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체스토리 한 컷 툰
우연히 카페 옆 테이블에 앉은 두 여성을 보았습니다.
서로에게 몸을 바짝 붙인 채, 커피를 앞에 두고 표정과 손짓까지 섞어가며 무언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저 두 사람은 어떤 사이이기에 저렇게 가까이 앉아 이야기를 나눌까.’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곧 만나게 될 거래처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이 옮겨 갔습니다.
우리는 과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고 또 얼마나 떨어져 있어야 편안한 걸까요.
당신에게 ‘가까운 사람’은 몇 명이나 되나요.
‘가깝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서로의 이야기를 부담 없이 꺼낼 수 있는 사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감정이 전해지는 관계쯤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관계의 거리는 가족과 연인 사이에서는 ‘사랑’이라는 말로, 친구 사이에서는 ‘우정’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과 더 가까워져야 하고, 그렇게 해야 사회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을 ‘인맥부자’라 부르며, 마치 그것이 삶의 성취를 가늠하는 기준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물론 그런 관계 맺음이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다만, 가까워질수록 사소한 말과 행동에도 상처를 받기 쉬워지고, 관계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만큼 실망도 더 크게 다가옵니다.
거리를 두자는 말이 꼭 ‘손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서로에게 품게 되는 과도한 기대를 내려놓고, 불필요한 상처를 줄여 지금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지킬 수도 있습니다.
심리적인 거리를 둔다는 것은 나와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굳이 생기지 않아도 될 불편한 감정이 머물지 않도록 관계의 위치를 다시 조율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 거리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입니다.
어떤 관계는 바짝 다가가야 유지되고, 어떤 관계는 일정한 간격이 있어야 오래 편안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대고 싶어 하는 마음과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고 싶어 하는 마음을 동시에 가지고 살아갑니다. 사랑받고 싶지만, 그렇다고 얽매이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지요.
그래서 결국 중요한 것은 ‘관계의 거리’를 잘 찾는 일일 것입니다.
더욱이 그 거리는 관계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족과 연인처럼 ‘사랑’으로 묶인 관계의 거리, 친구 사이의 ‘우정’이 머무는 거리, 회사 동료나 거래처 사람들과의 ‘유대’가 필요한 거리 역시 모두 같을 수는 없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각자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딱 그 정도의 거리’
그쯤이, 좋은 관계가 오래 머물 수 있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