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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Feb 16. 2020

창밖에서 총소리가 들린다

탕!

미국에서의 삶에서 정말 싫어하는 것 하나, 딱 하나지만 내가 미국에서 살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 총이 있고, 우리 집 근처에서는 심심치 않게 총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어제 밤에도 한방 들리더니, 방금전에도 한방. 이 소리는 들을 때마다 괜히 입에서 욕이 나옴. 젠장. ㅜ_ㅜ


집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샌프란시스코. 28층인데 총소리가 들린다...


우리 집은 샌프란시스코 시청 근처에 있는 나름 괜찮은 아파트이고 나는 그 중 28층에 살았었다. 길 건너 편에는 트위터 본사가 있고, 길을 건너면 우버 본사, 스퀘어 본사가 있다. 물가가 월세가 비싸서 거의 300만원의 월세를 내고 사는 동네인데 이런 동네에서 저렇게 심심찮게 총소리가 들린다.


'우리 애들 교육은 한국에서 못 하겠어서', '한국 삶이 팍팍해서' 등의 이유로 미국에서의 삶을 꿈꾸고 있는 한국 분들께서 만약에 대도시에 살 생각을 하신다면 이 부분을 꼭 생각해보셔야 할 것 같다. 지금 나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치안이 안 좋기는 하지만, 내가 치안 좋은데 산다고 하더라도 이 나라에는 총 가진 사람이 발에 채이고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는 나라라는 것. 한국에서도 범죄의 위험, 나쁜 일이 생기는 경우에 대해서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걱정을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걱정을 하게 되면 더 큰 일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는 것을. 난 내 가족과 여기서 살다가는 걱정하다 죽을 것 같음... -_-


한국에 있는 모든 치안에 관련된 걱정거리는 여기에 '다' 있고, 심지어 대부분 200% 에, 총, 인종 등등 심각한 문제들이 추가되어 있음. 치안면에 있어서는 진짜 서울 만세다. 일과 삶, 일은 100% 여기가 좋은데 삶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 일과 삶에서의 고민은 미국에 있는 내내 그리고 어디서 살아야 행복할까, 라는 고민으로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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