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도로는 한산했다. 신호를 받을 때 빼고는 막힘 없이 길을 내주었다. 잎 하나 남아 있지 않은 나무들도 하나의 풍경으로 도시의 겨울을 채웠다. 나는 차창 밖으로 나무들을 보았고 나무들을 모아놓은 파리한 산들이 나타날 때마다 숨을 깊이 내쉬었다. 가는 내내 그는 말하고 어떤 것들을 내게 물었다. 나는 간간이 말하고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묻고 싶은 게 없었고 답할 수 있는 건 떠오르지 않았다. 도착한 카페엔 들어가기 전부터 사람들의 말소리로 조금 소란스러웠다. 1층엔 주문과 포장을 하는 사람들이 2층과 3층에는 먹고 마시고 말하고 여기에서 저기로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의 얼굴을 빤히 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자리를 찾아 앉았다. 빵 부스러기와 소스 자국들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고 그가 물티슈를 가지고 와 과장되게 팔을 휘저으며 닦았다. 깨끗해지는 테이블을 눈으로 좇으며 주변을 훑었다. 그들도 나를 보지 않으려 노력했고 나를 보는 사람들은 카페를 나가는 사람들뿐이었다. 우리는 햇볕이 들어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는 창가 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앉으면 몸이 조금 뒤로 뉘어지는 의자였고 앉자마자 우리는 원치 않게 나른해지고 시큰둥해졌다. 늦지 않게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샌드위치가 제법 커서 우리는 비닐장갑을 낀 채 어떤 사이도 없이 허공을 향한 채 씹고 삼켰다. 이 시간에 이곳에서 이것을 먹는 우리가 어설프다는 생각에 혼자 속이 상했지만 그런 기분은 쓸모가 없으므로 이번에는 나도 말하고 물었으며 그도 말하고 물었다. 말은 돌고 돌았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긴 침묵을 이어붙였다. 나는 블라인드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척했고 그는 나를 보다가 테이블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 나는 아까 본 파리한 나무들을 생각했고 언제쯤 여길 나가야 할지 정확한 때를 고르며 시간을 보냈다. 돌아가는 길도 도로는 여전히 한산했으며 설핏 서로를 향해 웃었던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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