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을 분석해본다.
지난번에 삼성에 대한 포스팅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습니다.
제가 글을 잘 썼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최근 삼성그룹에 대한 여론악화가 그만큼 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다룰 주제는 지난번에 공지했다시피, 삼성의 부회장인 이재용 씨에 대한 것입니다.
사실 저는 원래 나라 경제, 외교나 기업의 전략, 성과에 대해서 주로 다룹니다.
개인에 대해선 웬만해선 다루지 않습니다.
이미 수많은 언론들이 다루기 때문에 굳이 제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제1의 기업집단입니다.
전자제품부터 의료분야까지 소위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리는데 결코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삼성그룹을 이끌 리더에 대해 다루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재용의 기업가로서의 역량, 그의 치명적인 문제점과 삼성그룹의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기본적으로 이미 공개된 자료를 이용할 것이나, 그 자료를 해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관적인 내용이 많을 것 같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재용은 1968년 6월 23일 생으로, 2017년 현재 49세입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언론들에 따르면 이재용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선 것은 2014~15년이었습니다.
보통 재벌 2,3세들이 30대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참여한다는 점으로 비춰봤을 때, 상당히 늦은 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보면, 그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존재감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긴,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 CJ, 신세계그룹 등 오늘날 우리나라를 아우르는 대기업집단을 창업하고,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어 오늘날 삼성그룹의 토대를 닦은 이재용 부회장의 할아버지인 이병철 회장.
외환위기에서도 굴하지 않고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라는 슬로건을 내밀어 삼성그룹을 오늘날의 위치로 급성장시킨 이재용 부회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어마어마한 할아버지, 아버지를 둔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언론들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는 전제하에서는요
언론들의 보도와는 달리 사실 이재용 부회장은 30대 시절에 이미 경영일선에 나섰던 적이 있습니다.
이게 최근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거하게 말아먹었던 사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때는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던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벤처 붐'이 불던 시절이었습니다.
라이코스, 넥슨 등등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창업되었고, 성장하던 시절이었죠.
개인 의견으로는 아마 우리나라 근래 20년동안 가장 역동적인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용 부회장도 이 '벤처 붐'에 편승하여 e삼성(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은 60%)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에 진출하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사업은 실패했고, 그 손실은 이재용 당시 상무보가 갖고 있는 e삼성 지분을 고가매입하는 방식으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분담했습니다.
실패하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e삼성의 사업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삼성그룹 내부의 여러 사업부와 겹쳤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은 필연이었지만, e삼성 대표자가 현직 회장인 이건희 회장인 이재용인만큼 그만큼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2000년 8월에는 삼성그룹-e삼성 간 부당 내부거래 및 지원여부에 대한 공정거래위의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e삼성 기획 자체와 자금, 핵심인력마저도 삼성그룹이 제공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e삼성 대표였던 김성훈 씨가 삼성그룹 출신입니다.
누가봐도 공정거래위에 걸릴만했습니다.
그래서 특별검사(줄여서 특검)의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의 여파는 비록 법적으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까지 '무능한 황태자'로 낙인 찍히게 만든 만큼, 피해가 매우 컸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의 가장 큰 여파는, 이재용 당시 상무보가 삼성그룹을 물려받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교두보를 망쳐버렸다는데 있었습니다.
2001년 기사에 실린 삼성 구조조정본부 출신 인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e삼성이라는 벤처 사업체를 출범시킨 이면에는 분명히 외부자금을 흡수하고 코스탁 활황에 기대, 미국 아마존식의 '대박'을 터뜨리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렇게 조성한 자금으로 그룹 지분을 사들여 보란 듯이 삼성그룹에 데뷔한다는 복안이었다"라고 한다. -주간동아(2001.04.12)
결국, 오늘날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물려받는데 겪는 어려움이 여기서 시작된 것입니다.
'무능한 황태자'라는 오명을 쓴 것이 생각보다 컸던 것입니다
이는 이 후에 이재용 부회장의 트라우마로 남았는데요.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은 두 가지 고뇌를 가지게 됩니다.
첫 번째, 그룹에 들어가 더 훌륭한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어떻게든. 그래야 물려받을 수 있을테니.
두 번째,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또 말아먹진 않을까?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을테고, 이 두 가지 고뇌는 잠시 가슴속에 품어놓았습니다.
"옛날 일이기 때문에 굳이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 e삼성의 실패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쳐버렸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Galaxy Note 7이 출시되기 전 신문기사들을 보면서 저는 의문을 품었었습니다.
통상 Galaxy시리즈와 Galaxy Note시리즈의 출시 텀(Term)보다 1~2개월 짧았기 때문입니다.
이 1~2개월이 사소한 것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매우 중요합니다.
판매량이 많은 Galaxy시리즈의 재고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요.
평소보다 더 짧은 기간을 거쳤다는 것은 재고량이 부족해지거나, 정말 급하게 제품을 만들어 완성도에 문제가 있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 사실을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가 모를리가 없습니다.
또한 이 Galaxy Note7에는 홍채인식 및 대폭확대된 배터리가 장착될 만큼 두께를 줄이기도 힘든 상황이었죠.
가장 이상했던 점은 생산공장을 이전의 중국과는 달리 베트남에 두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제가 포스팅했던 [효율성은 짜르는 것이 아니다!!!]편에서 말했다시피, 노동력을 비용만이 아닌 노동숙련도도 중시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중국은 1970년대부터 문호를 개방한 이래로 오늘날까지 각 기업들의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베트남은 1990년대부터 개방했고, 또한 첨단제품을 생산한 역사는 짧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과 중국 간의 노동숙련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보다 더 짧은 제품생산기간을 두고 이전과 같은 물량을 뽑아낸다?
