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게 내 일상이듯 글을 쓰는 것 또한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하지만 읽기와는 달리 쓰기는 주저하는 날이 많고 무엇을 왜 써야 하는지 자신에게 묻는 일로 하루를 다 써버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쓰는 행위는 당연한 일이다. 거창하지만 쓰고 있을 때 그리고 읽고 있을 때 나는 살아 있다. 생동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읽고 쓸 때야 비로소 눈치챈다. 보이지 않는 나를 만지는 만질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산다는 것은 연결된다는 것이고 그러므로 타인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어떻게 세상과 마주할 것인가 늘 고민한다. 주체인 동시에 목격자로 여전히 헤매며 오늘도 나는 읽고 쓴다. 시골살이를 하면서 도서관을 일구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고 있는 선생님 한 분을 알고 있다. 그는 돌아다니며 우리말을 알려주고 지역의 서점들을 들러 책을 발견한다. 수동 카메라와 책이 가득한 여러 개의 짐, 긴 머리를 반듯하게 묶고 겨울에도 반바지와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그가 처음엔 낯설었지만 언제나 사근사근 맑은 빛을 건네주어 내게는 좋은 사람이다. 한번은 그에게 말한 적이 있다. 쓰는 일이 어렵다고. 그가 말했다. 어려울 일이 아니라고, 쓰고 싶으면 쓰고 안 쓰고 싶으면 안 쓰면 된다고. 선생님의 삶과 글은 다르지 않기에 할 수 있는 말이고 나는 목격자가 되어 깨닫는다. 그리고 이내 잊는다. 오래전에 물었으나 이 글을 쓰는 내내 그의 말을 되뇐다. '살고 싶으면,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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