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툴 가완디 지음
의학에 관한 책에 한동안 빠져지낸 적이 있다.
은퇴한 의사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의료 현장에서의 솔직한 경험담은 살아 있는 지혜였다.
물론 그로 인해 의사들에 대해 많이 민감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 책들 중.
다시 읽은 한 책이 바로 아툴 가완디라는 의사가 쓴 책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이다.
보스턴에서 외과 레지던트로 일하는 의사로서 말할 수 없는 비밀까지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요즘 들어 나이 드신 부모님들이 병환이 나서 병원을 자주 들르면서 느낀 것은 의사들이 의료를 하는 것인지 장사를 하는 것인지 모를 만큼 과잉진료를 경험함으로 솔직히 의사들에 대한 존경심이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겸손하고 친절하며 불필요한 처방을 하지 않은 의사들도 있으나 극소수라 여겨진다.
'의사란 참 기이하고 또 여러 면에서 겁나는 직업이다. 위험 부담이 높은데도 엄청난 재량권이 주어진다'
'의학이란 것이 얼마나 어지럽고 불확실하고 예츨불허한지 보게 될 것이다.'
'의학은 근본적으로 사람의 일이다'
그는 실제로 응급실에 급하게 실려온 아이의 호흡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놓고 의사들끼리 서로 다른 의견을 놓고 갈등하며 결국 그들의 시술한 것으로 아이가 완치된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불확실한 시도를 해봄으로 겨우 아이의 목숨을 건진 일화를 제시하였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의학은 불완전한 과학이며, 부단히 변화하는, 불확실한 정보 오류에 빠지기 쉬운 인간들의 모험이며, 목숨을 건 줄타기이다"라고.
그는 의대생이라고 해서 모두 외과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처음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대생들은 외과 의사가 사람 몸에 메스를 들이대고 과일 자르듯 열어젖힐 때 공포에 질리거나 경이로움에 입을 딱 벌리거나 둘 중 하나라고.
:::다음은 책 내용 중 내가 관심 있게 본 내용들을 잘라서 적어본 것이다.:::
날마다 외과의들은 불확실한 것을 대면하며 정보는 불충분하고 자신의 지식과 능력은 결코 완벽하지 못하다.
가장 간단한 수술조차 성공적으로 끝난다고 아니 환자의 생명이 무사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의사는 모른다. 그래도 그는 가른다.
외과에서 기술과 자신감은 경험을 통해서 자존심을 상해가며 얻어진다. 우리도 우리 일에 능숙해지려면 반복적으로 연습을 해야 한다.
외과의들은 연습을 믿지 재능을 믿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오래 버티는 끈기다.
그는 또 일류와 이류의 차이는 그들이 쌓은 체계적인 누적 연습량의 차이라고 말하며 인지 심리학자인 앤더스 에릭슨의 말을 인용하였다.
'지속적인 훈련을 하려는 의지가 바탕에 깔려 있을 때 선천적인 인자들이 힘을 가장 잘 발휘한다.'
연습이라는 것은 요상하여서 몇 날 며칠이고 조각만 잡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전체가 잡힌다. 의식적 학습이 무의식적 지식이 되기까지 정확하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 수 없다.(중략)
오래전부터 의학계는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와 신출내기 의사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는 두 가지 상반된 명제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레지던트 제도는 감독과 누진적 책임 부과를 통해 잠재적 위험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시도다.(중략)
레지던트들이 주로 담당하는 병동이나 클리닉은 대개 가난한 사람들이나 무보험 환자. 주정뱅이. 미친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요즘 레지던트들은 스태프 선생의 참관이나 감독 없이 독자적으로 수술해 볼 기회가 거의 없다.
레지던트가 대체로 혼자 집도한다면 그 대상은 대체로 환자들 중에서 가장 힘없는 이들일 경우가 많다.(중략)
사람들은 자신이 실습대상이 되는 것을 싫어하면서 숙련된 의사를 원한다.
하지만 만일 미래를 위해 누군가를 훈련시키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모두의 몫이다.
결국 학습은 소독 방포 아래서, 마취 하에서, 때로는 암묵적으로 비밀리에 행해진다. 이 딜레마는 비단 수련의 중인 레지던트들이나 전임의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학습과정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래 계속된다.(중략)
어떤 일에 웬만큼 능숙해졌다 싶으면 어느새 구식이 되어버리는 현상. 이때는 학습곡선이 하향선을 그린다.
끊임없이 의학기술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도태되지 않으려면 최첨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학습곡선의 위험은 레지던트 때나 개원의가 된 후에도 피할 수 없다.
잘 발달된 컴퓨터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우수한 이유
첫째-인간은 일관성이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제안. 우리가 사물을 보는 순서. 최근의 경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 최근의 경험. 그리고 정보의 구성 방식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는다.
둘째-인간은 다수의 인자들을 고려하는데 기계만큼 능숙하지 못하다. 인간은 어떠 변수의 비중은 너무 크게 보고 다른 변수는 너무 가볍게 보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작가는 의학의 기계화에 대해 반감을 가지면서도 적어도 최소한이나마 컴퓨터에게 진단을 맡기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한다.
온갖 기술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계화된 의학에는 중요한 뭔가가 빠져있다고 한다.
오늘날의 의료는 인간적 접촉이 부족한데 기술주의적 풍조는 의학이 지키고자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는 과실을 줄일 때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의료과실은 실제로 발생하며 모든 의사들은. 아무리 명망 높은 의사들이라 할지라도 끔찍한 과실을 범한다고 한다.
그는 1995년 한 연구의 말을 인용하여 엉뚱한 약을 주거나 잘못된 용량을 주는 등의 투약 실수는 입원한 환자 모두에게 거의 한 번 꼴로 일어나며 대체로 별문제 없이 넘어가지만 그 중 1%는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고.
그러나 일이 잘못될 경우 의사가 환자에게 자신의 실수를 정직하게 이야기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병원 측 변호사들은 발생한 사고에 대해 환자들에게 이야기해야 하지만 과책사유가 의사 쪽에 있다는 암시는 절대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의사들이 실수를 두려워하여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방어적 반응을 갖게 되는 것을 경계한다.
-이하 생략-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 여름 엄마가 입원했을 때
담당 의사가 다른 폐질환 환자의 기록을 잘못 가지고 와서 엄마를 놀라게 했던 적이 두어 번 있었던 것 하며
대학 병원서 퇴원하기 직전에 새로 처방된 약 한알로 인해 엄마가 발작을 일으켰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어디 그뿐인가.
주사를 놓는 것이 익숙지 않아 환자들의 팔을 검게 물들이며 주사자국을 만들던 간호 조무사들도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병원비를 두배로 주고라도 경험이 많고 실력 있는 의사를 찾는 이유가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명확해졌다.
또한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몸을 맡길 환자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의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알아야 하고 또
의사가 언제든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