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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송대위
Nov 03. 2023
스스로 위로하기
가끔씩 찾아오는 불편한 조각에 대한 태도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가난하고 불안정한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한 살 터울로
오빠와 내가 태어났다
아빠는
4년간
부사관으로 복무
했고,
전역해서 엄마와 결혼했다.
나
에
게 아빠는
술에 취해있지 않은가,
술에 취해 있는가. 를 기준으로
사람과 괴물 사이를 오가는 피에로였다.
술에 취한 괴물,
나와 같이 엄마도 무서웠던 걸까
엄마는 자주 집을 비웠다
사랑으로 시작했지만 도저히
그 여린 몸으로는 아빠의 폭력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오빠와 나는
엄마 없이
외롭게
잠에 들곤 했다
운이 좋은 날에는
엄마가
높은 창
틀
을 타고
넘어
와
잠
든
우리의
얼굴을
밤새도록
매만져줬다
어린 시절의 나는
한 번씩,
무디지만 치명적인
기
억의
조각을 가지고
찾아온다
우울감과 패배감에
여러 날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나의 불행함에
눈물이 나기도
한
다
그러다가 최근
그
에게
,
상처받고 외로웠을 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
가
말을 건넸다
상처 가득한
어린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
이
이것 말고는
달리
무엇이 있었을까
어린 시절, 가끔씩 창
틀
을 타고 넘어
나의 뺨을 어루만져준 엄마의 손길처럼
,
그때의 기분에 젖어들
고
침
잠
하는
것이 아니라
지
금의
내가
어린 나의 마음을
안
아준다
나는
,
나에게 위로받는다
.
김지연
<
그림으로 화해하기>
P.58
고통으로 가득한 삶의 시간을
버텨내는 것에 어떠한 가치가 있을까?
나는 아직도 답을 찾기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무의미한 바람을
떨치기 어렵다.
그때의 일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씩씩하게
그 시간을
극복해 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극복이라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것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과정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어찌 됐든 그 시간이 나에게
무언가를 주었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그 시기를 버텨낸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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