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첫째 주 주말에는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1박 2일의 일정으로 양림동과 무등산 방면을 둘러보았는데, 여행 후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문득 몇 장의 사진들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그것은 바로 1980년 5·18 당시 시민 군의 마지막 저항의 장소였던 구 전남도청 건물과 5·18 민주광장을 지나가며 담은 것들이었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5월에 광주에 다녀온 것이, 그리고 그곳의 어스름한 저녁을 담은 몇 장의 무성의한 사진들이 이제 와서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 일으키네요.
지금은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이 된 구 전남도청 건물을 등지고 금남로를 바라보면 광장 한 켠에 서 있는 5·18 시계탑의 모습을 지금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계탑은 5·18 당시 광주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고난들을 고스란히 지켜본 목격자이기도 합니다.
'시계탑은 알고 있다'라는 기사가 발간된 후 신군부는 1980년 중반 한밤 중에 시계탑을 이곳 민주광장에서 농성광장으로 몰래 옮겨버렸고, 2013년 5월까지 그곳에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 시계탑을 기억하고 있었고, 결국 시민들의 힘으로 2015년 1월에 현 위치에 복원하게 됩니다.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 한 누군가로부터 옮겨지는 수난을 겪었지만, 시계탑은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우리 곁에 남았습니다.
"시계탑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반드시 계속 전승되어야 합니다.
시계탑은 자유의 기념물이자 한국의 민주주의의 시작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980년 5월에 5·18 참상을 처음 보도한
독일 공영방송 NDR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