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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셀레스티얼 m Oct 12. 2023

유학기<3>이단으로 불리는 종교 덕에 인생을 개척했다


남편은 나와 달리 실생활과 연관된 전공이었기 때문에 다행히 생계에 대한 걱정이 적었던 것 같다. 다만 우리가 약혼했을 때는 전공 프로그램에 불합격했던 때도 있었고, 나는 그런 남편을 위로해 주었다. 다행히 남편은 원하던 전공으로 학교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부부가 함께 같은 학교를 다니며, 나는 편입까지 포함해 6년간의 대학 생활을 졸업으로 잘 마감하였다. 학사모를 썼을 때는 솔직히 너무 바빠 아무런 생각이 없었지만, 졸업한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되었다. 그 졸업장 덕에 엄마로서 살아가며 아이가 잠든 후 번역가로 부업을 할 수도 있게 되었다.


유학생활을 돌이켜보면, 내가 가족에게서 멀리 떨어져 대학을 다니며 배운 것은 수도 없이 많다. 영어로 수업을 듣고 배우기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연습을 했다. 또한 대학의 중요성 중 하나가 단지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닌 한 독립적인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성실한 자세를 배우는데 아주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성적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그것이 몇 년간 이 사람이 학교라는 시스템에서 어떻게 활동적으로 참여하고 어떤 자세를 보여주었나 하는 간단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성적은 단순히 시험 결과가 아닌 출석과 숙제 및 시험 준비에 대한 성실성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도 본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서 실패만 경험한 나에게는 크고 작은 성공의 경험이 되어서 나를 더욱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게 해 주었다.


결론적으로, 미국 대학 입학 전부터도 정말 크고 작은 기적이 많이 있었지만 내가 유학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대학 교육을 받게 해 주는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내가 한국에서 다녔던 대학이 사립 대학이었기 때문에 등록금 면에서는 유학이 오히려 더 저렴했다. 돈 관념이 없던 나는 나는 어학원에 오기 전까지도 그것도 몰랐다. 모르면서도 지원했고 무작정 와서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어 이게 되네? 이런 느낌이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의 도움이라 부른다. 


이 대학교는 어떻게 세워졌을까. 먼 옛날, 교회를 이끄는 선지자였던 브리검 영은 기도했고, 교회 대학을 세워 성도들, 또는 관심이 있는 누구나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라는 계시를 받았다. 그게 1875년이었다. 안타깝게도 브리검 영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이 교회를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교회를 그렇게 욕하는 일처다부제 이야기도 나오고. 나는 그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1875년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 교회와 종교를 이단이라고 치부하는 글을 인터넷에서 많이 보았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은 내가 너무나 많은 혜택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 혜택에는 너무나 달라진 나와, 너무나 복잡화된 현대 사회 속에서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가족을 꾸리고 키워낼 수 있는 힘도 있다.


과거 내 기억 속에는 아직도 집 바깥에 자리한 삐걱거리는 나무문의 재래식 화장실이 있고, 그 바닥의 거대한 구멍에서 꼽등이가 튀어나오고, 바퀴벌레가 습식 부엌의 바닥 하수구에서 기어 나오고, 방 한 칸에 아빠, 엄마와 한 방에서 나란히 자는 어린 시절을 보낸 내가 있다. 그리고 그런 부모님의 재정 상황은 현재에도 그렇게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누가 봐도 흙수저라는 내 처지에서 벗어나 생각지 못한 땅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기회가 계속 이어져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좋은 아내이자 엄마가 될 수 있었다는 것에 기쁘고 감사하다. 


교회에서의 가르침 (복음) 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가르쳐준다. 아이들은 하나님의 자녀이므로 각기 소중하고 세상에 8-90년 잠깐 온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며 영원히 발전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희망적인지 모른다. 또한 인간은 출생부터 불평등하지만 그럼에도 각자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예수님과 같은 사랑을 개발하고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세상의 문제점들을 설명하는데 최고의 방법이 된다. 그런 영원의 관점이 있다면, 비록 넘치게 갖지 못해도 인생에 대해 만족하려 노력할 수 있고, 신앙과 삶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힘든 시기에 절대자라는 위안을 기억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내게 있어서의 행복이고 그 모든 것이 이 교회 덕분에 가능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신기하고 기적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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