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모 May 06. 2022

어느 보통날, 협재리에서


보아뱀의 실루엣을 떠올리게 하는

비양도의 모습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관계에 지쳐 도망치듯

분주한 도시를 떠나왔기 때문이었을까


사막에서 만난 뱀이 어린왕자에게

건넸던 말이 나를 스쳤다


"사람들 틈에 섞여 있어요

외롭기는 마찬가지야"


어린 왕자를 닮은

순수하고 투명한 파도가

발가락을 간지럽혔다


안겨 오는 푸른 파도에

잿빛 마음을 씻어냈다




「네가 다시 제주였으면 좋겠어」p.236


매거진의 이전글 온평리 골목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