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집중력 - 요한 하리
<도둑맞은 집중력>은 계속 읽어보고 싶던 책이었다. 리디에 없어서 읽지를 못하다가 (종이책으로는 사기 싫었다) 언젠가부터 나왔길래 바로 샀다.
<기적을 부르는 뇌>를 먼저 읽고있었던터라 이거 다 읽고 읽어야지~ 했지만 참지못하고...ㅎㅎ
사람마다 집중력에 대한 정의가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에게 '집중력'이란 어떤 일을 할 때의 '몰입도'같은 개념이다. 살면서 이 '집중력'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집중이 잘 될때도 있었고, 당연히 잘 안될때도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집중력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애초에 일을 하면서 핸드폰을 많이보는 타입이 아니라, 트위터/유튜브 때문에 일에 몰입이 잘 안돼! 이런건 아니었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할 때' 필요한 것이 집중력이라면, 그 일을 '시작 하기 위해' 필요한 의지가 해가 갈 수록 낮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일고 이 '의지' 역시 집중력과 크게 다른 성격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역시 집중력(의지)이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을 냈다!!
오래전부터 나는 집중이 안 될 때마다 화를 내며 스스로를 탓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곤 했다. 넌 게을러, 자제력이 없어, 정신 바짝 차려야해.
그게 아니면 핸드폰을 탓하거나, 핸드폰에 격노하거나, 핸드폰이 아예 발명되지 않았으면 좋았을거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쓴 줄 알았다!!!!;;;
나 역시 내가 사둔 책을 안읽을 때나, 개인적인 공부를 안할때 항상 '나'를 탓하고는 했었다.
왜냐면 내가 의지만 있다면 시작할 수 있고, 이 의지를 '내'가 안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가 3개월간 모든 온라인을 끊고 외딴 섬에서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집중력 저하는 현재 세계 공통적인 문제이고, 개인의 탓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임을 지적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리는 항상 정보에 둘려쌓여 있다.
뉴스를 포함하여 회사에서의 슬랙, 이메일 모두 정보에 해당한다.
이 모든것이 동시에, 그리고 너무나도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정보에 '절여진'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하며 받아들이는 일이 허다하며, 당연히 이해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빠른 속도는 곧 적은 이해를 뜻함)
인간이 정보를 흡수하는 속도에 최대 한도가 존재하며, 그 벽을 부수려고 하면 그저 정보를 이해하는 뇌의 능력이 파괴될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그러나 인간 본성에 알맞은 속도로 이동하는 연습을 하면(이러한 속도를 일상에 적용하면) 집중력이 훈련되기 시작한다
나는 빠르게 보고, 다 이해하고 그러는데? 나는 멀티태스킹 그렇게 안어렵던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늘날의 평균적인 사무직 노동자는 근무시간의 40%를 자신이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믿으면서 보낸다.
...
내 생각에 우리는 핸드폰을 습관적으로 사용해서, 업무 전화를 받으면서 엉덩이를 긁는 것을 멀티태스킹으로 생각하지 않듯이, 일 하면서 동시에 핸드폰을 확인하는 행동을 더 이상 멀티태스킹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건 멀티태스킹이다.
자신이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사실 사람들은 '저글링'을 하고 있다는것이다.
...
'이 일, 저 일을 전환하고 있는 겁니다.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채지 못해요. 뇌가 그 사실을 가려서, 의식에는 아주 매끄러운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작업 사이를 오가면서 순간 순간 뇌를 재설정하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는 대가가 따르고요'
[끊임없는 전환이 집중력을 저하하는 방식]
1. 전환 비용 효과
내가 어떤 일을 하다가 문자를 확인했어. 그러면 잃어버리는 시간은
- 문자 확인하는 시간
- 이후 집중력을 되찾는 시간
이 될 수 있다.
=> 뇌를 생각하는데 쓰는게 아니라 작업 전환하는데 쓰고 있다. 뇌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것!
내가 오늘 스크린타임이 4시간이다? 그럼 내가 4시간만 쓴게 아니라 훨씬 더 많이 썼을 수 있다. (작업 전환 시간을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문자와 페이스북 확인 같은 전환은 평균 IQ를 10점정도 떨어뜨리는데, 업무 수행 측면에서 문자/페이스북 확인을 자주 하느니 책상에서 대마초를 하는게 낫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마초는 5점이라 2배 차이;)
2. 폭망 비용 효과
지속적으로 업무 사이를 오가면 그러지 않았을 때는 없었을 실수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깊이 사고하는데 시간을 쓰지 못하고 실수를 바로잡고 뒤로 돌아가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게 된다.
