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e Aug 05. 2018

돌멩이

하다못해 돌멩이를 보고서도 너를 떠올려야하는 날들도 있었다. 길을 가다 발 앞에 놓여진, 뜬금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멩이를 보면 더더욱. 


타고난 천성 때문일까. 문을 잡아준다거나 종업원에게 친절한 것은 물론이고 너는 네 앞에 없는 사람들까지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카페에서 한참을 놀고난 뒤 네 차로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네가 걸음을 멈추었다. 도로 한복판에 놓여진 돌멩이 때문이었다. 너는 그걸 줍더니 길 가장자리로 옮겼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나에게 너는 씩 웃더니 운전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했다. 저런 거 밟으면 타이어에 좋지 않을 거라면서. 그 모습이 기특해서 나도 같이 씩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날 네가 움직여놓은 건 돌멩이 뿐만이 아니었다. 분명 내 마음도 그 사소하지만 사소하지만은 않은 일을 기점으로 더 움직이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너를 따라 나도 내 다음사람을 위해 제자리에서 벗어나있는 것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쓰러져있는 입간판이라던가, 네가 치웠던 돌멩이 같은 것들을 말이다. 이런 습관은 굳이 고칠 필요 없겠다 싶었다. 그저 고마워하며 오래 오래 지켜나가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