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대용 Jul 21. 2018

우리의 첫 워크숍 in 도쿄

크리마랩 도쿄 나들이

지난 5월 회사 창립 만 6년 만에 워크숍을 가게 되었다. 그것도 해외로. 언젠가 워크숍을 가자는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때는 바야흐로 작년 송년회 회식.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년에 각자 해외 원격 근무 계획이 있는지 그리고 옆팀(크리마 팩토리)의 지난 워크숍(오키나와, 제주도) 이야기가 나오면서 우리가 함께 가면 어디가 적당 할까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동료들이 일본이 멀지 않고 그중에서도 도쿄가 가볼만할 것 같다 정도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파운더 회의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첫 해외 워크숍을 준비하게 되었다. 준비하고 출발하는 기간 사이에 채용이 한창 진행 중이었고, 3명의 개발자가 더 합류하면서 총 10명이 일본으로 떠났다.

우리가 정한 대략적인 일정과 규칙은 다음과 같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워크숍 기간 6일 간 한 숙소에서 지낸다.

워크숍 기간 이전에 미리 일본에 와서 원격근무를 할 수 있고, 워크숍이 끝나고 남아서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

워크숍 숙소로 모이는 것은 월요일 오후까지 체크아웃하는 토요일에 각자 일정으로 돌아간다.

월요일 저녁에 회식

금요일 다 같이 놀러 가기.

화-목 3일간은 각자 알아서 일을 한다.

월요일이 대체휴무일(5월 7일)이지만 회사 행사를 위해 시간을 사용하므로 5월 14일을 대체휴무일로 지정한다.


숙소는 에어비엔비를 통해 방이 9개가 있는 곳을 예약했다. 한 건물을 통째로 쓰고 지하에 큰 공용 공간과 두 개 층으로 구성된 곳이었고 느낌은 게스트하우스를 통째로 빌린 느낌이었다. 나와 동료 한명만 함께 방을 쓰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개별적으로 방을 지정받았다. 이번 워크숍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동료가 일본어에 능하여 숙소 예약과 지내는 동안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식당 예약 등을 해주어서 다른 동료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이 글을 빌어 그 동료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숙소 사진이 별로 없다. 에어비앤비에서 참조하려고 하니 지난 6월 시행된 "민박 신법" 때문에 문을 닫은 듯하다.


# 월요일 회식

월요일은 전원 일을 하지 않고 각자 비행기 스케줄에 맞춰 삼삼오오 숙소로 모였다. 일찍 도착한 사람들은 도쿄 시내를 구경 다니다 오기도 했다.

방 선정을 위한 제비뽑기!


Slack에서 실시간을 진행된 방 배정

방 배정이 되고, 모두가 모인 뒤에는 저녁 회식을 하였다. 메뉴는 모츠나베!

모츠나베 맛집 인정!

# 원격 근무

각자 흩어져서 일하는 날. 어떤 이는 숙소 거실에서 일하기도 했고, 나는 지하 공용 공간에서 일했고 누군가는 밖으로 나가 카페에서 일하기도 했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끼리 점심 식사를 같이 하고 일이 끝난 뒤에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혹은 각자 알아서 저녁에 여가시간을 보냈다.

츠타야 서점에서 일하는 그룹 VS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하는 그룹
우리가 즐겨 찾던 숙소 근처 로컬 식당
숙소에서 즐기는 다과회


# 노는 날

금요일에는 모두 OFF 하고 디즈니랜드를 놀러 갔다. 선발대와 후발대 그룹으로 나눠서 선발대는 디즈니랜드 오픈 시간에 맞춰 가서 하루 종일 보냈고 후발대는 느긋하게 늦잠을 즐기고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장애 대응중 in 디즈니랜드

오전에 급작스러운 이슈 발생으로 장애 대응을 하긴 했지만 이후부터는 평화로운 하루였다.

생각보다 볼거리와 놀거리가 풍부했던 디즈니랜드. 아이들이 정말 혹할만한 "동산"이었다.


폐장시간까지 놀다가 나와서 각자 자유시간을 잠시 즐긴 뒤 저녁 회식 장소로 모였다.

금요일 회식 메뉴는 스키야끼


# 워크숍 기간 종료 뒤.

토요일이 돼서는 각자 흩어졌다. 나는 아내와 처제가 지내고 있는 신주쿠 숙소로 옮겨서 며칠을 더 도쿄에서 지내기로 했고, 어떤 동료는 가족과 합류하여 주말을 보내고 귀국하기도 했고 또 어떤 이들은 교토로 이동해서 나름의 원격근무 생활을 즐겼다.


본인은 금요일에 디즈니랜드를 가고, 토요일에는 후지산에 위치한 후지큐라는 놀이동산을 갔다. 이틀 연속 놀이동산에 체력이 방전...

구경만 해도 시원한 쿨재팬


# 후기

회사의 첫 큰 행사이다 보니 걱정도 있었지만 무사히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종료 뒤 동료들의 피드백이 궁금하던 찰나에 한 동료가 SNS에 몇 자 적어서 후기를 볼 수 있었고, 이어서 다른 동료들도 만족했다고 들었다. 생각보다 기간이 짧아서 아쉬웠다고 평을 한 사람도 있었는데, 도쿄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질 만하니 돌아갈 시간이라 그랬다고 한다.


우리 회사의 원격근무 정책이 근무지 선택에 자유를 주기는 하지만 각자 가지고 있는 경험 내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일부 사람을 제외하고는 집 혹은 카페에서 많이 한다. 그래서 이번 워크숍이 해외 원격근무에 대한 맛보기 같아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이번 워크숍이 좋은 시도였던 것 같다.


회사 문화에 완벽한 것은 없고 모든 이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계속 변화를 시도해보고 있다. 이번 워크숍은 회사의 경영진이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니라 동료들로부터 먼저 나온 이야기를 토대로 시작이 되었고 시도를 해본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만족했고 성공적인 워크숍이었지만, 내년에도 갈지는 모르겠다. 매년 가자고 이야기가 나온 것도 아니고 "한번 가보자"에서 시작된 것이니깐. 그러다 어느 날 티타임에 워크숍 이야기가 나오고 어딘가 가자는 목소리가 나오면 그때 논의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워크숍이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이 아닌 이상 사내에서 누군가가 수고스럽게 준비를 해야만 한다. 주 업무도 아닌 워크숍 준비를 오랜 기간 준비해야 하는 점에서 다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워크숍이 고정된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매년 주기적으로 이 업무를 전담해야 한다. 그 부담을 덜 수 있다면, 나눌 수 있다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도 우린 워크숍을 갈까?
매거진의 이전글 디지털 노마드 쉬어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