3. 창의력 유출
훨씬 덜 창의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생각과 혁신은 뇌가 보고 듣고 배운 것에서 새로운 연결을 만들 때 나온다.
방해 받지 않은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만 우리의 정신은 자동으로 그때까지 흡수한 모든 정보를 돌아볼 것이고, 그 정보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련성을 끌어낼 것이다.
...
작업을 전환하고 실수를 바로잡으며 정보 처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면 뇌가 창의적인 생각을 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
4. 기억 감소 효과
자기 경험을 기억으로 바꾸는데는 정신적 여유와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를 빠른 속도로 일을 전환하는데 쓰느라 그만큼 기억하고 학습하는 정보량이 줄어든다.
[어떻게 해야할까?]
1.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싶다면 한 번에 한가지에만 집중하자
2. 훈련을 하자 -> 10분만 한가지 작업을 하고 1분간 정신을 팔고, 다시 10분간 한가지 작업에 집중.. 이렇게 시간을 늘리면 뇌가 이 과정에 익숙해져 능숙하게 집중할 수 있게됨.
위에서 말했듯이 작가는 3개월동안 인터넷이 안되는 핸드폰을 들고 프로빈스타운에서 살았던 경험을 이야기해주는데..
그때와 달리 프로빈스타운에서는 지나치게 들뜬 상태로 허겁지겁 책을 읽고있었다.
블로그를 훑으며 핵심 정보를 찾듯이 찰스 디킨스를 훑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독서는 정신없이 여기저기서 정보를 추출했다. 그래, 이해했어. 이 아이는 외톨이구나. 그래서 요
점은?
어리석은 행동임을 알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요가는 내 몸의 속도를 늦추었지만 정신의 속도는 늦출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긴 한데, 이 부분이 정말 나의 모습이라서 신기했다.
책에서 꼭 무언가를 얻지 않아도 된다고 다짐은 했지만, 그걸 따로 정리하지 않으면 다 잊어버리기 때문에..
그게 싫어서 어떻게든 정리를 하게 되는데, 가끔 나를 볼 때 책에서 어떻게든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일때가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여유~~평화~~ 이런 느낌으로 책을 읽는게 아니라 정신이 빠른 속도로 정보를 끄집어내는..? 그런 느낌이다. (정리를 따로 하는게 나쁘다는게 아님)
스스로에게 계속 말했다.
넌 지금 파라다이스에 와있어. 핸드폰은 내다버렸어. 이제 집중해. 빌어먹을 자식아, 집중하라고.
작가는 집중 상태를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몰입'을 하게 되면 큰 수고 없이 긴 시간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 했고, 2장은 몰입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몰입하는 법]
1. 명확하게 정의된 목표를 선택(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릴거야 / 이 언덕을 뛰어오를거야)
그러는 동안 다른 목표는 치운다. 몰입은 한 번에 하나만 할 때, 한 가지 사명에 모든 지적 능력을 쏟아부을 때 찾아옴
2.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할 것
우리는 자신에게 유의미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진화했다. (뇌는 자신에게 중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짐)
어떤 상황에서든 내게 의미있는 일에는 주의를 기울이기 더 쉽다.
의미를 못 느끼는 일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면 집중력은 자주 흔들릴 것이다.
3. 능력의 한계에 가깝지만 능력을 벗어나지 않는 일을 할 것
선택한 목표가 너무 쉬우면 자동 조종 모드로 돌입. 반면 목표가 너무 어려우면 초조해지고 평상심을 일어서 몰입에 빠져들지 못한다.
몰입을 더 많이 경험할수록 몰입을 더욱 잘느낀다!
이런 말 많이 들어봤을것이다.
집중력이 안좋아? 그럼 핸드폰 치우고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것들 다 치워봐. SNS 삭제해
이런것들을 제거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저 텅비게 될 뿐.
제거는 물론이고, 몰입의 원천으로 그 자리를 대체해야한다.
즉 자신만의 몰입을 찾아야한다.
수면이 집중력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있을 것이다.
사회적 차원에서 현재 우리가 잠을 완전히 잘못자고 있으며, 이로써 우리의 집중력이 망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
우리 중 겨우 15%가 개운함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난다.
핵심은 잘 자지 않으면, 우리 몸은 그 상황을 위기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잠을 줄임 -> 몸 : 어 비상상황인게 분명해 -> 혈압을 올리고 패스트푸드가 당기게 만들고 빠르게 에너지를 보충 할 수 있도록 당도 더 당기게 만들어야지... 심박수도 올리자
또 현대사회에서 '잠'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카페인이다.
