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적응을 간과하지 말지어다
런던에 온지 4일, 집 밖을 한번도 못 나갔다. 일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근처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뭐 좀 사온 뒤로는 72시간째 대문 밖은 쓰레기 버리러 나간게 전부.
런던까지와서 셀프 가택연금 중인 이유는 시차 적응 및 컨디션 조절 실패. 도착한 날 16시간을 내리 잔 다음에 회복이 됐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여독이 많이 쌓여있었나보다. 뭐 ... 샌프란에서 매일 놀고 마신 것도 있지만, 바로 16시간자고 일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런던에 2주도 채 있지 않을 예정이라 빨리 친구들도 만나서 뭘 좀 해야하는데 ... 라고 스스로를 푸쉬한 것도 한몫한 듯 싶다.
월요일 일은 그럭저럭 했는데, 바로 시차 적응을 하고 한숨 자고 나갈 줄 알았던 계획이 어긋나면서 화요일부터 꼬이기 시작. 화요일 일을 살포시 망치고 배탈도 살짝나서 수요일 근무인 오늘은 차라리 하루 쉬고 빨리 컨디션 회복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병가내고 쉬는 중. 어제 오늘 진도 못 뺀 일들은 빨리 회복하고 따라 잡아야지.
덕분에 집에 갇혀있는데 그 와중에 깨알 같이 겁나 괜찮은 근처 한국 식당이 배달을 함. 비 내리고 컨디션도 난조라 한식이 땡기는데, 여기서도 Deliveroo 라는 앱이 있어서 검색해보니 한식당이 딱 하나 나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주문을 해봤는데 오잉? 겁나 맛있네? 양이랑 가격도 뭐 샌프란에 비하면 합리적인 것 같고. (이래서 지인들이 살고 있어 이런 자잘한 부분들을 설명해주는 나라와 도시가 최고다)
사흘 내내 컨디션 난조로 한식만 먹다 보니 이 집 짱짱맨 -_-; 시키는 족족 다 맛있었음. (물론 저는 입맛이 저렴합니다) 런던에서는 역시 갈비탕이지. (...)
차라리 릴렉스하고 천천히 회복하고 일이나 잘 해야지라고 생각 중. 그나마 막 몸이 아프고 이런건 아닌게 다행이고, 언제나 그렇듯이 아프거나 컨디션 안 좋아도 잘 먹고 잘 자는건 내 체질의 축복인듯. 주구장창 먹고 자야지 오늘은 ...
네,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집 내준 친구가 이거 보면 걱정할까봐 이번 포스팅은 그 친구에게는 안 보이도록. 완전 잘 해주고 있는데 골골대니 괜히 미안하네. 얼른 적응해서 주말에는 밖을 보겠노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