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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Feb 09. 2020

시드 마이어를 만나다

문명하셨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한달에 한번 정도 외부 연사를 초청해와서 이야기를 듣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Khan Academy 의 Salman Khan 아저씨도 왔었고, 근처에 유명한 분들이 간간히 오시곤 했는데 내가 한방에 듣고 와! 했던 분이 이분이셨다. 시드마이어 아저씨 (위키, 나무위키)



시드마이어가 어떤 아저씨(?)냐면 중독성으로 유명한 "문명" 과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 게임을 만드신 분이다. Sid Meier's Civilization 에서 그 Sid Meier, 시마성님. 한국에서는 문명4 때 패왕간디가 뜨면서 많이 알려졌고, "문명하셨습니다" 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패왕간디 짤과


어색한 한국어의 세종대왕님 "조선의 궁궐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이여."

https://www.youtube.com/watch?v=J3NcTYI058U


이런 것들을 당시에 문명을 (중독될까봐) 플레이하지 않던 나도 익히 접해서 알고 있었다. 그 분이 징가에 오셔서 한시간에 걸쳐 강연을 하셨었다. Game Producer 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설계하고 만드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게임이 만들어지는지 등등.


게임 개발자, 디자니어, 프로듀서, 프로덕트 매니저 등이 바글바글한 우리회사에서 이런 네임드의 방문에 많은 인원이 직접, 혹은 화상으로 접속해서 시마성님의 강연을 들었다. 좋았던 강연과 질문 콤보들 중에 인상 깊었던 두가지. 


#1. 시마형님은 게임을 만들 때 유저로 하여금 이 생각이 들도록 설계한다고 한다.


 "One more turn." (한턴만 더) 


아마 문명시리즈의 중독성을 겪어보신 분은 알꺼다. 플레이어가 매턴 저 생각을 들게 만들어서 중독이 된다는 것을. 유저의 감정과 행동을 이끌어내는 한 문장이고, 그걸 게임에 녹여내다니 정말 감탄.


#2. 게임을 시리즈로 제작 할 때, 해당 게임을 처음해보는 유저와 기존에 시리즈를 해오던 유저 양쪽 모두를 잡고 밸런싱을 하기 위해 (대략적으로) 이렇게 게임을 설계한다고 한다. 1/3 은 전작과 똑같이, 1/3 은 전작을 응용해서, 1/3 은 완전 새롭게. 기존 유저들은 1/3 의 익숙함을 통해 유입되고, 신규 유저들과 기존 유저들의 경험차로 인해 게임의 경험이 현격히 차이나지 않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게임내의 간단한 예시도 들어줬었는데, 그냥 일단 네임드를 눈앞에서 본 것 자체로 굉장한 영광이었다. 강연이 끝난 후 인증샷 줄을 기다려서 시마형님과 사진도 한장.


타임머신 개발자 시드 마이어 성님


그리고 페이스북 포스팅을 했더니 공돌이들의 찬양 물결이. ㅋㅋㅋ



그리고 저기 댓글에는 없는데 인상 깊었던 커멘트 중에 하나가 "사람 참 선하게 생기셔서 ㅉㅉㅉ". ㅋㅋㅋㅋㅋ 저때는 하지 않았으나 나중에 문명5 에 손대서 문명6 를 구매한 현재까지도 문명5 에 간간히 시간을 보내고 온다. 


2600시간이면 주말/휴일 없이 2시간 반씩 3년을 매일했다는 소리다 (...)


그리고 가끔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할 때 좌석에 전원이 들어오면 문명켜면 짱 좋다. 이륙하고나서 한게임 돌리면 착륙이다. 물론 피곤과 허리아픔과 기타 등등은 덤.


미국의 회사에서 일하면서 저런 네임드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볼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유명한 네임드 회사 방문, 대표 및 직원을 만나는게 수월해서 동기부여를 팍팍 받는다는 점은 정말 크나큰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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