1. 우리 뇌에는 온종일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쌓임
2. 아데노신이 우리에게 졸립다는 신호를 보냄
3.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의 양을 파악하는 수용체를 차단
우리는
'아 오늘 진짜 피곤하네 커피마셔야지'로 내 몸에 '연료'를 채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 카페인은 연료가 얼마나 텅 비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게하므로, 카페인이 없으면 2배로 피곤해지는 효과를 주게된다.
카페인이 좋다/나쁘다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카페인을 많이 줄이게 되었다.
어차피 모든 음료는 나에게 한입컷이라 그게 커피든, 차든 상관없...
마음같아서는 모든 책 내용을 정리하고 싶지만 메모해둔 부분이 너무 많아서 다 옮겨적지는 못하겠다.
이 책을 한번쯤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시간이 없다면 넷플릭스의 <소셜딜레마>를 봐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의 생활에 변화가 어느정도는 있었다.
몇달전에 핸드폰의 유튜브를 삭제했고 (아예 안보는 것은 아니고 일주일에 한 두번씩 아이패드에 깔린 유튜브에 들어가서 밀린것(?)을 보곤한다.)
이 책을 읽고서는 트위터마저 삭제했다.
사실 내가 즐겨하는 SNS라고는 트위터밖에 없어서 트위터로 오늘의 뉴스라던가, 사소한 정보 등등을 얻고는 했고 지금도 트위터가 '유해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책을 읽기전에도 느낀거지만, 그냥 트위터에만 들어가면 안좋은 뉴스들이 보이고, 우리나라/외국의 어두운 상황이 어쩔 수 없이 보게되는데, (이런것을 외면해야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냥 이게 내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게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갑자기 걱정(;;)때문에 속상해지는 등..)
트위터에서 이따금 통찰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정보를 흡수하는 지배적 방식이 되면 사고의 질이 급속히 낮아질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고 그동안의 나를 되돌아봤을 때..
뭔가 조금이라도 좋아보이면 우선 좋아요를 누르고, 때때로 리트윗을 하고, 좋아요가 많은 트윗도 그냥 좋아요 누르고.. 나 스스로 정보를 선별하는 방식이 더 무뎌졌을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정보가 도달하는 방식이 정보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위터는 140자 제한이 있는데, 그 140자 안에서 어떻게든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다보니
정보 자체의 질도 떨어질 수도 있고 (물론 쓰레드로 달 수는 있지만)
그리고 나도 점점 컴팩트하게 요점만 있는 정보에만 익숙해져서 위에서 말한 요점 정리..요점을 내놔...같은 성향이 강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겸사겸사 트위터를 지우게 되었다.
트위터를 삭제한지는 3주정도 된 것 같은데,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집중력과 몰입이 정말 잘된다굿~~!! 같은 기적은 아쉽게도 없다.
그냥 양치할 때(회사에서의 나의 유일한 트위터시간이었다.) 핸드폰이 아니라 밖을 본다.. 정도;;;;
(한달에 한번씩 트위터에 올리는 글이 있어서 7월 1일에 잠깐 다시 깔았었는데, 정말 큰 맘먹고 다시 지웠다..ㅋㅠ)
처음에는 아니 이럴시간에 트위터에서 뉴스 하나, 정보 하나, 뭐 웃긴거 하나라도 보는게 더 유익하지 않나......싶었는데, 뭐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냥 휴식기(?)라고 생각하고 그냥 마음을 비우는 중..
우리는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의식이 그 기술의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해를 살까 하여 말하지만, 이런 유튜브, 트위터 삭제가 절대절대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디지털 디톡스'는 단기간 효과를 볼 수 는 있어도 지속불가능하며,
애초에 이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에게 문제를 떠넘기고 개인이 찾은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시스템 : 이게 왜 우리잘못이야..;; 우리가 스크린타임이나 방해금지 모드도 내줬잖아. 그걸 니가 설정하기만 하면 되는데 왜.. 문제는 너 아니야 ㅠ?
혹자는 위 말이 맞는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마치 패스트푸드 문화로 인해 비만율이 높아지고 이 전반적인 식품 공급 체계에 대한 비판을 하는 대신 뚱뚱한 개인을 탓하는 것과 똑같다.
이게 매일 쏟아지는 제로 칼로리 음식, 다이어트 식품, 운동 영상.. 그걸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내 개인의 탓일까?
여기에는 불안, 스트레스로 인한 과식, 패스트푸드 식품 공급 체계는 일절 언급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이 전반적인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문제는 완벽히 해결할 수 없다.
(물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와도 개인적인 노력은 필요하긴하겠지만)
시스템과의 싸움을 어떤식으로 해가야할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읽은지 2주는 된 것 같은데, 지금 다시 메모한 부분만 봐도 너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