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다른 곳을 보다가 할아버지께로 고개를 돌렸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그저 내가 사랑스럽다는 듯 활짝 웃고 계셨다. 할아버지의 얼굴에서 표정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는 엄마의 걱정을 듣고난 후여서 그랬는지, 할아버지의 미소 띤 얼굴을 보고 목이 메이는 걸 간신히 참았다.
나에게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는 건 힘들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했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 줄어들 할아버지께는 점점 더 힘든 일이 되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 지어주신 표정이 나는 참 감사했다.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하지만 그보다는 할아버지께서 오래도록 사셨으면 좋겠다. 많이 웃으시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