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모 May 25. 2015

그림 그리는 여행작가 '리모'입니다

브런치 독자들에게 드리는 가벼운 자기소개

처음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적당한 양의 설렘을 몰고 오는 법인가 봅니다. 책과 전시, SNS 등 여러 가지 루트로 독자분들을 만나고 있지만,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만나게 될 새로운 인연에 대한 기대가 다시 한 번 제 마음을 들뜨게 만드네요. 첫 만남은 약간의 긴장감도 함께 가져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작성하는 지금도 자꾸만 글을 지웠다 다시 쓰게 돼요.


안녕하세요, 브런치에서 처음 인사드립니다. 일상과 여행을 드로잉으로 기록하고 있는 여행작가 '리모'입니다.


다시 일어선 남대문, 2013


저는 원래 그림 그리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대기업에서 TV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근무했었답니다. 내 생애 첫 일터에서 아쉽지 않은 연봉을 받았고,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댓가로 야근과 주말 출근이 쉼없이 이어졌습니다.


몽골의 바양고비, 2012

팍팍한 일상에 지칠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지에서 그리는 그림은    . 나를 아는  없는  곳에서 그곳의 풍경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은 가장 편안한 휴식이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개발자로서의 삶을 살았지만,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미대 입시의 꿈은 스스로 접고 말았지만, 그림에 대한 미련은 항상 제 주위를 맴돌고 있었죠. 직장 생활 중에도 그림은 계속되었고,  무엇인가를 끄적이는 것은 어느새    .


몽콕 거리의 붉은 택시, 2013


애써 부정하고 있었지만, 첫 직장을 다니면서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저는 모니터와 키보드 앞에서보다 종이와 펜 앞에서 더욱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었다는 것이죠. 고민이 깊어지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4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에 비로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햇살이 아름답던 10월 어느 날, 해가 지는 방향을 쫓아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맡겼습니다.



여정 중에 만난 도시들의 모습을 드로잉으로 담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40 여일 간의 추억은 제게 너무나도 많은 용기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바람 빠진 타이어 같던 내 삶에 자신감이라는 바람을 가득 채울 수 있었던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30일, 마침내 한 권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시간을 멈추는 드로잉, 재승출판

488페이지에 여행의 기록과 저의 고민들을 빼곡히 담았습니다. 나의 여행을 자랑하기만 하는 이기적인 기록이 되지 않기 위해 성실하고도 겸손하게 작성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모범답안을 제공하는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건조한 일상을 버티는 작은 위로, 삶의 방향을 고민하게 되는 소소한 자극이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곳, 브런치에서도 드로잉을 통한 소통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제주 여행 드로잉을 통해 여러분들과의 만남을 시작할 예정이랍니다.

 단순한 관광지로써의 제주가 아닌, 섬이 가진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기 위해  천천히 걷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종이 위에 담길 제주의 매력적인 이야기와 그림들, 많이 기대해 주세요. :-)

페이스북 : http://facebook.com/rimo29

블로그      : http://rimo.me

작가의 이전글 시계탑이 아는 진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