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디지털노마드 - 질렀다
2016년 2월 3일 수요일 오전 11시, 샌프란시스코 4번가 오피스
J: "B, (직속 상사, 나의 매니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시간 될 때 1:1 하자."
B: "음, 지금 시간 괜찮은데 어디서 할까? 저쪽 회의실 비었네 저기서 할까?"
J: "좋아. 지금 하자."
(회의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B: "요새 일은 어때?"
J: "음, 괜찮아. 팀은 어때?"
B: "너도 알다시피 이래저래 변화가 있어서 정신이 없었지만, 금방 괜찮아 질 것 같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었지?"
J: "응, 나 뉴욕으로 이사가."
B: "아 그래? 언제 가는데?"
J: "3주 뒤에."
B: "그렇구나. 내가 어떤걸 도와 줄 수 있을까? (What can I do for you?)"
J: "나 우리 팀하고 일하는 것 재밌고, 너무 좋아. 계속 같이 일 할 수 있으면 좋겠어. 원격근무를 지원해줄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 같아. 가능할까?"
B: "뉴욕에는 얼마나 있을 것 같아?"
J: "뉴욕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일단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생각하고 있어. 뉴욕이 좋으면 아예 거기서 살 수도 있어서 솔직히 돌아올지 돌아오지 않을지 나도 잘 모르겠어."
B: "그렇구나.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HR 이랑 내 매니저랑 이야기해보고 알려줄께."
J: "고마워!"
*
엄청 떨었는데 막상 이야기는 차분하게 했다. 어떤 답이 올까, 떨리기도 하고, 그래도 바로 거절하면 차분하게 퇴사 의사를 밝힐 예정이었는데 그보다는 좋은 시나리오로 펼쳐져서 떨렸던 기억. 두근두근. 내가 뭔짓을 한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