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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Feb 16. 2020

하와이에서 맞는 새해

연말 휴가와 새해 맞이

일을 시작한 뒤로 처음으로 긴 휴가를 냈다. 우리회사는 휴가 정책이 "무제한" 이다. 즉, 자신의 매니저가 허가하는 한도내에서는 휴가에 제한이 없다.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고 팀 전체적으로 퍼포먼스를 잘 낼 수 있다면 업무를 언제 어떻게 하는지 크게 상관하지 않고, 휴가도 마찬가지다. 리프레쉬가 필요하면 휴가를 다녀오면 되고 대부분의 회사들이 4분기, 그 중에서도 12월이 되면 말랑말랑한 스케쥴을 가지게 된다. 애플이나 어도비 같은 경우 아예 12월 마지막 한주에서 두주 정도 회사문을 닫는다. 


처음으로 내는 휴가를 2주 (10근무일) 내면서 이래도 되나? 하면서 고민을 했다. 결국 앞뒤로 하루씩 잘랐는데 아직도 적응 중이라는 것이 팍팍 느껴졌다. 나중에는 3주씩 쿨하게(?) 원격근무에 휴가를 붙여서 내곤 했었다.


2주의 휴가 동안 집세 비싼 샌프란의 집을 놀릴 수 없어서 서블렛을 내놓았다. 정말 아래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 이외에는 walk-in closet 과 화장실 정도가 더 있는 450sqft 정도의 집이었는데 당시 한달 기준으로 월세가 $2,300 정도였다. 조금 비싼데 사는 것이었고, 혼자 살아서 그렇기도 했지만 저정도 치안이 안 좋은 동네에 저정도 크기의 집 월세가 그랬었다. 


다행히 서블렛은 WEST 프로그램으로 샌프란시스코에 갓 온 한국의 남자 대학생 세명에게 빌려주었고, WEST 프로그램으로 온 친구들은 나중에 같이 저녁도 한번 먹었었다. :)


연말휴가는 추운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따뜻한 하와이로 다녀왔다. 하와이에 이렇게 여행을 가는 것도 처음이고, 넉넉히 따뜻한 하와이를 즐겼다. 하와이에 도착하자마자 떴던 커다란 무지개, 따뜻한 날씨와 바다, 간만에 느껴보는 안전함과 푸근함. 스스로 돈을 벌어서 스스로 여행을 왔다는 것도 신기하고, 아, 좋구나, 했던 하와이에서의 연말.


그렇게 하와이의 리후섬에서 새해를 맞았다. 내가 이런 곳에서 새해를 맞이해볼 줄이야. 그리고 시차로 인해 정말 가장 늦게 맞이한 새해가 되었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일에서 떠나와 따뜻한 동네에서 푹 쉬며 새해를 잘 맞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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