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잘 들어보세요.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무작정 믿지 않아야 합니다.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아야 합니다.
현재 상황을 온전히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온 우주가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운행된다는 근본적 진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 진실이 뭐냐고요?
당신이 알아야 할 때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읽었다.
내가 읽었던 책들이 계속 말하는 것, 내가 이건 잊지 말자!!하며 계속 되뇌이는 것들을 따뜻한 말로 계속 상기시켜주는 책이었다.
작가 비욘은 스웨덴 A기업의 최연소 재무책임자로 일하다 어느 날 어느 순간에 어느 다짐으로 인해 승려의 삶을 살게 된다.
- 스웨덴 A기업의 최연소 재무책임자로 일하던 이야기
- 17년동안 승려의 인생을 살면서 겪었던 이야기
- 승려를 은퇴하면서 세번째 인생이 시작되었던 이야기
가 담겨있다. 비욘의 말대로 정말 세사람의 인생을 산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 세사람의 인생을 비욘이 마치 내 앞에서 이야기해주는 듯한 그런 분위기의 책인데,
문체가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최근 읽은 책들은 전부 ~다. 로 이야기하는 반면, 이 책은 ~습니다. 가 기본 문체이다.
조근조근 차분하게 말해주는 느낌이어서 보는 내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와 같이 이 책을 관통하는 말이다.
나는 하루를 시작할 때 오늘 해야할 것들을 잊지 않도록 todo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는 편인데, 가끔 이 todo 리스트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쌓이기만 하는 날에는 하루종일 마음속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것 같다.
todo 리스트가 계속 쌓이면 '으악 나는 바보야 일처리를 하나도 못했어' 이렇게 자괴감이 들것 같지만 그런 기분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ㅇㅋ 모든 것을 적어놓고 내가 통제하겠어' 라는 기분이 든다.
저 고오오 하는 기운(?)이 내 마음에 부는 느낌...;;
그래서 평소보다 더 빡빡하게 기록하게 되고, 내 일상이 내 통제 하에 이루어지도록 노력한다.
앞으로 벌어질 거라고 우리가 기록하거나 생각한 일이 실제론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점을 늘 염두에 두며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면 어떤 삶이 시작될까요?
..
우리 마음대로 앞일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참아낼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가장 현명해집니다.
삶을 뜻대로 휘두르려고 노력하는 건 끊임없이 흐르는 물살을 맨손으로 붙잡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끊임없는 변화는 자연의 속성입니다.
사실 자괴감은 물론이고 'ㅇㅋ 모든 것을 적어놓고 내가 통제하겠어' 이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냥 나는 내 마음의 들판을 평온하게 유지하면 되는 것 같다.
조급해 할 필요도 없고, 내가 생각하는 세상의 모습이 그리고 나의 모습이 내 생각과 맞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세상과 나를 느끼면 된다는거..
덤덤하게 썼지만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인간으로서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들 공감할 것이다.
오죽하면 비욘이 이 능력을 초능력이라고 비유했겠는가!
이 초능력을 기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순간의 '알아차림'이다.
'이렇게 기분 나빠하면 안 돼. 이렇게 반응하면 안 돼 너무 쉽게 의존하고 상처받고 시기하고 분개하면 안 된다고!'
라고 생각하는게 아닌, 내 마음에 질문을 던지는 것 부터 시작해야한다. 마치 가장 친한 친구의 고민을 들은 나처럼!
'네가 좀 더 평온한 생각을 하도록 도울 방법이 없을까?'
이런식.
이렇게 순간순간을 알아차려가다보면
내가 알아야 할 때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 소개에 '이 책을 해가 따뜻하게 내리쬐는 오후처럼, 그윽한 한 잔의 차 처럼 음미했으면 한다'라고 나오는데, 정말 이 소개에 걸맞는 책이 아닐까 싶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