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5 SF : 피어 39, 트윈 픽스, 롬바드 스트릿, 케이블카
오늘은 샌프란시스코 오면 누구나 가본다는
피어 39, 트윈 픽스, 케이블카, 차이나타운…
기타 등등을 돌아보려 한다.
Compton Place에서 브런치를 먹으려다
맛있는 걸 먹어야지 싶어서 그냥 굶었다.
케이블 카 타러 간다.
호스텔에서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걸어서 5분?
아침 이른 시간이라 조용하다.
누가 봐도 한국인 두 명이 내 뒤로 줄을 서고 있었다.
‘사진 찍어드릴까요’하면서 말을 텄다.
텍사스에서 온 유학생 친구들은 미국에 5년 있었다고.
여차 저차 하다가 그 친구들과 일정을 같이하기로 했다. 어차피 별 다른 계획도 없었는데 잘 됐다.
이른 시간에도 케이블 카 타는 사람이 많다.
Powel Street 다음 정거장인 Union Square에도
한 두 자리 남아있을 정도다. 그냥 서서 간다.
케이블카는 정답다.
생애 처음으로 타보는 케이블 카 같은데.
일일이 사람 손으로 조작을 한다.
찬 아침 공기를 맞으며 도착한 Mama’s.
그 유명한 롬바르드 스트리트가 반대편에 있다.
난 이 곳이 그렇게 유명한지 몰랐는데
거의 두 시간 동안 줄을 섰다.
성당에서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만 두 번을 듣고,
차이나타운 근처라 단체로 공원에서
운동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유명한 이 곳의 음식을 기다린다.
마마스의 사장님은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니
자기도 유명한 한국 사람을 안다고 너스레 떤다.
그가 보여준 사진 속엔 박명수와 엑소가 있었다. 헉.
드디어 들어선 이 곳.
음식 모두 훌륭하지만 특히 이 블루베리 잼이 짱이다.
잼만 사서 귀국하고 싶다.
이제 바닷가에 갈 차례다.
Pier 39는 샌프란시스코 여행 계획 검색하면 꼭 나오는 곳.
내일 하루는 야구장에 투자해야 하는 관계로
오늘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지막 관광이 될 것 같다.
어렴풋이 보이는 바닷가가 향수를 자극한다.
내 고향은 부산이다.
밥 먹는다고 두 시간을 기다렸더니
안개 자욱하던 도시에 환한 햇살이 내리쬔다.
샌프란시스코 날씨 특징이다.
길거리도 이렇게 좋으면 반칙이다.
20분쯤 걸었을까.
귀여운 바다사자 동상과 함께 등장한 부둣가.
신나서 사진 찍으러 간다.
말 그대로 부둣가 + 관광지다.
귀여운 바다사자들이 단체 일광욕을 한다.
멋진 도시 광경도 보인다.
버스를 타고 좀 떨어져 있는 팰러스 오브 파인 아트로 간다.
너무도 이쁜 가정집.
그냥 미술관인 줄 알았더니 규모가 상당한 건축물이다.
'모던 아트의 궁궐'이라니.
그리스 로마 시대 양식의 건축물과 조각,
이 모두를 둘러싼 아름다운 호수까지.
저 멀리 보이는 골든 게이트 브릿지.
차이나타운 광경. 말 그대로 중국이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따뜻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바닷가로 향한다.
중간에 몸을 덥힐 스타우트 한 잔 마셔본다.
미켈러의 브렉퍼스트 클룁.
롬바드 스트리트.
하늘과 바다는 푸르고 정원은 녹색 빛을 꿈꾼다.
길이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의미로 붙여놓은 표지판조차 감성이다.
하도 사람이 많아서 관광객 통제하는 경찰들이 많다.
Boudin이라는 유명한 베이커리.
알카트라즈. 퇴역 군함.
뭔가 언밸런스하다.
친구들이 미리 예약해둔 Crab House에서의 저녁.
시즈닝 폭발하는 게살 발라 먹기.
세상에 미국 와서 게를 까고 있을 줄이야.
클램 챠우더가 아닌 크랩 챠우더도 신기하지만,
이 모시조개들이 맛있다.
원래 샌프란시스코의 하이라이트는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Twin Peaks라고 한다.
결론 = 우버 비용 날리고 극기 훈련했다.
얼음 바람 치는 산 꼭대기는 서있기도 힘든 바람이 분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날 좋은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약간 지쳐서 돌아온 호스텔.
내 사랑 그라임즈가 애플 스토어 광고를 장식하고 있다.
이 날은 근 10일간 미국 여행 중 말 그대로 ‘관광’을 했던
거의 유일한 날이었다.
날씨 쾌청하고, 동네 예쁘고, 맛있는 음식 많고.
그리고 한국인들과 같이 다녔고.
미국 오기 전 이런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근 30년 전 미국을 다녀오신 아버지는
항상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바닷가를 추억하시며 옛 사진을 보여주시곤 했다.
그 정도의 감동이나 벅찬 느낌을 받진 않았지만
아버지의 선명한 기억이 왜 그토록 또렸했던가에 대한 대답으로는 충분했다.
조만간 나도 내 아들 딸에게 멋졌던 시절 인생 샷을 자랑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