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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의 결정적인 페미니즘 노래들

환갑 맞은 ‘팝의 여왕’, 남성 위주의 음악 씬을 전복하다.

by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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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여왕’ 마돈나가 미국 현지 시각 8월 16일로 환갑을 맞았다.


팝 역사상 가장 성공한 가수인 마돈나는 ‘남성이 부여한 섹시함’ 대신 ‘자신을 위한 섹시함’을 강조하며 남성 위주의 팝 시장을 뒤흔들어놓았다. 마돈나가 있었기에 오늘날 후배 아티스트들이 당당히 성적 자기 결정권을 노래하며 과감한 메시지를 노래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돈나의 60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대중음악에서의 페미니즘 운동에서 결정적 순간으로 남은 마돈나의 6곡을 소개한다.


Like a Virgin ‘처녀처럼 제 사랑을 모두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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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섹시함을 강조하면 ‘창녀’라는 조롱을 받던 1980년대에 마돈나는 과감한 성적 자유를 표방하며 성적 고정관념을 부수기 시작했다. 디스코 밴드 쉭(Chic)의 리더 나일 로저스가 프로듀싱한 ‘Like A Virgin’은 마돈나의 대표적인 히트곡이자 그를 유명하게 만든 곡이다.


처녀처럼 사랑하겠다는 과감한 가사와 섹시한 마돈나의 퍼포먼스는 전에 없던 충격이었다. 이 인기를 통해 마돈나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는 대중음악의 자주적인 ‘섹스 심벌’이 될 수 있었다. 1984년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마돈나의 ‘Like A Virgin’ 무대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자 음악계 여성 해방 운동의 시작이었다.


Material Girl ‘돈 많은 남자여야지. 난 물질적인 여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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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의 1번 트랙 ‘Material Girl’에서 마돈나는 당당히 자본주의적 욕망을 논한다. 보수적인 경제 정책이 지배하던 1980년대 황금만능주의를 저격한 이 곡은 ‘Like A Virgin’처럼, 암암리에 여성에게 강요되는 순결과 청렴에 대한 거부 선언이다.


양복을 빼입고 구애를 펼치는 남자들을 내치는 뮤직비디오 속 마돈나는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베스트 프렌드야’라는 노래를 부르던 1950년대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를 비틀어 오마주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라는 노골적 제목의 영화 속에서 노래하던 마릴린 먼로는 1980년대의 당당한 ‘물질적 여자’ 마돈나로 계승되었다.


Papa don’t preach ‘아빠, 잔소리하지 마세요. 전 아기를 지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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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보수적인 미국 사회의 부모들에게 숏컷 마돈나의 ‘Papa don’t preach’는 또 다른 경악이었다. 제목부터 ‘잔소리하지 마세요’라는 이 곡은 아버지가 반대하는 연인과의 사이에서 혼전 임신한 소녀가 낙태 수술 대신 아이를 지킬 것이라 노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곧바로 십대들에게 문란한 성생활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쏟아졌으며 그 파장은 한국의 아홉 시 뉴스에도 나올 정도였다. 당시로는 생소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당당히 표출한 이 곡은 청소년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마돈나에게 네 번째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선물했다.


Like a prayer ‘기도하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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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발매된 앨범 <Like A Prayer>는 거대한 사회적 도전이었다.


남녀차별과 인종차별, 종교적 보수성이 극에 달하던 미국 사회에서 ‘Like A Prayer’는 흑인 예수와 섹시한 복장의 마돈나를 등장시켰고 십자가를 불태웠다.


실제 가사는 새로운 가치관의 종교적 신실함을 강조하는 내용이었음에도 신성 모독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거대 기업 펩시가 이 곡으로 마돈나와의 광고 계약을 해지한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인권을 탄압하는 사회적 / 종교적 차별에 항거한 ‘Like A Prayer’를 통해 마돈나는 팝스타 이상의 거대한 지위를 갖추게 됐다. 남성 위주의 체제를 무너트린 것이다.


Express yourself ‘차선이 되지 마세요. 자신을 표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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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 yourself’는 <Like A Prayer> 앨범에서 타이틀곡만큼 큰 의의를 지닌 곡이다.


수동적인 여성상을 거부하고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라는 마돈나의 과감한 메시지는 여성 인권운동 전체를 관통하는 대표적 문구로 자리 잡았다.


당당한 메시지로 인해 이 곡은 페미니즘 진영뿐 아니라 현대 LGBT 커뮤니티에게도 송가로 여겨진다. 특히 고전 SF영화 <메트로폴리스>를 오마주한 뮤직비디오 속 마돈나는 후대 여성 팝스타들의 우상으로 숱하게 회자되었다.


스파이스 걸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레이디 가가는 ‘Express yourself’가 없었다면 등장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What it feels like for a girl ‘여자가 되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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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의 2000년 앨범 <Music>에 수록된 ‘What it feels like for a girl’은 대표적인 마돈나의 페미니즘 메시지 노래다.


‘여자들은 남자처럼 보여도 좋지만, 남자가 여자처럼 치장하는 건 품위 없어 보이지. 하지만 너도 솔직히 여자가 되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잖아?’


스포츠카를 타고 도로를 활보하는 뮤직비디오 속 마돈나는 그 자체로 ‘강한 여성’이며, 사회적으로 눌려있는 여성성에 힘을 부여한다.


마돈나의 존재가 밀레니엄 시대에도 유효함을 보인 <Music>을 대표하는 'What it feels like for a girl'은 지금까지도 앨범의 가장 중요한 곡이며, 대표적인 '페미니즘 팝' 싱글 중 하나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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