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지만 보람찼다고 말할 수 밖에
1월 17일 PT를 시작했고, 바로 3월 20일 10회차로 PT가 끝났다.
나는 골격도 있고 힘도 세다고(;;) 스스로 생각했는데, 그걸 완전히 부셔주는..나는 정말 약하구나!를 알게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클라이밍 시작할때도 똑같이 나는 좀 잘하지 않을까 ㅎ 하고 조져졌는데, 그때의 데자뷰 같이 느껴졌다. 내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거지..)
그리고 내가 혼자했으면 못느껴봤을 감정, 한계를 많이 경험해본 것 같다.
체중을 감량하면서 올해에는 PT를 받으며 좀 더 전문적이게(?) 운동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있긴 했다.
다니는 헬스장에는 PT말고 OT가 있어서 등록한 회원들에게 PT선생님들이 배치되고, 한달에 두번 2~30분 정도 기구사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같은게 있었다. (무료로!)
수능이 끝난 연말 무렵 담당 선생님이 수능 특가로(!!) 해줄 수 있다고 먼저 제안해주셨는데, 가격이 정말
나쁘지 않아서 바로 결제하게 되었다. (파닥파닥)
내가 가는 헬스장은 기구가 엄청나게 많은데, 처음에 갔을때는 이건 어떻게 쓰는거지..하고 그냥 안써본것들이 많았다.
PT하면서 기구사용법을 많이 배웠고 이제 헬스장 내에 있는 대부분의 기구들은 사용할 줄 안다.
그리고 내가 알고있다고 생각했던 기구들도 자세를 바르게 안하고 생각없이 했던게 많았는데 그런것들도 고칠 수 있었다.
아예 모르는 기구도 있을 수 있지만..그래도 딱 보면 아 얘는 이렇게 쓰는 거겠구나 하는 기구들도 있지않은가? 또는 다른 사람이 기구를 쓸 때 아 저렇게 하는거구나! 라고 알기도 하고..
그래서 막상 써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다. 내 자세가 이게 맞는건지..
이 역시 옆에서 봐주는 전문가가 올바른 자세를 알려주니 편안..
기구사용법 뿐만 아니라 맨몸운동도 많이 했다!
사실 혼자했으면 그렇게 무겁게..나를 한계까지 몰아붙히면서 운동 못했을 것 같다.
PT받을 때마다 정말 내 한계를 느꼈다.
그냥 무게를 생각없이 추가한다는건 아니지만..내가 할 수 있을 만큼 근데 미친듯이 힘들만큼만 추가해주신다 ㅎ…
한세트 끝나고 무게를 추가 할 때 절망적인 눈빛으로 쳐다보면 혼자있을땐 이렇게 안하니까 나랑 할 때 만큼은 한계까지 해보자^^ 라고 하시면 할말이 없다.
넵..하고 죽음
진짜 운동가기 싫은 주가 있다. (선생님은 운태기(운동 권태기)라 칭함)
그럴 때 PT라도 있어서 운동을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이 돈으로 의지를 사는거구나…!! 싶었다.
노동력에 대한 비하는 아니지만 가끔 너무 비싼 PT가격을 보면서 와..나는 PT 절대 안할거야(사실 못하는거임ㅎ) 라고 생각했던적이 있다.
그리고 설렁설렁 해주는 PT 선생님 이야기를 꽤 많이 들었어서 (PT중 휴대폰을 본다거나 잡담으로 시간 떼우거나…) 괜히 PT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가 내 안에 있었다.
하지만..PT를 받으면서 그들이 그 몸과 운동 지식, 근육 구조 이런것들을 공부하고 단련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말 전문가다!!! 라는 생각이 커졌다.
그리고 나는
- PT할 때 잡담을 왜하지..?? 운동만 하면 되는데..
- PT선생님과 친해지는게 어떻게 가능하지..?
등등 PT선생님과 나는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나는 내가 PT를 받게 된다면, 처음부터 ‘저는 잡담이 싫고 운동만 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해야지..같은 다짐이 있었다.
당연히 그런말은 못했고..PT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잡담도 하게 되는 나를 보면서 오 이게 가능하구나! 싶은 순간이 많았다. 뭐 별게 다..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냥 나 스스로 놀랐어서 적어본다.
인간적으로도 정말 괜찮았고 직업정신이 투철하셔서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여자선생님이여서 내가 더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마지막날…내가 어디가서 ‘누구한테 배웠어요 자세가 이상한데? PT받으셔야겠는데?’ 라는 말을 듣게 할 수 없다며 자세를 엄청 신경써주셨고, PT강요(?)를 더 할 법도 한데 혼자 운동 할 수 있어야한다면서 이 기구 배웠으니까 혼자 해보라고도 하시고..속으로 엄청 감동받았다.
식단을 처음에는 꾸준히 보냈다. 정직하게 보낼때도 있었지만 회사 사람들과 점심 먹을 때 괜히 살찌는 음식은 피해서 찍는다던지……(ㅎㅎ;;;) 한적도 있긴 하다.
그러다 설날도 있고 내 생일도 있고..막 엄청 먹을게 넘치던 시기가 있었는데 뭔가 아예 안먹은걸 먹었다고 할 수도 없고 (일단 찍을게 없음) 그래서 그냥 안보냈다! (당당)
선생님도 딱히 별 말은 안하셨는데, 나도 그래서 음 별로 생각없으시구나! (악의없음) 로 생각하고 쭉 안보냈는데, PT마지막날.. 식단도 안보내고!! 혼나야돼 이러셔서 zzz 내심 신경쓰고 계셨던건가 싶었다.
얼마전에 운동 권태기가 아주 세게 왔었다. 그러다보니 일주일에 두번 정도만 헬스장을 가게됐다..나는 그냥 습관처럼 가고싶은데 ㅠ 그게 잘 안됨..
선생님이 그럴때마다 그냥 30분만 하고가자!! 라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일단 오면 하게된다고..
그래도 잘 극복이 안되어서 ㅎㅎ.. PT받을 때 운동 빡세게 하면 더 효과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안되어서 살짝 아쉽다.
PT를 받으면서 엄청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지는 않았지만..이제 혼자 운동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를 한계로 몰아붙히는 방법과 운동할 때 고통만을 느끼는게 아니라 이 시간을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쓰면서 보람차게 운동하는 법을 알았으니 이제 잘 해보는 일만 남았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