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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Sep 12. 2018

존 레전드, 이름처럼 전설이 되다

흑인 남성 최초로 대중문화 주요 4대 시상식을 모두 수상

이름대로 ‘전설‘이 됐다. 미국의 소울 아티스트 존 레전드는 현지 시각 9월 9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 어워즈 (Creative Arts Emmy Awards)’에서 NBC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로 ‘버라이어티 스페셜(Variety Special)’ 부문을 수상했다. 이로써 그는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4개 시상식 - 에미상,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 -을 모두 수상한 15명 중 하나가 됐다. 흑인 남성 아티스트로는 최초의 업적이다. 만 39세에 EGOT(Emmy, Grammy, Oscar, Tony) 클럽 멤버가 된 존 레전드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영예로운 지위를 누리게 됐다. 전설적인 작곡가 리차드 로저스와 불멸의 배우 오드리 햅번, 우피 골드버그 등 이름만으로도 대단한 아티스트들에게만 허락된 리스트고, 재차 언급하듯 최초의 흑인 남성 아티스트기에 그 비범함은 더욱 빛난다. 존 레전드의 결정적 순간을 짚어본다.

에미 어워즈 – 아웃스탠딩 버라이어티 스페셜(라이브)

1971년 브로드웨이 초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뮤지컬 계의 명콤비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팀 라이스(Tim Rice)가 작사 작곡을 맡은 걸작이다. 성경 속 예수와 그 제자들을 록스타와 팬의 관계로 재해석한 이 도발적인 작품은 4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공연되며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에미 어워즈의 선택을 받은 것은 2018년 4월 1일 미국 방송국 NBC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 방송이다. 사라 바렐리스, 앨리스 쿠퍼 등 대중음악계 스타들로 꾸려진 캐스팅 속 존 레전드는 작의 주인공 ‘지저스‘역할을 맡았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 수상으로 존 레전드와 팀 라이스, 앤드루 로이드 웨버 3명이 동시에 EGOT 멤버가 됐다.

그래미 어워즈 – 신인상 포함 10개 부문 수상

지금이야 멀티 아티스트가 어색하지 않지만 존 레전드의 본업은 뮤지션이다. EGOT 멤버의 첫 자격을 입증해준 시상식 역시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다. 2004년 본인의 생일날 발매한 데뷔작 < Get Lifted >는 2006년 ‘베스트 R&B’ 앨범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그에게 일생 한 번뿐인 신인상의 영예를 안겼다. 지금도 존 레전드를 대표하는 싱글 ‘Ordinary People’이 수록된 작품이다. 이를 시작으로 존 레전드는 앞선 두 개의 트로피 포함 총 10개의 그래미상을 갖고 있다. ‘Ordinary People’이 ‘베스트 남성 R&B 보컬 퍼포먼스‘를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힙합 그룹 더 루츠(The Roots)와 함께한 <Wake Up!>으로 3개 부문을 거머쥐었다. 가장 최근 수상은 2016년으로 바로 아래 서술한다.

아카데미(오스카) 어워즈 – 베스트 오리지널 송 ‘Glory’


1964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셀마 행진’을 다룬 영화 <셀마>는 그 주제가를 통해 더욱 명성을 드높였다. 인종차별에 저항하며 묵묵히 행진한 킹 목사에게 ‘영광‘을 선사한 존 레전드와 시카고 태생 래퍼 커먼(Common)의 ‘Glory’가 바로 그 곡. 2015년 아카데미 어워즈의 주제가 부문은 물론 골든글로브 어워즈와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수상하며 한 해를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존 레전드와 아카데미 시상식의 연은 ‘Glory’ 단 한 곡이지만 그는 ‘참여하는 아티스트’기도 하다. 일찍이 존 레전드는 앞서 언급했던 <Wake Up!>을 통해 인종차별의 역사와 현재까지도 대물림되는 빈부격차를 노래하며 사회적으로도 당당히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국내선 <라 라 랜드>의 라이언 고슬링의 친구 뮤지션 역할로 더 유명하다.

토니 어워즈 – 베스트 리바이벌 연극 ‘지트니(Jitney)’

에미상 이전 가장 최근의 수상이다. 연극과 뮤지컬 부문을 수상하는 토니 어워즈에서 존 레전드는 연극 ‘지트니(Jitney)’의 공동 프로듀서로 ‘베스트 리바이벌 연극‘ 부문을 수상했다. ‘베스트 리바이벌’은 과거 저명한 연극의 우수한 재해석 무대를 선정하는데, 미국 극작가 아서 밀러와 그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이 각각 4회와 2회로 최다 수상의 위치에 올라있다. ‘지트니’ 역시 1982년 피츠버그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택시도 다니지 않는 동네에서 불법 택시 운전을 하는 ‘지트니 드라이버‘ 들의 곤궁한 삶을 그린 이 작품은 1960년대 흑인 민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극작가 어거스트 윌슨의 첫 성공작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지트니‘를 시작으로 1987년 ‘울타리들(Fences)’이 퓰리처상을 받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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