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체스토리 한 컷 툰
아직은 조금 초라한 봄이지만, 그래도 봄은 봄인가 봅니다.
아침 공기가 점점 따스해지는 것을 느끼며, 곧 화사한 봄이 오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만의 만남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집안일도 많았고, 일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도 쌓여 정신없이 지나간 3월.
미리 약속해 두었던 어느 저녁, 그렇게 지인들을 만났습니다.
여느 때처럼 저녁 식사를 하고, 가볍게 반주도 곁들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요즘 흔한 2차 코스처럼 카페에 들러, 식당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어가며 하루를 마무리하려 했습니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이기는 한대, 아직 이른 저녁 시간인데도 한산해진 거리, 그리고 손님이 많지 않은 카페의 풍경을 보며 ‘아, 불경기는 불경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차와 커피를 앞에 두고, 별것 아닌 이야기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저 웃고 넘길 수 있는 가벼운 대화들이 이어지던 중,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개인적인 고민을 꺼냈습니다.
우리는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때로는 서툰 해결책을 건네기도 하고, 각자의 경험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어느새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시선을 돌려 카페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새잎이 무성하지 않은, 앙상한 가로수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춥던 겨울이 언제 끝나나 싶었는데…’
비록 아직은 볼품없이 보일지라도, 계절은 분명히 바뀌고 있었고, 봄은 다시 우리 곁에 와 있었습니다.
아마 그 친구에게도 지금은 긴 겨울 같은 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계절이 그러하듯, 언젠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따뜻한 봄날 같은 하루들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
그렇게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꽤 흘렀고, 카페 직원이 다가와 곧 영업이 종료된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걸어가던 길, 어느 건물 앞에 서 있던 크지 않은 나무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느다란 가지마다, 연둣빛의 작은 잎들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습니다.
봄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