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받을 용기
청년: 하지만 현실에서는 학력이 높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쉽게 성공한다고요! 선생님도 그 정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는 아시잖아요.
철학자: 문제는 그런 현실을 어떻게 직시하느냐 하는 걸세. 가령 자네가 '나는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성공할 수 없는 것' 이 아니라 '성공하고 싶지 않은 것' 으로 봐야겠지.
청년: 성공하고 싶지 않다고요? 무슨 논리로요?
철학자: 간단히 말해 한 발 앞으로 내미는 것이 무서운 거지. 현실적인 노력을 하고 싶지 않다. 지금 누리고 있는 즐거움 - 예를 들면 놀거나 취미를 즐기는 시간 - 을 희생해서까지 변하고 싶지 않다. 즉 생활양식을 바꿀 '용기' 가 없는 거라네. 다소 불만스럽고 부자유스럽지만 지금 이대로가 더 편한 거지.
청년: 그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철학자: 나아가 학력에 열등 콤플렉스가 있어서 '나는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거꾸로 말해 '학력만 높으면 나는 크게 성공할 것이다' 하는 논리가 되기도 하네.
-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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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쯤, 이 책을 읽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물론 이 책 한권이 baaaam! 하고 다준 것은 아니겠지만, 그간 조금씩 쌓여오던 무언가의 tipping point 를 이 책이 넘겨줬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 였구나, 지금 뒤돌아보면 그렇게도 겁이 많은 내가 그정도의 '용기' 를 낼 수 있을만큼 스스로에게 필요한 안전망을 획득한 면도, 내 편이 아닌 시간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나름의 절박한 상황도 있었지만 그 포인트가 '용기' 에 있음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당시에 꼽은 노마딩을 시작하게 결심하게 해준 서너가지의 계기들 중 큰 하나.
(방금 링크 건 예전 포스팅에 친구가 "그래서 용기를 내서 하고 싶은건 뭔데?" 라고 물어봤을 때 "변화" 라고 답한 나도 좋다. 진짜 이 책 영향 많이 받았구나. ㅋㅋㅋ)
최근 다시 읽고 있는데 다시 읽어도 너무 재밌고 처음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생각이 문득 문득 들어서 즐겁다. 그리고 그때는 출간되기도 전이었고, 최근에 재밌게 읽었던 문유석 판사님의 "개인주의자 선언" 과 묘하게 일맥 상통하는 맛이 있다. 개인주의 코드가 맞아서 그런가.
다소 불만스럽고 부자유스럽지만 지금 이대로가 더 편해서 더 좋다면 생활양식을 바꿀 '용기' 를 낼 필요가 없기도 해요. 어떠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