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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란다 (10, 8, 6, 2세 성장기)

by 셀레스티얼 m


결혼기념일이었다. 아이들은 시어머니께 부탁드리고 반쪽과 2박 집 근처 휴가를 다녀왔다.


"1 콩이가 아주 잘해 주었어~ 저번엔 할미랑 말다툼도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것도 한 번도 없었고! 4 콩이 (2살)는 Mature 하더라고!"


예전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잘 적응했던 듯싶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성숙한 것과 반대로 나의 정신상태는 들쑥날쑥 이었다. 많은 일들이 겹쳐있었던 상황이었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다섯째의 꿈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일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슬슬 자기들끼리 놀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하루는 10살 아이가 2살 아이 손을 잡고 넷이서 이웃집으로 놀러 가기까지 했다. 막내는 오빠 손을 잡고서는 쫄랑쫄랑 잘도 따라갔다.


그런데 오늘 보니 아이들이 성장한 것이 눈에 띄게 드러나는 이유 중 하나가 여름방학 전에 시작했던 집안일 덕이란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시키기 시작한 연유는 이러했다.

- 전문가 선생님의 영상을 통해 배워 나도 양육의 목적이 독립이라고 결론 내렸었다.

- 8남매 사이에서 자란 남편은 8살이 되지 마자 빨래를 했다고 했다 (물론 과장이 있을 수 있다).

- 성인이 다 되어도 집에 붙어사는 자녀들을 보면 주로 생존에 직결된 것들을 하지 못하는 게 보였다. 의- 빨래, 식- 간단한 요리, 설거지, 주- 집청소.

-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집안일을 했다고 한다.

- 네 아이가 벗어 늘어놓는 옷 같은 것들 때문에, 어느 순간 집안일이 늘어나면서 하루 종일 청소를 하는 편이 아닌 엄마가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들을 아이들 평소 매일 하는 숙제에 더해 분담시키기 시작했다. 숙제가 끝나지 않으면 게임을 할 수 없다. (하루 30분, 방학 때는 많이 봐줘서 1시간)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Ugh! Why do we have to do chores?!"

왜 집안일을 매일 해야 되냐고 위의 세 아이가 돌아가면서 불평불만이었다. 처음 며칠간만 설명을 하고, 그 이후부터는 그냥 할 일을 하러 갔다.

청소를 하는 이유에 설명이 있을까? 간단하게 거실은 너희들 공간이 아니므로 다 치우라고 했다. 책상 위나 선반도 다 비우라고 했다. (개인 방은 많이 터치하지는 않는다.)


그 시작이 봄 끝무렵이었는데, 한여름인 지금 보니 아이들이 게임을 하려고 말없이 열심히 책을 책꽂이에 꽃아 넣고 장난감을 제자리에 넣는 모습이 보인다. 자기가 맡은 일을 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성장하는 것.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양육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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