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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it Jan 01. 2024

까레라, 역사는 돈이 된다 II

까레라 리에디션(2) : 까레라의 탄생



얼마 전 기추한 1964 Carrera Re-Edition CS3111와 관련하여 조사했던 내용들을 정리해 봅니다. 먼저 간단하게 옛날얘기들을 살펴보고 시계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1. 까레라의 탄생


2차 대전이 끝나고 1950-60년대에 유럽과 미국에서는 모터스포츠의 황금기가 열렸습니다전쟁 때 전투기 파일럿을 꿈꾸던 수많은 젊은이들이 F1 파일럿 되었고그들의 손목에는 크로노그래프시계가 있었습니다.


 


당시 호이어(Heuer)는 자동차경주 전문가와 아마추어 모두에게 인기 있는 시계브랜드였습니다호이어는 판매량 기준으로 스톱워치와 시간측정장비 시장에서 1위였는데이는 1860년 회사설립 직후부터 쌓아온 시간측정 기술력과 각종 스포츠의 공식 타임키퍼 명성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덕분에 당시 호이어의 CEO인 잭 호이어(Jack Heuer)는 1962년에 미국 플로리다 Sebring에서 열린 12시간 레이스에 초청을 받았습니다그해 가족들로부터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미국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를 고민하던 그는 사람들의 레이싱에 대한 열정을 목격하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멕시코의 전설적인 자동차경주인 까레라 파나메리카나(Carrera Panamericana)에 대해 처음 듣고 '까레라'라는 단어의 의미(스페인어로 달리기경주경쟁)와 발음에 매혹되었습니다그는 스위스에 돌아오자마자 Heuer Carrera를 상표 등록하고 이에 맞는 레이싱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에 착수합니다.

 

그전에도 호이어는 크로노그래프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당시까지는 전쟁 때 사용하던 복잡한 텔레미터가 남아있거나 숫자와 눈금들로 가득 찬 타키미터가 주류를 이루다 보니 다이얼이 매우 복잡했습니다.




이에 반해 1963년에 잭호이어가 디자인한 까레라 2447은 과감할 정도로 심플했습니다텍스트와 색상을 최소화하고 엄격한 비율통제로 완벽한 다이얼의 균형을 갖춤으로써 가독성이 높은 현대적인 크로노그래프워치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는 마치 전통적인 양식과 조각들로 가득 찬 유럽 도시에 아무런 장식 없이 미니멀하게 지어진 모더니즘 건축물이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실제로 잭호이어는 르꼬르뷔지에에로사리넨오스카니마이어 등과 같은 근대건축의 거장들의 작품들에 매료되어 있었고까레라를 통해 시계에서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실현하고 싶어 했습니다.


 



이렇게 출시된 까레라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20세기에서 가장 유명한 크로노그래프가 됩니다특히 1971년 F1 페라리 후원영화 르망 등의 마케팅이 성공하면서 까레라는 모터스포츠의 상징과도 같은 시계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위 사진의 파일럿인 니키라우다(Niki Lauda)는 2013년에 개봉한 영화 Rush(러시 더 라이벌)의 주인공입니다

 

호이어는 나중에 태그호이어가 된 이후에도 포뮬러 1 맥라렌을 거쳐 포뮬러 E 포르쉐팀을 후원하고 있으며 지금도 포뮬러 E의 공식타임키퍼로써 모터스포츠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 까레라의 죽음과 부활

 

호이어는 까레라의 성공을 시작으로 이후 10여 년간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1969년 세계 최초의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개발함으로써 더 큰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듯 보였습니다그러나...(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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