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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May 09. 2017

다음 목적지, 싱가폴 (feat. 부탄)

실리콘밸리 외쿡인 노동자의 노마딩 이야기

고민하던 다음 목적지는 싱가폴로 결정되었습니다. 사실, 싱가폴은 별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한국-부탄 수교 30주년 기념으로 하루에 1인당 기본으로 $200 이상 써야 가능한 부탄이, 한국인 국적자들에 한해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해당 액수를 일시적으로 $65 으로 내린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부탄을 가고 싶어서 알아보다 지나가는 도시로 정했던 곳이었습니다.




한국-부탄 수교 30주년 기념 오퍼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a) 2017년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b) 한국 국적자에 한해


#1. 외국인은 원래 부탄에서 공인된 여행사를 통해서 여행을 와야하고 (자유여행 불가) 하루에 여행사 패키지가 최소 $200 이상이어야 함. (부탄에서는 관광객 숫자도 제한하고, 이렇게 관광객 인원마다 여행사를 부과해서 그 돈으로 부탄 복지에 돈을 쓴다고 하네요) 이 기간 동안 한국 국적자는 여행 패키지 하한 금액이 없는 대신 하루 $65 의 세금만을 부과함. 자유여행은 여전히 불가.

#2. 해당 기간 내 한국 국적자 최고 50% 까지 호텔 할인

#3. 해당 기간 내 한국 국적자 최고 30% 까지 왕복 항공권 할인


정도가 되는데 함정이 각각 숨어있음.


#1. 결국 $65 + 여행사 상품을 사서 여행을 와야해서 부탄 여행사들과 직접 문의를 주고 받았습니다. 여러 여행사와 이런 저런 견적과 협상을 거쳐서 꽤 많이 가격을 낮췄음에도, 저 기본 $65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어 3주 이상 머물려면 꽤 많은 비용이 소요됨. 

#2. 자유여행이 불가능하므로, 삼시세끼를 차려주는 밥 혹은 가이드의 동행하에 밥을 먹어야 하는데 미국 서부 시간에 맞춰서 일하는 특성상 이런 스케쥴로 삶을 살 수가 없음. 저는 새벽 한중간에 밥을 먹어야 해요...

#3. 왕복 항공권의 경우 직항이 들어가는 도시가 몇군데 안 되는데 (Drukair & Bhutan Airlines) 제 입장에서 미리 몇주 머무르면서 일 할 만한 도시는 방콕 (BKK) 과 싱가폴 (SIN) 정도 였음. 방콕은 가본 적이 있어서 싱가폴로 이런 이유로 결정. 만약에 한국에서 계획하면 이 도시들과도 왕복을 계획해야함. 

#4. 크고 어이없고 중요한 점인데... 부탄은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이 우기라 여행 비수기임. 부탄의 간지 넘치는 자연환경을 봐야하는데, 우기에는 도로상태도 좋지 않고 일단 흐리면 관광이 묘미가 1/10 로 떨어진다고. 아니 한국-부탄 수교 30주년 특별이라면서 비수기에 이걸 잡다니 무슨 생각이신건지. -_-

#5. 그래서 장기 체류가 아니라 싱가폴에 머물면서 주말에 휴가 며칠껴서 부탄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5월 말부터 주말에 죄다 비옴 ...


그래서 부탄은 깔끔하게 잊기로 하고, 나중에 비싸더라도 성수기에 (성수기에는 1인당 하루 하한 여행 패키지 금액이 $250임, 2017년 5월 현재) 제대로 오는 편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고 접었습니다. ㅠ_ㅠ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계획을 짜는 와중에 미국에 다녀올 일이 생겨서, 미국에 갔다 일본으로 다시 들어왔는데 일본에서 나가는 티켓을 요구하더라구요. 무비자 관광 (up to 90일) 로 들어오려면 90일 이내에 일본에서 나가는 티켓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부탄을 여전히 알아보던 중에 일단 오사카에서 싱가폴 항공권을 부랴부뱌 발권하고 오사카에 돌아왔어요. 


싱가폴행 티켓은 있는데 싱가폴을 가기로 한 목적이 사라진 상황. 안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코타키나발루와 타이페이에 펌푸가 들어와서 (항공권이 매우 아깝지만) 싱가폴에서는 환승만 할까? 까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지인들이 추천해준 곳들도 가보고, 무엇보다 6월 말에 한국에 들어가야 하는 일정을 맞춰서 한 도시를 더 들리려면 싱가폴 일정을 줄여서 그냥 맞추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해서 숙소를 찾았습니다.


한국촌을 통해서 싱가폴 현지의 집도 알아보고, 에어비엔비도 알아봤는데 싱가폴에 거주하는 지인들로부터 추천 받은 곳은 대부분 비싸고 (다운타운 근처), 깨끗하고 싼 곳은 (Gaylang) 홍등가에 조폭들이 바나나를 판다고 (...) 하고, 덜 비싸고 살기 좋은 (PES) 곳은 대중교통이 별로라고 해서 검색을 오래 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싱가폴 도시 자체의 크기가 작다는 것, 한 사흘이면 볼 것들은 다 볼 수 있다는 것 (어차피 마리나 샌즈 베이랑 디즈니 랜드는 안갈거라. 야간 사파리와 섬에서 짚라인, 그 외에는 도시.), 우버가 다닌다는 것 정도 였습니다.


검색에 검색을 하다가 예산 범위를 많이 늘리고 기간을 줄여서 약 11박 12일로 짧게 (원격 중에 짧게 머무는게 힘들어서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숙소를 구했고, 마침 weekly discount 에 airbnb host 와의 negotiation 도 잘 되서 적당한 가격에, 저렴하지는 않지만 너무 비싸지는 않은 수준에서 downtown 에 좋은 숙소를 구했습니다. :)





airbnb host 들과 이야기하다보니 host 쪽에서 먼저 special offer 를 준 적은 있어도, 이렇게 직접 제가 미리 계획하고 얘기하다가 물어봐서 된건 처음이라 신기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네요. 앞으로도 협상 스킬을 조금씩 늘려가야 겠어요. 




여튼, 이런 과정을 거쳐서 싱가폴로 갑니다. 가서도 작다는 도시도 둘러보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볼 것들 열심히 보고 다음 행선지로 옮겨야죠. 싱가폴 다음은 코타키나발루 (feat. 브루나이 여행) 혹은 타이페이 (feat. 온천 여행) 둘 중에 하나를 고려 중인데 이것도 더 알아봐야겠어요. 이상 업데이트 였습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오사카, 나라, 교토, 히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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