 한편으로 프런티어로 개척하던 나의 노력이 인력과 자본의 한계를 만나며 도태되고 사장되는 것을 수만 번 경험하며 지금부터는 시장우선주의로 바뀌었다.
브랜드와 지적재산을 최우선시하며 하나하나 다시 만들어내고 싶다. 비용효율화를 꽤 하며 내실을 다지고 싶다. 매출우선이 아닌 이익우선이 되는 사업구조를 다시 재구성하고 싶다. 의존도 높은 사업과 다음이 기약 없는 사업은 지양하려고 한다. 나의 것을 키우고 쌓고 모아서 성장할 수 있는 상황으로 나아갈 것이다.
미디어자몽 김건우
개인적으로는 미디어와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에 빠져 살고 있고, 음악을 좋아해 아이디는 20년째 위니스밴드입니다. 2017년 <1인미디어 당신의 콘텐츠를 캐스팅하라>를 집필했으며, 사회학 박사학위를 수료한 상태입니다. 최근까지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조직의 울타리도 경험했습니다. 최근에는 F&B에 빠져있고, 도시와 공간을 좋아하기에 부동산도 같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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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창업/콘텐츠/1인 미디어/F&B/사회학/지역지리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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