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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Feb 01. 2017

급성치수염 치료기

실리콘밸리 외쿡인 노동자의 노마딩 이야기

어제 드디어 치과 입성. 


Good: 바로 진료 및 치료를 해주심.

Bad(?): 신경치료 4개(!) 해야함. =_=


나: 원장님 저 이것 때문에 일본에서 급 들어왔고, 다음주 토요일에 미국 나가야 하는데 그전까지 조치가 가능할까요?

원장님: 그럼, 물론이지~ 필요하면 해야지~ ^^ (세상 해맑으심...)


(오전 한시간 치료 후)


나: (반쯤 넋이 나감) 와 지금 얼만큼 치료한거에요?

원장님: 방금 신경 치료 하나 마쳤어~ ^^ 오늘 오후에 시간되면 계속하자~

나: (반쯤 넋이 나갔지만 아직 파이팅있음) 네 저야 최대로 해주시면 감사하죠. 그럼 점심 끝나고 다시 올께요...


(점심에 죽 사먹고 오후에 다시 옴)


원장님: 자~ 후딱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자~ ^^

나: (치료대 위에 눕는다) 


(시간이 흐르고)


나: (통증으로 허벅지를 쥐어뜯고 있으니)

원장님: 아 염증이 심해서 마취가 잘 안되나 보다. 염증은 산성이라 심하면 마취약이 잘 안 들어. 그럼 블록 마취(?)해야겠다. 잠깐만 기다려봐~ (마취 주사를 세대째 맞는 것 같음)

나: ㄹ1ㅑㅇ0ㅑ2어0 (알겠습니다 ㅠㅠ)


(잠시 대기 후)


원장님: 이제 괜찮지? 자 다시 한다~


(... 이 뒤에 엉겁의 세월이 흐를 줄 몰랐다 ...)


나: 으어어어 어어어억 (원장님 언제까지 해야되요?)

원장님: 이제 하나 더 했고, 하나 더 오늘 이것까지만 하자. 보통 치아에 신경이 세개가 있는데, 준용이는 하나가 더 있어서 신경 치료를 네개해야겠네~ ^^

나: (넋이 나감) ... (눈물)


(... 아프고 힘들고 어지러움 ...)


원장님: 자~ 이제 끝나간다. 조금만 더 참아~


(아 이건 이제 몸살 걸리겠다 싶음. 엄마/누나랑 저녁 약속이고 그 후의 일이고 뭐고 다 취소하고 쉬지 않으면 골병 걸리겠다 싶은 촉이 옴)


원장님: 자, 다 끝났다. 수고 많았으! 

나: 원장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ㅠㅠ


(시계를 보니 오후 다섯시반. 처음 치과에 왔던게 오전 11시 30분이었는데...)


나: 근데 저 하나 더 해야된다는거죠?;;

원장님: (세상 해맑은 미소로) 그치~~ 언제 할래? 내일 시간 어때?

나: 네 내일 오후에 올께요. ㅠㅠ 

원장님: 수고 많았어~ 아마 내일만 하면 끝날꺼야. 근데 준용아 너 이대로 나가면 쓰러지겠다 여기 앉아봐봐. (어디 다녀오시더니) 이거 하나 마시고가. (라고 하시며 홍삼 원액을 하나 쥐어주심.)

나: 감사합니다 ㅠㅠ (진짜 이거라도 안 마시면 쓰러질 것 같아서 원샷.)


간호사님: 지금 진통제 이거 세알 드시구요, 마취 풀리면 또 아플테니까 참지 마시고 진통제 드세요. 그리고 항생제 받으신거는 끼니때마저 마저 드시구요.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서 남은 죽을 마저 먹고 정신을 잃고 쓰러짐... 그리고 15시간을 자고 전화를 받고 깸 =_= 그때서야 회사에 메일 보냄)


*


와... 하루에 신경 치료 세개 받았더니 진짜 죽을뻔 함. 그래도 원장님이 빡세게 달려주셔서 한번에 세개 받고, 회사도 하루 쉼. 오늘마저 하나 더 받으면 끝날 것 같습니다. 아오 힘들어 ㅠㅠㅠㅠ 그래도 치료가 빨리 되서 다행이네요... 근데 왜 보통 치아 하나당 3개인 신경이 난 4개인건가 엉엉 ㅠㅠㅠㅠ 행운을 빌어주십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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