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사람들이 짤려나가는
1) 이틀 전, 저희 회사 경비 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전체 인력의 5% 가량의 인력을 감축했습니다. 3천명이 넘는 회사였으니 최소 150명은 해고가 된 듯해요. 보스턴 지사는 문을 닫았고, 오스틴과 시카고 지사도 거의 폐쇄, 일본지사와 영국지사도 닫을 계획이라고 발표가 났고, 내부에서는 이를 외부에 알리기 몇 시간 전에 매니저들을 통해 이 소식이 전해졌었습니다. 열매가 단 만큼 위험도 만만치 않은 익사이팅 인더스트리.
2) 오늘은 저희 회사의 3분기 실적 발표일이었습니다. 실적은 떨어졌지만 예상치였고, (중간에 예상치를 한번 내리긴 했지만) 4분기와 내년에 할 일들에 대해 큰 그림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0만달러어치 share buyback 을 발표했고, 어찌된 일인지 오늘 하루 떨어지기만 하던 주식은 10%가 넘게 올랐습니다.
3) 매니저와 1:1 면담을 했습니다. 얼마전에 적어서 냈던 3분기 개인 리포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팀에 들어온지 아직 한달 반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보너스 / 승진 / 주식 / 급여 인상 등은 없을 것이라고 알려줬고, 하지만 지금 아주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줬습니다. 지금 정도로 노력하고 배워가면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지금 제 멘토만큼 일을 할 수 있으리라 보고, 그 사이에 시니어 엔지니어로 승진이 가능 할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지난 한달 반의 실적도 기억하고 있을테니, 4분기가 끝난 뒤에는 '눈에 보이는' 연봉 상승과 보너스가 있을 것이라고. 쉬엄쉬엄하라는 이야기까지. 항상 진심으로 얘기하는 사람이지만, 어쨌든 다시 한번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아직 배울게 산더미. 더불어 최근 회사의 안 좋은 소식과 우리 부서는 관련이 먼 편이라 안심하라고 했고, 저는 어차피 커리어 초반이라 그런거 신경 쓸 짬이 아니라고 했더니 그건 그렇다고도.
4) 이 지역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이유로 거의 매일 리쿠르터들에게 메일을 받습니다. 징가의 뉴스를 접한 리쿠르터들의 집중 연락. 어쨌든 이런 상황이 해고라던지 하는 상황에 대한 걱정을 어느 정도 덜어줘서 일을 배우는 것에 집중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네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지내고 있어요. 스스로에게 열심히 하길 다시 한번 빌며. 좋은 것들도 많지만 살벌한 실리콘밸리 라이프.
그리고 며칠 뒤, 링크드인에 로긴했더니 이런 광고가 뜬다.
"이번에 짤림? 더 좋은 기회 ㄱㄱ!"
하나부터 열까지 실리콘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