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노트

#비커밍

미셸 오바마

by 미셸 오

"나는 아직도 미국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 미래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다.

하지만 나는 나를 안다."





'나 자신을 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시작한 책 읽기는 3일 만에 끝났다.

평범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가 미국 퍼스트레이디가 되기까지의 여정. 퍼스트레이디로서 그녀가 행했던 일 그리고 그녀의 신념, 솔직함, 당당함,지혜로움이 계속해서 나를 강하게 빨아 당겼다.


단정하고 절제된 문체는 그녀의 품성을 보여주는 듯고. 살아오면서 무언가 되려고 했고 결국 이루었지만 지속적으로 더 괜찮은 삶을 살아내려는 그녀의 모습이 세세하세 담겨있다.

그래서 꽤 두꺼운 책이기는 하지만 잘 읽힌다. 전체 내용은 그녀가 백악관 주인이 되기 전후로 나누어져 있다.


항상 생각해 왔지만 한 인간의 생애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진 것이라서.

미셸이 '버락 오바마가 참 대단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 앞에 네잎 클로버가 뿌려져 있었다' 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녀 앞에도 무수히 많은 네잎 클로버가 뿌려져 있었기에 많은 것들이 좀 더 수월하고 가능했을 것이라고 느꼈다.


미셸은 어려서부터 아이가 잘 자라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부모님과 환경 안에서 자랐다. 게다가



그녀타고난 유전자, 머리가 좋았던 것이다!


그녀의 부모는 차별적이며 부당한 세상을 견디면서도 자신의 아이들에게 불만을 전가하지 않았다. 우리 부모님들이 어렸을 때 내게 주었던 손길과는 확연히 달랐다. 나도 미셸 부모 같은 슬하였으면 (똑똑하고 운동 잘하고 늘 곁에서 도와주는 오빠까지) 좀 더 주관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성장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고맙게도 내 부모님은 내 발끈하는 성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었던 것 같다. 부모님은 내 마음속 불꽃이 꺼지지 않기를 바랐다.

-어머니는 "저런 그랬니?" "정말이니?" 하고 대꾸하면서 차분히 들어주었다. 내 화를 오냐오냐 받아주는 적은 없었지만 좌절감은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미셸은 두뇌도 뛰어났지만 승부사 기질도 있었다. 내 주변에는 머리는 탁월하지만 지나치게 게을러서 혹은 승부욕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미셸처럼 승부욕은 있지만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속한 경쟁으로 뛰어들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것은 미셸처럼 머리가 뛰어나지도 않을 뿐더러 지나친 경쟁을 싫어하는 탓이기도 하다. 미셸은 자신을 낮잡아 보는 경우에 자신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 보이고 계속 성장하고자 노력했다는 점은 존경할만 하다.


-연습시간과 결과가 정비례한다는 사실을 깨우쳤고

-나는 나 자신에게 증명해 보인 셈이었다.(프린스턴 대학에 갈 수 없다던 학교 입시상담사를 언급, 그녀는 프린스턴 대학에 합격했다!)

-직접 리더십을 발휘하며 성장할 기회를 얻고 싶었다.

-내가 나서서 자신을 규정하지 않으면 대중의 판단이 재깍 그 공백을 메운다는 것이다. 남들이 얼른 나 대신 나를 부정확하게 규정한다.


나도 부당함에 맞서서 굴복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가끔 건강이 나를 떠미는 경우가 많고 삶의 시련이 나를 적당주의자로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절대 허락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타자가 나를 규정할 때다.



내가 정말 부러웠던 것!

무엇보다 그녀는 훌륭한 남편을 두었다는 사실이다. 똑똑하고 지혜롭다고 해서 멋진 남편을 두는 것은 아니라는 역설은 도처에 있지 않은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개인이 만나서 신뢰하며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는 것. 서로를 위해 희생하지만 또 상대방의 꿈을 짓밟지 않고 응원해 주는 것. 가정을 소중히 하며 지켜나가는 것. 이 모든 것을 공유하며 사랑하는 멋진 부부.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을 실현해 가는 모습은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면 고민하는 미셸의 모습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도 같지만 같이 장단 맞춰주는 상대가 있어야 가능할테니 말이다.


-나는 버락에게 홀딱 반했다. 그의 느릿한 목소리가 좋았고, 내가 재미난 이야기를 할 때 부드러워지는 그의 눈동자가 좋았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늘 한가롭게 다니는 그의 습관마저도 좋게 느껴졌다.


그녀는 친구들도 좋아했다. 유튜브에서 방송국에 나온 그녀를 본 적이 있는데 그녀는 흥이 넘치고 유머 가득한 매력적인 여자로 보였다.


-나는 진정한 친구들을 늘 가까이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오래전에 배웠다. 여성들 사이의 우정은 교대로 주고받는 작은 친절이 무수히 쌓여서 만들어진다.



미셸이 자신의 딸아이들에게 보이는 책임과 사랑을 접할 때는 나야말로 눈이 따끔따끔하도록 부끄러웠다. 미셸도 나도 아이를 키워보지 않고 결혼했지만 그녀는 자식에게 베푸는 시간을 절대 줄이지 않으려 애를 썼다. 나는 직장을 핑계로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하였는데 말이다. 우리 아이는 나의 부모님이 맡아서 기른 시간이 더 많다. 아이는 부모 손에서 자라야 한다.


흑인 여성으로서 느끼는 미국 내에서의 차별적 시선을 다룬 부분에서는 좀 놀라웠다.

소수자에 대한 냉소와 차별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도 그런 시선들에 맞서 이룩한 그녀의 당당한 성취들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큰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버락이 처음 당선됐을 때 여러 논자들은 '탈인종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들이 틀렸다는 증거는 넘쳐난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동안 테러 위협에만 집착한 나머지 이 나라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는 인종주의와 패거리주의를 간과했다.



"아직도 때때로 불안하고 내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꼈다"라고 말하는 그녀. 그래서 책을 펴낸 것이 아닐까. 아마도 그런 의도였다면 그녀는 성공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을 때도 그녀의 책은 이곳 저곳에서 베스트 셀러를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현재 미국내에서는 미셸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된다고 한다. 그녀가 이전에 이룩한 일들과 함께 책의 출판이 더 큰 영향을 주는 듯하다.

역시 펜의 힘은 대단하다.

나 역시도 그녀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훌륭한 정치를 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재미나게 읽었던 것은 백악관 안의 삶이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사는 곳은 어떤 곳이며 어떻게 하루를 지내는지 이 책을 통해 거의 풀렸다.

굳건한 담으로 막혀 일반인은 감히 들여다볼 수 조차 없게 만들어진 백악관 안에서의 삶을 거의 낱낱이 본 것 같다. 신세계 경험이었다. 그리고 형식적인 예나 절차를 갖추느라 불편함을 애써 감추는 것도 재미있었고

경호원들을 따돌리고 백악관 밖으로 도망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게다가 대통령도 백악관 안에서 비싼 밥을 먹으면 그만큼 밥값을 지불해야 해서 미셸이 매의 눈으로 식당의 메뉴를 감시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매일 아침 세상의 선함과 가능성의 마법을 믿으며 깨어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인간적인 세상을 만드는데 강하게 버티어 내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내 안에서 심하게 공명하였다.


부당한 현실을 묵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작은 바람개비 하나가 거대한 폭풍우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녀가 든 작은 횃불 하나에 나도 그녀와 같이 횃불 한 개를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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