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해방촌 2026

by 자운

안녕하세요. 20일 정도의 휴재를 거치고 다시 돌아온 자운입니다. 그동안 부산도 갔다 오고 설도 쇠면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고 요나고 사진전에도 갔다 왔습니다. 브런치에 쓸 것들이 참 많군요. 해방촌 연재를 끝내면 짧게 또 올려보겠습니다.


다시 해방촌 신흥시장으로 돌아와 보겠어요. 신흥오거리에서는 남산을 오르거나 용산역, 서울역 방향으로 내려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방향은 신흥시장 거리로 이어집니다. 신흥시장은 해방촌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생겨난 시장으로 지금은 문화복합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골목길을 따라서 수많은 가게들이 모여 있습니다. 정겨운 동네 시장의 모습입니다. 평일 점심에도 꽤 북적북적한 모습입니다. 점심을 막 지난 때라 해가 약간 비스듬하게 들고 있었습니다. 언덕 중턱에 그리 높지 않은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반 정도만 햇빛이 드는 게 분위기 있고 좋았습니다.


중간중간 언덕을 내려가는 쪽 골목들이 있더군요. 멀리 보이는 서울의 도회적인 풍경과 해방촌이 겹쳐 보이면서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밝은 하늘색으로 칠해진 벽이 이곳이 관광지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파란 벽을 따라 가스관들이 복잡스레 굽이치며 아직 삶의 손길이 닿고 있음을 알립니다. 어떤 골목은 사유지이니 통행을 자제해 달라고 팻말을 걸은 곳도 있고, 사진을 찍는 것은 좋으나 시끄럽게 떠들지 말아 달라는 안내를 걸어 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북촌에서처럼 거주민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곳을 둘러봐야겠습니다.


아마도 이 시장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이 자리 그대로 있었을 것만 같은 식당도 볼 수 있습니다. 홍어부터 각종 찌개, 주꾸미나 장어, 심지어 육고기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취급합니다. 주인아주머니, 혹은 할머니가 연륜을 한껏 발휘해 손맛 가득한 음식으로 내어 주려나요. 시골 인심처럼 고봉밥에 반찬 많이, 푸짐하게 한 상 먹고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랜차이즈 매장을 빼고 대부분의 가게가 오래된 모양입니다. 새로 들어서는 가게들도 최대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내부를 꾸미는 식으로 영업하나 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드라마 세트장같이 70년대에서 80년대 골목처럼 보입니다.


슈퍼 이름도 그 시절 같은 새마을 마트군요. 간판만 새로 단 건지 모르겠지만 주위의 가게들과 조금은 이질적인 간판을 하고 있어서 눈에 띄었습니다.

가게 한쪽에서는 추억의 옛 과자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중에 김 전병을 제일 좋아합니다. 할머니 댁에는 항상 있는 것만 같은 종합 제-리도 좋아합니다. 오렌지 맛은 좀 그런데 딸기맛 제-리는 맛있더라고요. 그렇지만 점심 먹고 배불러서 사들고 가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아까 파란 벽이랑은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골목입니다. 원래는 오거리에서 후암동 108계단 쪽으로 바로 가려고 했는데, 시장통을 조금 둘러보고 돌아가려고 시장 쪽으로 들어간 거였습니다. 그런데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져서 충전을 하려고 했더니 웬걸, 보조배터리는 챙겨 왔는데 케이블을 가져오지 않은 거였지 뭐예요.

그래서 시장을 빠져나와 이쪽 골목으로 내려가면서 어디서 케이블 살 곳이 없나 둘러봤습니다. 과연 케이블을 살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