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체스토리 한 컷 툰
‘여우와 두루미’라는 이솝 우화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두루미를 놀리기 위해 식사에 초대한 여우가, 결국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무엇인지 몸소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지요.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두루미가 여우에게 복수하듯 긴 병에 수프를 내놓는 대신, 여우가 먹기 편하도록 접시에 담아 주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여우는 단순한 당혹감이 아니라, 더 깊은 반성과 진심 어린 감사를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살짝 이야기를 비틀어 보면 어떨까 합니다.
누군가를 초대한다는 것은 단순히 만남을 약속하는 일이 아닙니다.
상대방을 자신의 공간과 시간 안으로 들이는 행위이고, 그만큼 예의와 배려가 필요한 일입니다.
만약 그 초대를 그저 놀리거나 우위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면, 그 사람은 과연 친구라 부를 수 있을까요. 아니, 애초에 다시 만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겠지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런 여우를 다시 초대해 복수하는 두루미에게서 우리는 과연 어떤 교훈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결혼식, 집들이, 잔치, 식사 자리, 생일파티까지.
‘초대’라는 것은 나에게 의미 있고 소중한 사람, 혹은 신뢰가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행위입니다.
초대는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내 공간 안에서 상대가 존중받고 배려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물론 초대받은 사람 역시 예의와 감사의 마음으로 그 자리에 임해야 하겠지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아주 가끔 집으로 누군가를 초대할 일이 생기면 며칠 전부터, 아니 몇 주 전부터 머릿속이 분주해집니다. 청소를 해야 하고, 음식을 고민해야 하고, 혹시 불편한 점은 없을지 괜히 한 번 더 둘러보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초대라는 건 꽤나 신경 쓰이는 행사입니다.
초대를 받은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대한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떤 옷을 입을지, 작은 감사의 선물이라도 준비해야 할지 자연스레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정성껏 준비된 음식 앞에서는, 무조건 맛있게 먹는 것.
“맛이 어때요? 입맛에 괜찮나요?”
“아이고, 이거 너무 맛있는데요. 이렇게 많이 언제 다 준비하셨어요?”
이런 말 한마디, 표정 하나로 그날의 초대는 서로에게 훨씬 따뜻한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초대를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 속에서 당신이 분명 소중한 존재라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초대는 늘, 생각보다 더 귀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대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