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줄테니 유럽 가라고?

자신에 투자하라

by 안남

첫 만남에 찍혀버린 김대리


김대리는 새로 부임한 사장님과의 첫 미팅에서 찍혔다. 시장에서 당신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냐는 물음에 최고 수준이라 답했기 때문이었다. 상사에게 자신감을 보이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하지만, 실적이 안 좋아서 경영진이 교체된 상황이고, 새로 온 사장님은 회사 상황에 대한 나름의 사전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어쩌면, 답변의 내용이 잘못된 게 아니라 그 태도와 방법에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최고라는 대답과, 그 내용을 전하는 사람이 주는 신뢰감의 차이가 어떤 불쾌감을 첫인상에 더해버렸던 것 같다.


이 상황에 유럽 여행을 다녀오라고?


첫인상을 극복하는 건 누구에게나 참 어렵다. 깎인 점수를 만회하려 노력하면 자꾸 더 실수를 하게 된다. 몰린 상황에서 더 많은 악수가 나온다. 그렇게 몰린 김대리에게 사장님은 놀라운 제안을 했다. 장기 휴가를 줄테니 유럽에라도 가서 견문과 시야를 넓히고 오라는 것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장기간 자리를 비웠다가는 돌아올 자리가 보존되지 않을 것 같아서인지, 김대리는 그 제안을 수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대답은 역시 또 오답이었다.


젊은 날 투자의 목표


젊은 직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사장님은 자신의 가치관 한쪽 문을 열어 보였다. 젊은 날엔 자신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재테크로 벌어들일 수 있는 목표 수익을 계산해보라. 그리고, 최대한 자신에게 투자했을 때 돌아올 이득을 헤아려 비교해보라는 것이다. 몸값을 올릴 수 있는 방법,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길, 더 높은 꿈을 꿀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젊은 날 투자의 목표여야 한다.


승승장구의 비결


공고를 졸업한 사장님은 있는 돈 없는 돈을 모아 자신에 투자했다고 한다. 지식과 경험을 쌓는 일에, 시야와 인맥을 넓히는 일에 몰빵을 했다. 회사 업무가 바빠 시간이 안 나서, 영어공부는 강사가 자투리 시간에 찾아오는 일대일 맞춤 수업으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외국 회사 지사장도 역임했고, 이제 환갑을 넘기고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모수가 절대 부족한 하나의 예이고, 해석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고, 난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또 그 길을 어느 정도나 스스로 선택하며 갈지, 한번쯤 멈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남들 다 가는 똑같은 길을 가겠다고 선택하더라도, 그 결정만은 자기 것이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울려도, 울리지 않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