불량품이 이전보다 더 많아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였습니다.
실제로 Galaxy Note7폭발사태로 현실화되어버렸죠.
저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이렇게 무리한 결정을 내린 과정에 이재용 부회장이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Galaxy S7의 성공으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을 승계하기까지는 한 단계만 남아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Galaxy Note7만 성공하게 되면, 성과를 인정받아 회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실제로 당시 언론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Galaxy Note7을 챙기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여기서 '챙기다'라는 말은 "주도해서 진행시키다"라는 의미가 아닌 "진행이 잘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 단계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실무진들을 독촉했을 가능성이 95%이상이라는 것입니다.
2016년 11월, 동아일보 사설에 나온 "이재용 부회장이 상무급 인사들에게 '성과를 못내면 뛰어내리세요'라고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다"는 것은 이 사실을 뒷받침해줍니다.
하지만 최종책임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책임을 졌죠.
정작 대국민사과를 했어야 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여담으로, 삼성전자는 당시 폭발사태에 대해 기술적 원인을 들었습니다.
이공계 출신이 아닌만큼, 솔직히 전 자세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기술적인 미스가 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 환경에서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술적요인이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2015년 상반기에 헤지펀드 회사인 엘리엇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건에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자신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 합병비율이 0.35(제일기획을 1로 쳤을 때)로 너무 낮다는 것이 주 이유였습니다.
당시 제가 처음 기사를 읽었을 때에도 이 사실에 이해가 안갔었습니다.
삼성물산의 자산이 29조5000억원으로 제일모직의 자산보다 3배이상 많았습니다.
그런데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제일모직의 1/3밖에 안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삼성그룹은 각 신문에 대대적인 기사를 싫어 엘리엇을 공격함은 물론 국내투자자들을 설득하면서 합병에 찬성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엘리엇도 해외투자자 및 소규모투자자들을 결집하여 정면으로 대립하였습니다.
캐스팅보드를 쥔 곳은 국민연금이 쥐었는데요.
정상적인 프로세스였다면 국민연금도 합병에 반대했어야 했습니다.
먼저 공식 자문사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방했고, 삼성물산에도 지분이 있는 국민연금이 만약 합병에 손을 들어주게 되면, 무려 5000억원의 손실을 보기 때문입니다.
기사를 읽었던 저는 당연히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국민연금은 결국 합병에 찬성했지만요.
그런데, 나중에 2016년 11월 이후에 엘리엇이 돌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였습니다.
그 사이에는 삼성그룹-엘리엇 간의 밀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사항으로 삼성그룹의 NASDAQ상장, 주식배당금 상향책정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삼성-엘리엇 간의 대립은 일단락된 듯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것은 나중에 삼성그룹에 핵폭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세 가지가 제가 왜 이재용 부회장이 무능한가에 대한 대표 사례들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사례만 제시했지, 왜 무능한가를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서 정리해서 말하는게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e삼성 경영에 대실패를 한 뒤, 그는 거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앞서 말했던 경영에 대한 트라우마와 자신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승계작업이 시작되자 언론에 "본인이 직접 Galaxy시리즈를 챙긴다"라는 말을 하면서까지 경영일선에 나오는듯한 행보를 보였는데요.
역시 책임지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삼성-엘리엇 대립과정을 보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이 왜 무능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합병비율이나 지분이 줄어드는 것보다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싶어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경영능력이 탁월한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은 이전에 e삼성 경영에 대실패하고,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 아닌 계열사에 손실을 떠넘겼습니다.
이것은 이재용 부회장이 '무능한 황태자'로 낙인 찍는데 큰 영향을 미쳤고, 투자자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과연 믿을 만한 사람인지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즉, 애당초 이재용 회장이 유능한 경영자였다면 엘리엇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할 명분이 생기는 것 자체가 없었을 일이라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엘리엇과 밀약을 맺으면서, 삼성그룹을 NASDAQ에 상장시킴은 물론 주주배당금을 상향책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전 여기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삼성그룹이 누구 돈으로 성장했습니까?
국가가 국민세금을 삼성에 지원해서 오늘날의 삼성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Galaxy시리즈 등 삼성의 제품들을 가장 많이 구매한 나라가 어디죠?
우리나라 아닌가요?
그런데 NASDAQ에 상장하겠다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 국부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이 롯데그룹보고 "일본기업"이라고 하는 그 이유로 든 사항들을 우리나라 토종기업인 삼성그룹이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렇게 해외자본에 큰 힘을 줘버리면, 추후 이재용 부회장에 장애물이 됨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이 자기 자식에게 승계할 때에 딴지를 걸어 삼성그룹 전체가 증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해외투자자들이 삼성그룹 경영에 개입할 여지를 줘버렸는데, 해외투자자들이 개입을 안할 리가 없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자기가 회장직을 승계받기 위해 이 사태를 단기적으로 본거죠.
따라서 저는 과연 이재용 부회장이 과연 삼성을 이끌 수 있느냐는 물음에 "NO"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모든 그룹을 아울러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합니다.
보여준게 없어서요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은 유명한 디자이너를 영입해 기아자동차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였습니다.
한화그룹의 김동관 상무는 본인이 직접 한화큐셀을 지휘해 만년적자에서 영업이익 흑자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나서지도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밑사람이 세운 공을 자신이 세운 것처럼 포장하는 일만 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과연 유능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