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디지털 노마드 - 매니저
2016년 2월 5일 금요일 오후 두시, 샌프란시스코 4번가 오피스
(이틀 전, 뉴욕으로 이사간다고 지름 -> https://brunch.co.kr/@zechery/103)
B (내 매니저): "지금 잠깐 얘기할까?"
J: "좋지."
B: "HR 이랑 내 매니저랑 이야기해봤는데, 아주 예외적으로 일단 3개월만 해보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어. 어때?"
J: "완전 고마워. 3개월 동안 팀원들 불편하지 않을 수 있게 잘해볼께."
B: "그래, 그렇게 해보자. 다만 요즘 분위기보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가 원격근무를 장려하고 있지는 않으니 low key 로 진행하는걸로 하자."
J: "응 알았어."
B: "팀원들에게도 내가 얘기하겠지만, 가능하면 떠나기 전까지 팀원들한테도 니가 직접 알려주면 더 좋을 것 같아."
J: "응, 그럴께. 고마워. :)"
두시간 뒤,
C (내 매니저의 매니저): "잠깐 시간 어때?"
J: "좋지."
C: "B한테 얘기 들었어. 뉴욕으로 이사가?"
J: "응. 뉴욕에 살아보고 싶었거든."
C: "와 진짜 좋겠다. 축하해. 왜 뉴욕으로 결정한거야?"
J: "샌프란시스코에도 어느 정도 산 것 같고, 사실 서울이 그리운데 뉴욕 정도가 적당한 타협점으로 보이더라고. 가면 더 삶이 더 재밌을 것 같아."
C: "I understand. 가서 재밌게 잘 지내고, 다음 달에 들린다고 했지? 그때보자."
J: "응 고마워. 그때 봐!"
*
그렇게 뉴욕으로의 이사와 원격근무 모두가 확정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고 싶은데 갈 수 있냐' 고 묻지 않았고, 대신 '간다' 고 했던 것이 신의 한수이지 싶다. 그리고 예상하던 매니저의 물음에 할 말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도. 떠본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갈 생각이었기에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안된다고 했으면 그럼 나 2주 뒤에는 퇴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인수인계를 어떻게 시작해야할까, 를 준비하고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