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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is Kunwoo Kim Oct 02. 2019

[하루기록픽션] 10월 찌뿌둥한 어느 날

하루 기록 픽션이라고 거창하게 시작하지만, 지금 이 동기부여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다.

나의 역사에 오늘은 어떤하루였는지를 기록하는 일이기에, 픽션을 넣어 소소하게 솔직하게 담아둘까 한다.


찌뿌둥한 하루였다. 스산한 느낌으로 아침에 일어나, 눈도 제대로 못 뜨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출근 준비를 했다.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탓에 계속 잠 못 자고 있는 요즘이라, 오늘도 여전히 4~5시간 남짓 잔 탓에 깊숙한 곳에서부터 두통이 올라왔다. 며칠 전 쿠팡을 통해 장을 봤지만, 오늘은 아침을 먹지 못했다. 오랜만에 건강검진이 있기 때문이다. 태풍의 영향인지 길이 막혀 1시간 넘게 걸렸다. 두통과 함께 허기짐을 느꼈다.

진료를 보고 피 뽑고 X레이를 찍었다. 오랜만에 찍은 X레이 촬영은 뭔가 두근거렸다. 얼마나 달라졌을까, 더 안 좋아졌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촬영 대에서 내려왔다. 다행히 이전보다 나빠지진 않았다.

병원을 나서고 바로 미팅 장소로 이동했다. 오늘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자리였는데, 장소는 사무실과 멀지 않았다. 동료들을 만난 후 미팅에 참석해 상대방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동 내내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꽤나 많이 내렸다. 사무실로 복귀해 기다리고 있던 다른 회사 미팅을 진행했다. 허기짐 탓에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사업이 성공하더니 정말 좋아 보였다. 나도 그런 사람에게 크게 자극받고 좋은 기운을 받는다.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조금 여유 있게 시간을 잡았기에 투자자 미팅 역시 여유롭게 이동하려 했다. 그런데 비도 오고 우산도 놓고 온 바람에 차를 끌고 가기로 해서 조금 지체했다.

투자자 미팅은 언제나 설레고 기다려진다. 사업의 그루, 멘토를 내가 언제 만나본적이 있었나? 이런 작은 만남과 관계에 감사한다. 그간 고민을 털어놓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역시 멘토분은 핵심을 잘 짚어주신다. 그리고 냉정하게 사업을 바라볼 계기를 만들어준다. 기대와 희망을 잃었다 생각했지만, 한 시간도 안된 사이에 희망과 동기부여가 충만한 상태로 미팅을 마쳤다. 사람에게서 그러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건 크나큰 행운이다.

바로 미팅을 잡았다. 근처에 계시다는 말에 냉큼 만나 하루 몰아치기처럼 사람을 만났다. 오늘 이야기도 큰 수확이었다. 뭉게뭉게 뭉글뭉글한 이야기 속에서도 상대를 배려해주는 마음이 느껴졌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 다행이다.

사실 대화중에 너무나 졸린 나머지 계속 졸았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 진건 사실이다. 이대로 살아도 되나 할 정도로 우울한 것도 사실이다. 사장이 짊어질 숙제라고 강연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나 조금 가벼워졌다.

차를 타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했지만 도저히 바로 일할 여력이 안되어 잠깐 잠을 청했다. 최근에 생긴 습관인데,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차에서 자는 시간이 많다. 곯아떨어지고 하고 1,2시간 자는 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단잠을 청한 후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했다.

나도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에 이렇게 글을 써본다. 어떠한 주제로 쓸까 고민하다가 나의 이야기를 다시 기록해볼까 한다. 내가 그때는 이런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돌이켜볼 수 있는것도 커다란 자산이라 생각하기에.

멋진 명문을 쓰기보다 소소하고 담백하게 하루를 기록한다 생각하고 남겨볼 까 한다. 얼마나 오래갈진 모르나 해봐야겠다.

저녁이 깊어지지만 비는 그칠줄 모른다. 차가 많이 막혔다는데, 집에 돌아갈 길이 걱정된다. 배고고프고 머리도 띵해진다.

내일은 며칠을 준비한 컨퍼런스 발표가 있는 날이다. 빨리 들어가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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